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화장실에서 똥 눌까?
안야 프뢸리히 지음, 게르겔리 키스 그림, 유혜자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이라면 물론 당연히 질색을 하겠지만 아이들이라면 어떨지 몰라서 집어들어 온 책, 바로 이 책이 되겠다. 아이들의 경우는 한때 똥이 무척 중요한 단어이자 놀이다. 방귀나 똥 이런 말들에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딱 정신연령 4살에서 7 살 미만이라도 보면 되는데, 그게 성장 과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아무리 점잖은 어른이라고 해도 그걸 막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때는 그렇게 놀아야지나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똥똥 거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로 소홀히 하면 곤란한 것이 바로 똥에 관련된 이야기다. 해서 전혀 똥과 관련하고 싶은 마음 없지만서도, 조카가 나이가 나이다 보니 골라온 책이 바로 이건데, 안타깝게도 제목을 봤음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벌써 똥에 환장할 나이가 지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흐릿한 글자에 제대로 책 제목을 보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나로써는 아쉬울게 없는 선택이었다. 난 전혀 화장실이나 똥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골라온 책이다 보니, 이것만 빼긴 그러해서 내용을 적어 보기로 하자면--공정이야말로 나의 모토요, 선입관이나 편견에서 벗어나자는 것 또한 나의 모토이니 말이다. 물론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하려고 보니 심히 찔리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서도--하여간 내용은 이렇다.

 공원 관리 아저씨는 공원에서 자꾸 똥 냄새가 나자 숲속에 화장실을 설치한다. 동물들이 아무데나 똥을 누지 못하게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숲속 동물들이 모여서 화장실 사용에 대해 토의를 벌이게 된다.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용감함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동물들은 서로 앞 다투어서 화장실에 들어가 보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각자의 체형때문에 화장실 사용에 곤란을 겪는다는 것, 해서 단 한 명의 동물도 실제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했음에도 다들 나와서는 화장실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게 된다. 이렇게 아름답고 편리하고 멋진 화장실은 본 적이 없다고 말이다. 과연 그 화장실의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공원 아저씨의 바람대로 동물들이 공원 여기저기에 똥을 누게 되는 일은 더이상 벌어지지 않게 될 것인가?


아~~~ 한달치의 똥 이야기를, 아니 1년치던가? 를 하룻만에 한 느낌이다. 이제 더이상 똥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 리뷰를 읽어보심 알겠지만, 똥 이야기가 필요한 얼라들 용으로 나온 책이다. 어른들에게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책 되시겠다. 그러고보면 동화책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긴 해도, 아이용과 어른 용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지 싶다. 아이의 눈 높이에서 아이용의 동화책을 만들어 내는 어른이야말로 진정 위대한 동화작가일지도. 자라지 않은 동심을 가진다는 것이 모든 어른들에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 난 별로였다. 똥 이야기가 자꾸 나와서 그런 것은 아닌 듯. 이야기가 그다지 재밌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이다. 신선하긴 하지만 재미는 없다 정도?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동심을 오래전에 잃어버린 어른의 입장에서 내린 결론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아이들은 어쩜 무척 재밌어 할지도...그렇다고 조카에게 읽어줄 생각은 여전히 없지만서도 말이다. 이젠 조카도 한글을 읽으니 꼭 읽고 싶다면 본인 스스로 읽으라고 해야 겠다. 으하하하~~~ 드디어 나도 똥에서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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