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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지옥 여행기 ㅣ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평점 :
종교가 말하는 '지옥' 그 존재와 성격에 대해서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분명 지옥이라
는 단어는 그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비종교인들도 상당수 접해 본 적이 있는 단어가 분명하다.
괴롭고, 힘들고, 특히 살아생전 죄를 지은 죄인들이 그 죗값에 걸맞는 형벌을 받는 상상의 공
간, 특히 뜨거운 불꽃과 용암이 스며올라오는 땅 위에 잔인한 성격을 지닌 마귀들이 그곳에 온
영혼들을 거두어 영원한 고통을 준다는 상식의 이야기는 실제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살아서 죄를 짓지말라" 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두루뭉실한 상식에서 더 나아가, 종교가 말하는 천국과 지옥, 그리
고 어떠한 죄와 선을 행하어야만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는가? 하는 그 시대상과 상식,
그리고 저자 나름대로의 지식의 깊이가 녹아있다. 그렇다. 단테의 '신곡' 1321년 지어진
이 대표적인 문학에서, 주인공인 단테는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지옥부터 천국까지 그 기나긴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서 고통받고, 구원을 갈구하고, 영광속에서 영원한 행복을 얻는 많은 영
혼들을 마주한다. 기독교가 말하는 사후세계의 이야기... 그렇기에 나는 이 소설에서 과거 이
집트 '사자의 서'와는 또 다른 새로운 사후의 이야기를 접하기를 원했고, 의외로 많은 부분에
있어서, "오늘날의 고정관념으론 이해하기 힘든" 어러가지 결과를 마주하기도 했다.
과연 그 의외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우선 인간인 단테가 기나긴 여정의 시작점으로서 "
지옥"에 발을 디뎓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죄를 짓는 사람들이 떨어지는 형벌의
세계... 그러나 단테가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체험한 지옥의 세상은 그 죄악
의 경.중에 따라 구역이 나누어져 있음은 물론, 그 속에 떨어진 영혼의 존재 또한 그리스.로마
시대 위대한 업적을 쌓았던 위인 뿐만이 아니라, 철학자, 시인, 학자들과 같은 고귀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도 제법 눈에 띈다.
이상하지 않은가? 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서양의 정신'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있어
서, 가장 핵심이 되는 깨우침을 준 위인들이며, 세상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업적을 쌓은 사람들
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알렉산더, 카이사르... 이 위인들은 그 각각의 죄
에 따라, 지옥속에 존재한다. (아니 애초부터 단테의 길잡이가 되어준 베르길리우스의 존재
조차 '지옥에 존재해서는 안될 영혼으로 생각되어진다) 그런데 그들은 죄를 지었다. 이 신곡
에서 표현되는 지옥에서, 그들은 그리스도의 존재를 몰랐다는 죄로 지옥에 왔다. 사람들 죽
인 죄, 고리대금을 한 죄, 음란한 생활을 한 죄, 맛있는 음식을 탐닉한 죄... 이 죄악의 도가니
속에서, 그들은 '원죄'를 씻지못한 죄로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었다.
기도, 회개, 청빈, 굴종... 역시 그리스도의 세계에서 추구하는 '선'의 존재는 과거 뿐만이 아니
라, 오늘날의 세상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지기에는 나름 반발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당시에 세상, 그리스도의 대행자 교황조차 세력과 권력을 위해서 전쟁과 금전이라는 수
단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세속적인 폭력이 도래한 그 혼란의 세상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종교의 원점을 주장한다는데 있어, 가장 강렬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기록이 되어 주었
을 것이다. 사람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이제 단테는 지옥을 넘어, 구원으로 향
한 한 단계를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