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감옥이란 무엇인가 - 철학자가 묻고 교정학자가 답하다 ㅣ 감옥이란 무엇인가 1
이백철.박연규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1년 12월
평점 :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교도소라는 투박하고 억압된 공간으로 이송된 범죄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들은 사회에 해악을 일으킨 존재들이기 때문에 이를 응징하기 위하여 감옥에 갇혀야 하고, 장기간의 수형 생활을 해야 재범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형법에서도 독일의 법학자 중 한 사람인 포이에르바하(Feuerbach)는 사람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것을 강력한 응보형 집행을 통해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범죄자에 대한 기존의 응보형 처벌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독자들에게 제시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석방된 수형자의 1/4이 다시 범죄를 일으킨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교정 정책에 있어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중요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교도소에 수감되고, 자신의 끔찍한 과오에 대한 대가로 교도소에서 형기를 모두 마치고 사회로 방출될 때, 과연 이 무시무시한 사람에게 다음 범죄 피해자로 예약되어 자신도 모르게 언젠가는 닥칠 불운을 감내해야만 하는 선량한 시민은 누구일 것인가. 이는 상상만으로도 유쾌하지 못하며, 기존의 교정 방식이 완전히 효율적이지는 않으며, 이 부분에서 중대한 수정,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교정 방식을 연구하고 고찰할 필요성이 들게 하고 교도소와 수형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꿀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미국 등 외국의 관련 사례에서나 우리나라의 범죄율 관련 통계를 팩트로 제시함으로써 저자의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나 또한 흉악한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은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한, 가능하면 최대 한도의 장기간을 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열악하고 피폐한 장소에서 그 대가를 치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정학자이자 이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의 글을 읽고 인식의 변화를 꾀할 수 있었으며, 범죄와 수형자, 그리고 대한민국의 교정 정책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법학, 범죄학, 교정학에 관심이 있거나 교도소 등 수형자의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교정직 공무원을 지망하는 수험생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 책을 한번 쯤은 접해서 교도소와 수형자에 대한 변화된 패러다임을 모색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