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미용학교 - 잊을 수 없는 그들의 이름
데보라 로드리게즈 지음, 이선혜 옮김 / 길산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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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미용사 데보라는 2002년 NGO의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카불로 향한다.당시 아프간은 9.11 직후로 텔레반은 붕괴되었으나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혼란스런 상황이었다.자신이 아프간인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게 아닐까 걱정하던 데보라는 미용사를 환영하는 사람들의  환호성에 놀란다.아프간 여인네들이 온 몸을 감싸는 칙칙한 부르카 속에 짙은 화장과 요란하게 치장한 머리를 숨기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텔레반 정권은 미용실이 여자들의 타락을 부추긴다고 때려 부셨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 였다.천성적으로 남을 돕기 좋아하고 일을 벌이는 데 선수인 데보라는 아프간 여인들을 위해 미용 학교를 열기로 마음을 먹는다.남녀가 유별한 아프간에서 미용실은 여인네들의 천국이었다.미용사가 되는 길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프간 여인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데보라는 기금을 모아 학교를 설립하는데...

 

미국인 데보라가 들려주는 아프간 사람들의 이야기다.불행한 여인이었던 데보라가 갖은 학대와 차별을 당하는 아프간 여인들을 도와 주려는 따스한 마음이 이해가 갔다.시스템 자체가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니 사람들의 삶이 평탄할리 없는 아프가니스탄,하지만 악의 나라라고 여겨지는 그곳에서도 사람들의 미소와 희망과 인간 답게 살고자 하는 열망은 똑같았다.결국 아프간 인들의 유머와 천진함에 반한 데보라는 그곳 사람들을 돕다 아프간 남편을 맞고 그곳에 정착하게 된다.

 

아프간 인들도 우리랑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던 책이다.학대하는 남편과 그 학대 속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인네들이 여전히 넘쳐나서 여인들의 눈물바람은 여전했지만,그럼에도 곳곳에서 희망이 보였다.아프간인을 거지나,무식한 인간,악인,무례하고 경우가 없는 사람들로 묘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스럽던지...그들도 우리랑 다를게 없는 선량한 사람들이라는걸 알게 된 데보라가 자신의 활기찬 에너지로 그들을 도와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단,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 책을 정말로 데보라 자신이 썼을까 하는  것이다.미용사를 폄하 하자는게 아니라, 글을 잘 쓴다는 것 역시 고도의 훈련이 필요한 일이라는걸 알기에 그런다.평생 미용만 하고 짐작컨대 읽은 책이라곤 <VOUGE>가 전부일 것 같은 사람치고는 너무 잘 썼다.의심을 하는 내가 너무 좀팽이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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