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아이 - 자폐 소년 노아 이야기
칼 타로 그린펠드 지음, 김수진 옮김 / 홍익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유태인 아버지, 일본인 엄마. 아무리 미국이라고는 하지만 60년대에 이국적인 조합이었던 칼 그린벨트의 부모는 두번째 아들 노아가 어딘지 이상하다는 것을 그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눈치챈다. 그 이후 미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아들의 병명과 치료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두 사람은 노아의 증상이 자페이고 그를 제대로 다루는 의사나 전문가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치료 방법도 없다는 것에 절망하게 된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의사소통 자체가 안되는 노아를 붙들고 그린벨트 부부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노아가 10대가 되자 점차 그들은 지쳐가게 되고, 동생에게 빼앗긴 관심으로 엇나가기 시작한 칼마저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자 부모는 무너지는데... 어쩔 수 없이 시설에 맡긴 노아 부모는 노아의 상태가 점차 악화되어가자 더욱 더 운명을 저주하게 되는데... 

70년대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자폐아 였다는 노아의 이야기를 --아버지가 노아를 다룬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함---형 입장에서 다룬 책이다. 형이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죄책감과 비난과 운명을 저주하는 마음과 압박감과 노아를 평생 돌봐야 한다는 짐에 평생 놓여나지 못했던 형의 육성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극단적인 자폐아라고 할 수있는 노아는 지금까지 평생 한마디도 못한채 시설에 갇혀 살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라는 희망을 걸고 살았던 노아 부모님들의 한숨이 책 읽는 동안 느껴지는 것 같아 한없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노아를 짐처럼 여기면서도 노아를 키우면서 겪은 비통함을 책으로 써서 먹고 살았던 부모를 비난하던 저자가 결국 자신도 동생에 대한 책을 이렇게 써냈다는 것이었다. 결국 부모를 욕하면서도 부모처럼 살게 되는 것이 자식의 운명인 것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정답일까? 아직도 난 모르겠다. 노아 같은 아이를 자식으로 두었다면 어떻게 살아야 옳은 것일까? 아서 밀러처럼 아예 시설에 줘 버리고 평생 잊고 사는 것이 정답일까? 아니면 자신의 인생을 어찌 되었건 간에 자식을 끼고 사는 것이 정답인 것일까? 자신이 힘들다고 버린 아이를 시설에서 학대한다고 울부짖던 노아 부모를 보면서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설에서의 학대가 옳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누가 노아 같은 아이를 받아줘야 하는 것일까? 아, 정말로 대답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한다.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애쓰시는 자폐아를 둔 부모님들께 행운을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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