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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
틱낫한 지음, 류재춘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이 시대에 선승이자 정신적 멘토인 틱낫한 스님이나, 프란체스코 교황님 같은 영적인 안내자가 존재해 있는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매일 새로운 옷을 갈아입듯이 새로운 디지털 문화의 변화 속에서 가끔은 내가 향유하고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 질문하기도 한다. 그만큼 물질문명이 정신을 지배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의 생활이 디지털에서 디지털에로 옮겨 다니는 차가운 금속성의 세상이다. 그래서 이 책,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의 ‘침묵’을 읽게 되었다.
‘침묵’의 저자 틱낫한 스님은 프랑스의 플럼빌리지 명상 센터를 이끌고 있다. 이곳은 종교를 초월해서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된 곳이고, 이 책의 전체에서 저자는 마음의 침묵으로 안내하면서 마음집중, 전념, 깨어있는 마음(Mindfullness)의 핵심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인드풀니스에 이르기 위해서는 마음의 분주함과 생각에서 벗어나 내면의 자신과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 호흡, 걷기, 앉는 법, 식사하는 법 등에 대해 제시하면서, 생각을 멈추고 지금 자신의 하는 행위에 집중하도록 이 책에서 안내하고 있다.
이 마음집중, 침묵이 우리에게 강력한 힘의 원천이 되어 줄 때, 우리는 외부의 어떤 소음에도 흔들림 없이 침묵의 지혜를 갖게 될 것이다. 생각이 중요하게 인식되던 삶에서 마음의 차원으로 진정한 행복과 기쁨의 삶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 생각을 멈추고 호흡이나 걸음에 집중하면서, 깨어서 지켜보기를 지속한다면 소음으로 둘러싸인 세상은 생각의 힘이 약화되어 내 안의 진정한 평화의 소리를 만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일부러 어떤 장소나 시간에 구애됨 없이 자신이 있는 곳에서 단 몇 번의 호흡, 단 몇 걸음이 나의 평화에서 세계로 흘러넘칠 것이다.
‘침묵’은 7장으로 구성되었고, 각 장마다 수행법이 나와 있어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 라디오 끄기’ ‘우레와 같은 침묵’의 장들을 지나 ‘자아의 섬으로 돌아가기’를 통해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를 부르는 깊은 내면의 음성이야말로 진정한 소리, 소리 없는 소리일 것이다. 마지막 7장은 ‘세상과 하나 되어 숨 쉬기’로 나만을 위한 행복이나 침묵이 아니라 더 나아가 세상과 더불어 전체성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생활수행이면서도 아름답고 고귀한 정신적 수행이 되는, 쉽고 간결한 수행을 만날 수 있어서 참 감사드리는 책이다. 책의 전체 지면에 은은한 향기처럼 컬러와 그림은 마음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