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토요타의 어둠 -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
MyNewsJapan 지음, JPNews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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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몰락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국내 모 대기업들의 더러운 행태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대기업하면 왠지 합리적일 것 같고 엘리트 직원들에 의해 시스템이 완벽히 갖추어져 빈틈없이 돌아갈 것 같은 내 착각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이번 사건은 앞으로 제 2, 3의 토요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불안감마저 들었다.

언제부턴가 내부고발자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었다. 미스테리한 조직이나 단체의 이야기들이 속속들이 내부관계자에 의해 속속들이 파헤쳐 밝혀지는 걸 지켜보는 기분은 분명 짜릿하다. 그러나 그동안 감추어져만 있던 만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에 오는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설혹 내부고발자가 피해를 입고 있는 일까지 발생할 때는 이 불합리한 세상에까지 돌을 던지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 책을 쓴 저널리스트 역시 토요타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원고를 작성하는 일, 책이 발간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처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토요타를 배우자는 책들이 서점마다 즐비했고 (지금도 있겠지 싶지만...) 토요타라는 회사의 이름만 들어도 그곳이 꽤 세계적인 자동차기업이라는 사실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 이길래 요즈음 이렇게 세상이 떠들썩 할까?

표면적으로는 토요타 리콜사태로 수면에 나타났지만 근본적인 핵심은 그것이 아니다. 그동안 철저히 감추어졌던 토요타의 진짜 얼굴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엄청난 광고비를 통해 언론마저 마음대로 주무르고 자사에 이익이 되는 기사만을 노골적으로 세상에 내고, 부패한 면들은 철저히 감추고 있었다는 점, 과도한 업무강도와 기계처럼 취급되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문제, 오랜 기간 결함 사실이 은폐되어왔던 토요타 자동차 불량률의 진실 등...이 책에 비춰진 도요타의 모습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더럽고 추접했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이 회사의 경영진을 비롯한 실무 책임자들의 잘못이 매우 크지만 이를 옆에서 방조했던 직원들의 책임도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많은 연봉과 토요타 직원이라는 프라이드와 맞바꾼 진실은 급기야 자신들에게도 화살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왜 진작에 깨닫지 못했는지 지금 쯤 누군가는 커다란 상처와 후회로 눈물 흘리고 있을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강도 높은 업무량에 목숨을 잃은 직원들, 결함이 있는 지도 모르고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운전을 해야 했던 수많은 차량 구입자들, 그리고 어쩌면 이런 기업이 최고의 찬사와 권위가 유지되도록 도와준 비양심적인 언론과 기자들도 모두 이 회사의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지금이라도 이런 불편한 진실이 세상에 알려졌다는 사실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러한 거대 기업의 몰락을 멀찍이 서서 관망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식 토요타 기업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해서 교묘하게 몸을 숨겼지만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꼭 깨닫고 있었으면 한다. 이제는 이렇게 추접한 사실보다는 남모르게 행했던 선행이나 미담들이 소개되는 기업이 많이 생기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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