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지음, 김익배 옮김 / 삼문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난 버지니아 울프랑 아무래도 전생에 원한 관계에 있었는가 보다.

왜 읽을 때마다 조는 것일까.

작정을 하고,이번에는 기필코 감동을 받고 말리라는 단호한 결심으로 집어든 책이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다를 것이라 믿었건만...

그런데,다시 졸더라.

 

내가 졸았던 것은 이 책에서 울프가 화를 내면서 주장하던 것들이 이젠 시대에 뒤처졌다는, 즉 과거만큼 울프의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여자들이 남성들보다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이젠 없다.

편집적이여보일 정도로 조목 조목 여성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는 울프는 보면서 그런 것에 에너지를 써야 했던 울프가 가여웠다.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썼다면 멋진 작품이 나올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현대엔 그저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 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차는 당연한 것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면서 남자와 여자...이란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난 그냥 흘려 듣는다.

무시해도 좋은 대꾸할 가치마저 없는 헷소리고,과거 미개했던 시절의 이야기이며,시간 낭비에 불과한 논의기에.

그것은 이제 이 책도 마찬가지다.

여자들이 나서서 여성들이 열등하지 않다는 걸 굳이 증명해야 할 시대는 지나갔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는 것은 환호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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