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개똥철학을 가져라 - 인기블로거가 전하는 철학에세이 에세이 작가총서 182
권지현 지음 / 에세이퍼블리싱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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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철학의 의미를 찾아보면,
[대수롭지 아니한 생각을 철학인 듯 내세우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누가 한 말을 전할 때, 혹은 자신의 소견을 말할 때, [개똥철학]이라는 말을 언급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듣거나 읽다보면 각자의 심오한 인생사의 모습들과 그 성찰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당신의 개똥철학을 가져라]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이미 블로그를 통해 독특한 자신만의 철학과 생각을 전하는 인기 블로거중의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살아가며 깨닫는 삶의 모습에 사견을 양념처럼 붙이고, 멋드러진 사진을 콕 박아 근사한 글의 향연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소소한듯한 일상에도 인생의 고뇌는 여전하고, 말이 담아낼 수 있는 깊이는 얕다.

그가 써 내려간 글들을 읽다보면,
작가와 함께 참 각박한 세상이라며 술 한잔 기울이며 한탄하고 싶기도 하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그의 등을 토닥여 주고 싶기도 하다. 직장과 직업에 관한 고충을 털어놓고 있는 속내를 들어볼 때는 “회사 밖에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면 오래 다닐수가 없다”고 말한 어떤 이의 지론을 함께 공감하고 싶다.
또, 한 줄 위의 쓸쓸한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생각이 다 스쳐가기도 하고..
그래서 인생인가 싶네요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너무 상투적일지도 모르지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을 언급하자면,
그래도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느끼기에 이렇게 치열하게 고뇌하는 만큼 좀 더 밝은 글들로 그의 삶이 채워지길 희망해 본다.
젊다면 젊은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이 너무 어두운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 펼쳐질 그의 개똥철학에도 넉넉한 웃음이 함께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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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 누가 감히 '한다면 하는' 나라 미국을 막아서는가
아브람 노엄 촘스키 지음, 장영준 옮김, 데이비드 버사미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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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이 책을 읽고 덮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정말 자원과 국익을 위해서 미국이 하지 못할 짓이 없구나였다. 물론, 작년 한 해 미국을 바로 보자는 류의 책들을 좀 읽으면서 그동안 무지했던 나의 역사관에 좀 살을 얹기는 했다. 그 책들은 미국이 행한 일들의 이면에 감춰져있던 사실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들추어낸 이야기 들이었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왜 그래야만 했는지에 대한 이해와 설명은 좀 부족한 듯 싶었다. 그래서 미국이 진짜 나쁜 일을 많이 했구나..까지는 생각해도 왜 그런 악행을 해야 했는지에 대한 통찰과 고민은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 구성이 촘스키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보니, 질문자로서 궁금한 점을 상세하게 묻고, 대답하고, 또 그 대답에 반박하기도 하는 식이라서 하나의 사건을 다루더라도 그 인과관계를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촘스키에 의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기들이 원하면 어느 나라나 다 침략한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이스라엘의 예를 들자면, 그들은 미국의 지원을 업고 레바논을 침략하고 점령한다. 자기들이 정해놓은 국익에 따라, 자신들의 국경선을 마음대로 넓혀가는 강대국이라는 그들.. 전쟁을 치러야 하는 자신들만의 변명과 구실도 정말 억지스럽다.
책에서 언급된 알란 더쇼위츠라는 사람이 정확하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레바논 인구의 80% 이상이 헤즈볼라를 지지하기 때문에 레바논 사람은 누구나가 합법적인 공격물이 될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는 사실에서 나는 기가 찰 뿐이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현재는 여기저기 벌려놓은 힘자랑에 이제 진퇴양난에 빠졌다.
점점 미국으로부터 벗어나 그들만의 세력을 키우는 시아파 문제를 해결하고 이라크에서 발을 빼려는 미국의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궁금하기까지 하다.

또 하나, 이 책에서 언급된 9.11테러에 대해 그동안 나 역시도 많은 음모론을 접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진짜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것에 관한 그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그는 미국이 훨씬 무섭고 잔인한 행보를 하고 있음에도 9.11 같은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에 온 국민의 관심과 에너지를 분산시킴으로써 우리가 더 심각한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한다. 9.11이 미국에 의해 자행된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그럴듯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고, 미국 정부 자체도 그다지 강력하게 이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어느 정도 그의 말에 수긍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촘스키의 입장에서 보면 9.11 사태는 미국 정부에 의해 행해지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을 어떤 이익과 목적을 위해 이후 수차례 이용하기는 했다는데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니까.

나는 이 책을 읽는 한 사람의 독자로써 강대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어서 고마울 따름이지만, 평범한 독자 외에 언론인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한다. 촘스키가 말한 내용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미국정부에 보조를 맞춘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미디어법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러운 지금 미국정부와 공조해 철저히 진실을 가린 미국 언론들의 행태를 보니,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우리나라의 미래 또한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 혹은 재벌에 의해 통제되고 왜곡되어질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하다. 언론과 미디어가 적어도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데 앞장서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기를 빌어본다.

책을 읽다보면, 강대국들, 특히 그들이 주장하는 국익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부담스럽다. 국익을 앞세워 자신들의 입장을 앞세우는 강대국이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논리 등 그들만의 기준과 정의로 합리화되고, 국제질서가 개편되어 버리니까.
 

이제 미국은 오바마의 시대로 새로운 막을 열었다.
촘스키는 오바마 역시 ‘꿈, 희망’이라는 이미지만을 앞세워 당선된 대통령이기에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오바마가 미국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고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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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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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기에 고민하지 않고 출간되자마자 바로 구입한 책.
음...드라마와 원작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는 만큼, 책을 읽으면서 영상이 계속 떠올라 더 집중하기 쉬었던 듯 하다.
작가는 일본과 한국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다.
이제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 보고도 책을 고르는 독자가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재미와 신선한 스토리, 반전의 묘미까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제목에서 언급된 “인연”이라는 글자를 한참동안 바라보면서 저자가 이 글을 통해 말하려는 인연은 어떤 것이었나?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사람 인생사가 모두 인연으로 시작해서 인연으로 끝을 맺는다고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모든 사건의 시작과 발단도 역시 그 인연의 끈으로부터 생기는 것이고, 이렇게 따져보니 인연이란건 어쩌면 우리 인생을 좌지우지 할 만큼 무서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성을 보기 위해 새벽녘 집을 나간 그 날, 부모의 재혼으로 맺어진 삼남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부모가 누군가에게 살해되어 버린 것이다.
그 후 성인이 된 이들은 사회인이 되었지만, 사기의 피해자가 된 후 더 이상은 속지 않고 속이는 편에 서기로 결심하게 된다.

“우리는 속이는 쪽으로 돌아선다. 이제 절대로 슬픈 꼴은 안 당할꺼야.”

여기에서 이 책은 독특한 이야기 구조로 다시 한번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데에 성공한다.
즉, 시효기간을 앞두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 속에서 피해자의 아이들이 성장해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는 것이다. 만약, 이 책이 단순히 다른 범죄소설의 추리물처럼 형사와 범인, 주변 인물들의 쫒고 쫒기는 스토리라면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을 충분히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유성의 인연’은 묘한 인연으로 엮인 각각의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사건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마저 포착하게 되는 기가 막힌 소설의 재미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단순한 소품마저도 사건의 매력적인 포인트(?)로 활용할 줄 아는 작가만의 상상력과 관찰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읽어나가다 보면 또 한번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맞딱드리게 되는데, 나는 속았다(!)라는 허탈함 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잔잔한 감동을 받게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진정한 매력인 것인가?
아마도 당분간의 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니 말이다.

사족으로 몇 마디 덧붙이자면, 이 소설을 드라마한 작품 또한 연출력에 박수를 보낸다. 원작과는 다른 듯 닮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TV 드라마로 완벽히 탄생한 작품이었다. 원작에 충분한 매력을 느낀 이들이라면, 드라마로 다시 만나는 것도 꽤 신선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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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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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뭔가에 감동을 받거나 열광을 하게 되면 몸과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된다.
그 대상이 영화이든, 다큐멘터리이든 아니면 소소한 일상에서 접하는 작은 풍경이든 상관없다.
나에게는 그 대상이 “책”일 것이고

이쯤에서 잠깐 어린시절로 돌아가, 나의 영혼을 자극했던 책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보았다.
초중고 시절엔 책을 선택할 권리가 나에게 없었던 듯하다. 초등학교 때에는 모 출판사의 영업사원에게 홀랑 넘어가신 우리 엄마가 질러주신 백과사전 시리즈, 위인전 시리즈 ,세계 명작동화 시리즈 등...주로 전집위주의 책들이었음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도 있고 그림만 보며 억지로 읽었던 적도 있었겠다 싶다.

중학교 시절엔 책보다는 음악, 팝송등에 푹 빠졌던 것 같다.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들리는 대로 적어 마구 따라 부르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을까?
아..이때는 아마도 하이틴로맨스라는 책에 푹 빠져 미지의 세계에서 사는 왕자님을 꿈꾸는 명랑소녀였다.
고등학생이 되자 도서관이라는 곳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학교마다 하나씩 있는 독서토론클럽에 가입해 열심히도 읽어댄 것 같다.
고전이며 현대물이며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던 듯 하다. 덕분에 수학능력평가에서 국어부분은 공부를 그리하지 않았어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나의 독서이력을 잠깐 살펴보니 참 한심스럽다.
뚜렷한 목표의식이나 동기 없이 그냥 손에 집히는대로 읽었고, 좋다 나쁘다의 단순한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고전 명작이라 꼽히거나 위대한 소설로 몇세기에 걸쳐 읽히는 책일지라도 도대체 왜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을 해대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김탁환님의 [뒤적뒤적 끼적끼적]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부끄러웠던 지난날의 독서기행에 큰 반성을 가져오게 하였다.
100여권의 책을 읽으며 단순히 그때의 느낌과 감상을 끼적거렸다는 가벼운 말로 풀이하기엔 하나하나의 말과 글이 너무도 소중했고 깊었다.
또한 나는 책도 문학이나 에세이 위주의 한 분야에 치우친 독서편식을 보이는데, 저자는 문학, 사회, 과학에 두루 걸친 폭넓은 책읽기를 통해 통합적인 사고의 눈을 키운 듯 하여 역시 작가의 내공은 하루 아침에 쌓아지지 않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작가임에도 어떤 작품을 읽은 후엔 그의 천재적인 필력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을 접할때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며 슬쩍 권해보기도 한다. 그만의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서.
이렇게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양분을 얻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는 저자가 부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뒤적거리고 끼적거리는 일이 언제까지나 계속 되기를..
나 역시 그런 끼적거림을 흉내라도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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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추파춥스 키드
최옥정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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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별하고 싶어요. 이별의 형식 말이예요. 영화에서 본 것처럼.”

 
난 제대로 이별해 본 적이 있었던가?
흠...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참 좋기는 한데 항상 내 사랑의 기억까지도 되살려주어서 힘이 들때가 있다. 제대로 이별하고 싶어하는 여자 주인공의 대사를 읽으면서 나의 이별이 어땠는가를 생각해보니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
우리 헤어져! 라고 말해놓고는 후회와 미련을 반복했을 뿐.

20대의 평범한 취업준비생 희수와 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된 남자 대희의 사랑.
아직은 어느 것 하나 완전하게 자리 잡지 못한 불안한 20대의 남녀였기에 애당초 사랑 또한 불완전 할 수밖에 없던 것일까?
평범하게 사랑할 것 같던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자꾸 어긋나는 묘한 불협화음을 내고 담담하게 그런 생활을 즐기는 대희와는 달리 희수는 점점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대희는 아무말 없이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희수는 그런 대희를 찾으려 애쓰는데 나에게는 서로가 가진 상처가 꽤나 아픈 듯 보였다.
사랑하는 남녀가 이별하는데서 오는 아픔보다는,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각자의 상처가 너무 커서 서로의 아픔을 찾아보고 보듬어주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같이 있지만, 마음은 어딘가를 배회하는 듯한 쓸쓸함을 나는 매번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사랑이 끝나간다.

하루 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진 남자를 찾아 일본까지 쫒아간 여자를 보며 나는 말했다.
참 바보 같네.
그냥 잊어버리지..
처음부터 해피앤딩의 결말은 없을거라는 걸 여자는 알았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의 손을 잡으려 했던 건 어쩌면 정말 그 사랑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이지 않았을까?
그녀에게 납득할 만한 “끝맺음”이 없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건 불완전한 사랑을 다시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대희를 만나지 못한 그곳에서 이제 정말 끝을 내겠다고 생각한 여자는 낯선 인연에게 말한다.

“나를 한번 안아주고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주세요.”라고.
 

바로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방식으로 상처와 조우하고 따뜻한 위로를 받게 된다.
이제 그녀는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말하고 싶다.
사랑했으니까 아파도 괜찮다고.
그리고 당신은 그런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도 이제는 알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사랑하라고 말이다.
당신의 자리에서 또 다른 달콤한 추파춥스를 기다려 보라고.
그렇게 당신의 자리에서...

“그동안 행복했고 우리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거라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그 손을 놓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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