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바드 기타 - 삶과 죽음에 대한 신의 대답
뱌사하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바가바드 기타>는 ‘거룩한 분의 노래’, ‘신의 노래’ 라는 뜻의 영적 서사시다. 책을 펼쳐들자 인도 갠지스 강물과 모래알이 찬란한 빛으로 이 책에 스며 빛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자는 뱌사하(Vyasa)로 전해지며, 기원전 4~5세기경에 성립된 힌두교 문화권의 고전이자 경전이다. 무수한 세월동안 영적 구도자와 세상과 인류의 삶에 영감과 가르침을 전해온 이 책을 오래전부터 이름만 알 뿐 내용은 알지 못했다. 

 

700구절로 된, 시 형식의 이 책은 대중의 영적성장을 위한 가르침이다. 신의 현현(顯現) 크리슈나와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 아르주나가 나누는 대화로, “크리슈나여! 도대체 삶이 무엇이기에 이런 전쟁을 해야 된단 말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크리슈나의 대답이다. 크리슈나는 내면의 영적인 힘과 지상의 왕권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존재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전차몰이꾼으로 나타나 인간의 곁에서 인간을 섬기는 모습으로 다가온 점이 무척 재미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바가바드 기타>에는 마음, 물질, 지혜, 명상, 해탈에 이르는 길, 영원한 신성, 깨달음, 삶과 죽음 등 지혜의 가르침이 들어 있다. 1장 ‘아르주나의 번민’은 크리슈나가 동족과 전쟁을 하려는 아르주나를 격려하고 가르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바가바드 기타의 배경은 내면의 영적인 전쟁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며 갈등을 일으키는 우리들의 마음이다. 크리슈나는 아르주나를 통해 우리 안에 혼재해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부정적인 에너지를 영적인 온전함으로 이끌어간다.

 

2장부터 크리슈나의 가르침이 시작된다. 철학적이고 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아르주나는 삶과 죽음에 대해 질문하고 근원적인 실재가 존재하는지 질문을 한다. 2장은 ‘바가바드 기타’ 전체 내용의 개요와 같다. 크리슈나의 대답에서 이 책 전체의 주제가 언급되고 있다. 크리슈나는 참 자아 아트만은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영원한 실재이며 궁극적인 진리임을 드러낸다. 세상은 지나가지만 참 자아 아트만은 영원하다는 것이 크리슈나의 가르침이다.

 

14장에서 푸루샤(참 자아)와 프라크리티(현상계)에 대해, 크리슈나는 현상계의 변화를 세 성질로 설명한다, 사트바 구나는 밝고 조화로운 기운이고, 라자스 구나는 열정적이고 활동적 이며. 타마스 구나는 어둡고 무거운 기운이다. 모든 존재는 이 세 가지 기운의 결합으로 나타나고 변화한다고 한다. 어떤 기운이 우세하냐에 따라 성질과 성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도자는 자신의 진정한 본성(푸루샤)이 구나들의 활동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어떤 행위가 일어나도 초연할 수 있어야 한다. 물질 차원을 초월한 궁극적인 행복의 노래가 이어 나온다.

 

<바가바드 기타>에서 크리슈나는 모든 존재의 내면에 머물고 있는 참 자아다. 크리슈나는 5장, ‘포기와 자유’에서 행위의 길을 강조한다. 지혜의 길과 행위의 길이 이르는 마지막 지점은 동일하다. 산야시, 즉 붓다처럼 포기의 길이 지고한 목표로 인도하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 책이 일상과 직장과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대중을 위한 책이라는 점에서 삶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의 가르침대로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가장 마음에 닿아온 시는, 12장 ‘헌신의 길’이다. 아르주나의 ‘당신을 사랑하며...’로 시작되는 이 헌신의 노래에, 크리슈나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노래를 듣는다(12;16-19) ‘나는 무슨 일을 하든지 /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하는 / 순수한 사람을 사랑한다. / 나는 무든 일을 하든지 / 욕망 없이 행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 나는 자기가 무엇을 한다는 생각이 없이 / 나에게 헌신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 나는 원수와 친구를 동등하게 대하며 / 존경과 멸시, 추위와 더위, 즐거움과 괴로움을 / 동일하게 여기는 사람을 사랑한다. / 나는 칭찬과 비난에 초연한 사람을 사랑한다. / 나는 말없이 / 어떤 상황이라도 만족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사랑과 헌신, 행위의 길에 대해 책의 여러 곳에서 강조되었다.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을 버리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 요가임을 마음에 새긴다.(3장 카르마 요가, 17장 세 가지 믿음) 실천의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바가바드 기타>는 일상적인 삶을 살면서 진리에 이르는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절대 평정을 유지하는 실천의 길이 곧 요가 수행의 길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현존의 불꽃, 진리를 사랑하는 초연함, 행복한 헌신의 길을 걷는 아르주나가 되어 삶의 걸음을 내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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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밀레가? 2015-09-1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은 설명이 잘 나와있나요?
번역만 되어있으면 좀 이해하기 어려울것 같아서요.

인도 친구가 읽어보라고 추천하는데, 인도 사상에 대한 배경이 미약한데 이 책이 괜찮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