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뭔가에 감동을 받거나 열광을 하게 되면 몸과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된다.
그 대상이 영화이든, 다큐멘터리이든 아니면 소소한 일상에서 접하는 작은 풍경이든 상관없다.
나에게는 그 대상이 “책”일 것이고

이쯤에서 잠깐 어린시절로 돌아가, 나의 영혼을 자극했던 책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보았다.
초중고 시절엔 책을 선택할 권리가 나에게 없었던 듯하다. 초등학교 때에는 모 출판사의 영업사원에게 홀랑 넘어가신 우리 엄마가 질러주신 백과사전 시리즈, 위인전 시리즈 ,세계 명작동화 시리즈 등...주로 전집위주의 책들이었음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도 있고 그림만 보며 억지로 읽었던 적도 있었겠다 싶다.

중학교 시절엔 책보다는 음악, 팝송등에 푹 빠졌던 것 같다.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들리는 대로 적어 마구 따라 부르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을까?
아..이때는 아마도 하이틴로맨스라는 책에 푹 빠져 미지의 세계에서 사는 왕자님을 꿈꾸는 명랑소녀였다.
고등학생이 되자 도서관이라는 곳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학교마다 하나씩 있는 독서토론클럽에 가입해 열심히도 읽어댄 것 같다.
고전이며 현대물이며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었던 듯 하다. 덕분에 수학능력평가에서 국어부분은 공부를 그리하지 않았어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던 것 같다.

나의 독서이력을 잠깐 살펴보니 참 한심스럽다.
뚜렷한 목표의식이나 동기 없이 그냥 손에 집히는대로 읽었고, 좋다 나쁘다의 단순한 감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고전 명작이라 꼽히거나 위대한 소설로 몇세기에 걸쳐 읽히는 책일지라도 도대체 왜 사람들이 그렇게 칭찬을 해대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김탁환님의 [뒤적뒤적 끼적끼적]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부끄러웠던 지난날의 독서기행에 큰 반성을 가져오게 하였다.
100여권의 책을 읽으며 단순히 그때의 느낌과 감상을 끼적거렸다는 가벼운 말로 풀이하기엔 하나하나의 말과 글이 너무도 소중했고 깊었다.
또한 나는 책도 문학이나 에세이 위주의 한 분야에 치우친 독서편식을 보이는데, 저자는 문학, 사회, 과학에 두루 걸친 폭넓은 책읽기를 통해 통합적인 사고의 눈을 키운 듯 하여 역시 작가의 내공은 하루 아침에 쌓아지지 않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이 작가임에도 어떤 작품을 읽은 후엔 그의 천재적인 필력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을 접할때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며 슬쩍 권해보기도 한다. 그만의 타당한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서.
이렇게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양분을 얻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는 저자가 부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뒤적거리고 끼적거리는 일이 언제까지나 계속 되기를..
나 역시 그런 끼적거림을 흉내라도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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