나의 커다란 초록 손
매슈 그레이 구블러 지음, 심연희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왜 이모양일까,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왜 이러지 못할까, 왜 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몬스터로 생각하는 자신에게

몬스터 취급을 받는 자신이 말을 건내는 이 방식은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왜 서로다른 눈으로 바라볼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나를 미워하면

가징 고통받는게 나인데

그러면 나도 나를 미워하게 될텐데

그런 세상이 아름다울 리 없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감추지마, 받아들여, 표현해, 사랑해, 충분히 넓은 세상을 느껴.


이 많은 말들을 아이의 시선에서, 초록 손을 빌려 들려주는 이야기 흐름이 매우 아름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무와 시리얼, 언니 이름을 찾아라!
에토프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토프 의 그림책, [순무와 시리얼]은 주인이 반려견에게 각각의 이름을 붙여주었던 것처럼, 반려견도 주인에게 적절한 이름을 붙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가 우리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우리를 특별하게 여기는 것처럼, 이 사랑스런 동물들도 그녀에게 특별한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한다. 그녀의 외모적인 특징, 행동적인 특징, 좋아하는 것들을 관찰하고 지켜보면서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생각하다가 결국 자신들에게 주는 '사랑'을 가장 큰 특징으로 여기고 사랑씨로 불러야겠다고 생각하는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이야기이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 그러니까 이 이야기에서 관계성이 반영된 별명과 애칭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관계의 정의(짐리적 우위나 방향성), 친밀감의 형성과 애정 표현, 마음의 깊이, 편안함, 안정감과 신뢰의 표현 등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가 세계를 구성한다고 하였다. 인간의 관념이 타자와 소통될때는 그것을 지시하고 차용하는 기호들이 있기 마련인데, 대게 언어를 통하여 표현하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세계를 대할때 처음으로 하는 언어행위는 명명하기, 즉 이름짓기 이다. 우리는 이름을 짓고 부름으로서 타자와의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명명한 이름을 통해 존재하는 한 세계를 자신의 세계로 이끌어 관계를 맺고 인식하고 서술한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도 드러나듯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게 되는 것이다. 존재, 인식, 그리고 명명을 거쳐야 관계맺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명명에는 '정체성'을 띄게 된다. 이름을 불렀을때 관계맺기가 시작된다면, 이름이 없거나 빼았겼을때는 존재에 대한 자각과 정체성이 희미해진다. 대상 혹은 주체자로서의 힘을 잃고 따라서 중요성도 잃는다.

우리는 모두에게 무언가로 불리우고 있다.

'언니'라고 불리우는 주인에게, 자신들만의 '마음'을 담아, 그러니까 주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를 더 깊게 담아서 '우리만의' 언니의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던 반려견들의 행동을 보면서, 한번쯤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부르고 있고 불리우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신할미전 - 곰배령의 전설
조영글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 레스토랑』의 그림책 작가 조영글이 직접 천상의 화원으로 불리는 곰배령 방문 후 신작 『곰신할미전: 곰배령의 전설』으로 찾아왔다. 산골 마을 ‘곰배령’을 지키는 든든한 '곰신할머니'가 마을 유일한 어린이인 ‘산’이 사라지자 직접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사건을 어린이들에게 이야기 보따리 풀어주듯이 친숙하고 정겹게 다룬 그림책이다.

곰이 누운 배를 닮았다는 곰배령 곰신할미는 평소에는 배를 위로 하고 깊이 잠들어 있지만 마을에 큰 일이 생기거나 마을 사람들이 부탁하는 일이 생기면 그제야 일어나 마을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산신'이다.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지만 '곰'같이 푸근하고 친숙하다. 마을의 유일한 '어린이'인 '산'은 때로는 지켜주고 때로는 함께 놀아주며 지켜주는 모습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아이가 심심할까봐 함께 놀아주는 구름깨비들을 비롯 아이를 한 마음 한뜻으로 걱정해주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말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려면 그 아이의 가정 하나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설 속 이야기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아이들을 즐겁게 하는 그림책이지만 그 속에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이 곰배령 마을 사람들과 곰신할미처럼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과 정성 속에서 사랑받으며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한껏 담겨있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집 빙허각 창비아동문고 340
채은하 지음, 박재인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이 궁금한 눈에 불을 가진 모든이들에게

부디 자기의 뜻을 마음껏 펼쳐나가길 바라며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자인 채은하가 쓴 아동장편동화 『이웃집 빙허각』은 조선시대의 유일한 여성 실학자 빙허각 이씨가 최초로 한글 실용 백과사전인 『규합총서』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백성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는 학문이란

결국 잘 먹고 잘 입고 건강하게 하는 방책을 연구하는 것 아니겠니.

그 일을 가장 잘 아는게 누구냐, 생각해보렴,

그런 학문이야 말로, 마땅히 부인이 연구할 바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여인의 대한 기록은 극히 적다. 그런 면에서 규합총서는 여성이 직접, "여인이 먹고 사는 일에 관한 책을 썼다"는 에 첫번째 의미를 두며 이를 '자부심'을 갖고 썼다는 것에 두번째 의미를 둔다.


내가 일 평생 해 온 일이고, 내가 가장 잘 아는 일이니까.

설령 누군가는 고작 여인의 일이라 깎아내리고

또 그일이 거칠고 고되다고 외면하더라도

그 속에는 내 경험과 삶이 들어있으니까,

그건 어떤것보다 귀하지 않겠니.

흔하고 하찮은 일이 아닌 숱한 경험과 실수를 통해 이제는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되어 그 경험담을 알려주는 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당연하지는 않은 일, 대접받으려면 대접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가짐을 먼저 갖추는 태도, 이 모든 것들이 담긴 것이 바로 규합총서이다. 『이웃집 빙허각』은 이렇듯 자연스럽게 조선 후기의 생활상, 특히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 낼 뿐만아니라 빙허각과 함께 꿈을 꾸는 덕주의 성장기, 나아가 여인들이 그들의 삶에서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을 지녔을지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네 눈에는 불이 담겨 있거든.



눈에 불이 담겨있는 사람은, 그 불(꿈)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저는 이야기가 좋아요.

세상에 가까워 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리고 꿈꾸게 돼요.

나도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마음을 설레가 할 수 있지않 을까

그 꿈이 실현되는 꿈,

그리고 꿈이 다른사람에게로 퍼져 또다른 꿈으로 피어나는 꿈.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연대하는 그런 꿈.


완성된 규합총서는 덕주 뿐만이 아니라 훗날 많은 여인들이 모두 소중히 여겨, 손에서 손으로 필사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과 경험이 담긴, 자부심이 담긴, 당연하지도 흔하지도 않은 삶'을 다루른 책을 통해 더욱 서로가 서로에게 불씨를 전하고 끈끈해졌던 연대감을 지금의 독자에게도 선사하고자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뜻을 가진 여인으로서 꺾이지 않을 거예요.

온갖 요령을 다 부려서 저를 지킬거예요.

미꾸라지 처럼 잡히지도 않고, 다치지지도 않게, 헤엄칠겁니다.

그러니 걱정 마셔요. 저는 잘 살테니까.


'저는, 잘살거예요.' 라는 덕주의 말이, 제한이 많았던 조선시대를 거쳐 복잡하고 장벽이 많은 현대인 지금에 와서도 가슴을 울린다.




눈에 불을 가진 이들이 자기 뜻을 꿋꿋이 펼쳐나가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이 책을 읽는 수많은 불씨의 주인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령은 이사 중!
곽수진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곁에 있었고 있어줄 누군가에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