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63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63
송도수 글, 서정은 그림 / 서울문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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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 정말 이거 읽고 싶지 않았다. 아니, 실은 이런 책이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조카가 몇 날 몇 일을 노래를 부르기 전까진 말이다. 작년부터인가 심심찮게 메이플 메이플을 외치길래, 그냥 만화인가보다 라는 정도로 알고 있다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부터 어찌나 열심히 등장인물과 줄거리에 대해 설명을 하는지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어디 그 뿐이랴? 내가 동화책을 사주겠다고 하자 이 녀석이 멀쩡한 얼굴로 하는 말이...

이왕 사줄 거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사주라는 것이다. 어차피 재밌게 읽는 것은 그것이고, 내가 골라주는 것은 그다지 재미가 없다면서. 녀석의 표정을 통해 내가 읽은 것은, 왜 자신의 취향을 무시하냐, 나도 좋은 것이 있다. 그건 고모가 좋은 것과는 다르다...라는 의미심장한 선언...


하여 나는 주문하고야 말았다. 조카가 보고 싶다는 메이플 스토리...책을 보고 나니 엄마들이 왜 이 책을 그렇게 싫어한다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더라. 내가 어렸을 적 엄마가 그렇게 학을 떼시던 불량식품을 보는 듯한 기분? 하지만 다행인 것은 영양가는 없지만 그렇다고 몸에 해가 되는 독은 없는 듯한 불량식품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먹어도 피가 되고 살이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아이가 아프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해서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하는 수 없다. 조카가 너무도 재밌게 보니까. 이젠 이 녀석, 주말마다 올때 한 권씩 들고와서 내게 읽어준다. 하하하하....자신은 이미 다 읽어서 외울 정도지만, 나를 위해서 한번 더 특별히 읽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대목에선 자신이 왜 이 장면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어떤 장면에선 내가 별로 감흥이 없다는 것에 실망하는 눈치다. 행여나 내가 건성으로 처다 보고 있으면 눈을 부릅뜨고 보게 한다. 이렇게 재밌는 것을 건성으로 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흠... 뭐,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서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서도, 적어도 책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만큼은 제대로 잡아 나가고 있구나 싶다. 무언가에 열정이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내가 조카에게 기대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메이플 스토리~~~ 많은 엄마들의 원성을 뒤로하고 흥하시길...응원 보냅니다. 보다 알찬 내용으로 가득 가득 채워 주시길 바라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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