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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 한 권으로 읽는 도덕경과 한비자
상화 지음, 고예지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처럼 모순적인 제목이 있겠는가? 도덕경과 한비자는 분명 "나라를 운영하는 이들에 대한 이념과 방식을 기록한 것이다."
게다가 도덕과 법은 분명 "정의"를 추구하고 사회의 룰을 정하는 방식으로서 동일한 목적을 지닌 수단이다.
그러나 그로 인한 효율성은 분명 차이가 있다.
진시황은 한비자의 이념을 추구하여 이른바 "법치주의"를 만들어 통치의 근간으로 삼았다. 치밀한 "율법"으로 다양한 문화와
각자의 "관습법"을 통일하여 일원적 체제로서 효율성을 확립한 진시황의 업적은 분명 위대한 것이였다.
그러나 지나치면 안하는것과 못하다는 말처럼, 진시황의 율법은 냉혹하고 지나쳤다.
3~5인 이상이 모여 회담을 하는 행위, 학문을 다루는 집회, 군대 내에서의 부정적인 행동, 각 지방의 정치적 지위와 의무를
법률화 하여 한마디로 "행동하나"에도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황명에 "단 하루" 라도 응하는 것이 늦으면 처형되었다. 황권에 의문을 품는자도 처형되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이러한 공포정치는 백성들을 위한 정치가 아니였다. 바로 진시황 하나를 위한 정치 였다.
진시황의 궁궐 아방궁을 짓고, 황릉을 만들고, 만리장성을 쌓는데 백성들의 피와 땀과 희생이 늘었다.
이러한 무분별한 탄압에 대항하여 진을 대신한 유방의 "한"은 "법삼장" 을 선포했다.
이것은 도덕경에 기준을 두어 "사람을 살해한자. 피해를 준자, 등은 처벌한다..는 기본적인 도덕적 관점에 기준을 둔 법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9강법을 신설하여 법률이 강화 되기는 했지만, 진나라의 견고한 "율법"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든 법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한비의 "법치주의"보다. 노자의 "도덕주의" 가 우월한 것인가??
이책은 그러한 이념적 우월성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이책은 법치주의과 덕치주의.. 한 배에서 태어난 두 형제의 장단점을 다루고, 중국의 고사를 이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운다.
한비의 법치주의는 냉혹하지만, 현실의 우리들에게 있어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념이다.
인간은 욕심으로 움직이는 생물이다. 농부가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땀을 흘기는것도, 어부가 높은 파도에도 불구하고 배를 띄우는것도.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전장터에 뛰어드는 것도, 모두 개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서이다.
사람을 다루기 위해선, 이익을 줌으로서 사람을 길들여야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으로 사람과 나라를 부려서는 안된다.
상과 벌을 주려면, 법률에 의하고, 그 법률은 친적이나, 가족이나, 귀족이라 해도 벗어날수 없다.
예외는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 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삼국지의 유비와 제갈량을 보라, 그 둘은 희대의 영웅으로서 업적과 인품을 지녔으나, 유비는 형제와 혈연에 관대하였기에
큰일을 이루지 못했다, 별 공적도 없는 미방과 부사인을 인척이라는 이유로 형주의 요충지를 맡겼다. 그결과 어떤가??
오나라 와의 동맹이 끝장나고, 형주 뿐 만이 아니라, 형제 관우까지 잃었고, 훗날 오나라에 패하여 결국 유비 자신의 목숨까지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갈량은 어떠한가?? 누구보다 지혜롭고 나라,천하를 다룰 인재 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 자신의 지혜와 뜻을 신용한 나머지,
남을 배려하고 다루는데는 서툴렀다. 모든 일을 자신이 떠 맡았고, 남을 신용하는데 서툴러, 일을 나누어 주지 못했기에
나라는 제갈량에 의지하고, 제갈량은 언제나 격무에 시달렸다.
왜?? 촉나라에는 제갈량 외에 인재가 없는가??
이것은 전부 제갈량의 책임이다. 자신을 너무 믿어 "숲 전체를 보는 시야를 지니지 못한 탓이다"
나라의 법률보다 제갈량의 "영향력"에 의지했던 촉은 그의 사후 속절없이 무너졌던 것이다.
제갈량의 "출사표"는 심금을 울리는 글이다. 그러나 제갈량 자신이 "밤낮으로 나라와 주공 "유비" 그리고 "한"을 위해
노력했다.. 는 증거가 될지언정 천하와 "한"을 위해선 단 한톨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도덕경은 오늘날의 사회와 나무나도 동떨어진 가치관이다.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면, 나라는 자연스레 굴러간다는 것이다.. 농민은 농민답게, 양반은 양반답게, 왕은 왕답게, 누구보다 튀지 않고
자신의 역활에만, 충실하면, 나라와 국정은 수월해진다. 그러므로 농민이 글을 배운다고 "나대는 것도" 왕이 백성들을 위한답시고,
농사를 지어본다며, "나대는 것도" 결코 용납해선 안된다...
괴롭히지 않고, 그냥 사는데로 놔두면, 풍파없이 수월해진다. 라는것이도덕경이 추구하는 참다운 정치의 모습이다.
과거 "조선"과 "중국"은 그러한 덕치주의의 표본과 같은 나라였다. 그 나라들은 여느 나라와 비교한다면, 상당히 안정적인
국가를 운영했다. 과학력,과 경제력은 상당히 떨어졌지만, 문치주의에 의해서 운영되며, 사농공상의 계층이 분명했으므로
외부로부터의 "압력" 이 없었다면, 조선과 청국은 그 운명을 100~200년 더 유지 했을 지도 모른다.
법률과 덕치 어느곳이 우월한가?? 나는 그것을 따지지 않겠다.
이 두 이념의 장단점을 깨우치고, 어떻게 자신의 삶에 접목 시킬지는 독자 개개인의 능력과 뜻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