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공부의 종말 - 우리가 공부라 믿는 것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안 그래도 첫째 아이의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공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공부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공부를 왜 해야 할까.

지금 나는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책도 어떤 정보를 얻거나 영적 성장을 위해서라기보다 그저 재미있어서 읽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공부하는 것도 책 읽는 것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참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공부'를 해야 했던 고등학생 때였다.

​

이유는 말해 뭐 해. 당연히 재미없어서였다. 국어의 고전 시가도, 수학의 함수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 아무 짝에도 쓸모 없을 것 같았다. 학교에서 정해준 일과대로 과학실 갔다 음악실 갔다, 주는 대로 점심밥을 먹고 또 일방적인 지식 전달을 받아 적었던 시간들. 결국 산 꼭대기에 있는 고등학교를 3년 동안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머리와 가슴에 남은 것이 없었다. 그렇게 당시 내 '실력'만큼의 수능 점수를 받았지만 목적과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았다. 그저 마땅한 결과려니 하고 정처없는 20대를 보냈다.

​

​

​

​

​

현실 세계에서 압도적인 보상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주제에 광적으로 몰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한 주제에서 다음 주제로 끊임없이 갈아타기만 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복잡한 문제의 핵심에 결코 가닿지 못한다.

가짜 공부의 종말, 32쪽

​

나의 진짜 공부는 30대 초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시작되었다. 일단 '배우자'라는 사람에 대한 공부가 절실했다. 사촌 동생도 돌본 적 없는 나로서 새로운 세상인 육아가 그 다음이었다. 그렇게 10년을 두문불출하며 아내와 엄마로 살았다. 인생 공부 제대로 한 셈이다.

​

아이들이 제 발로 걸어 다니고, 제 손으로 밥을 떠 먹고, 화장실 뒷처리까지 하게 되자 새로운 공부가 필요했다. 주제는 다름 아닌 '나'였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교 게임'과 '사회 게임'에 익숙했던 내가 아이들에게 똑같이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후였다. AI에게 물어보면 1초도 안 걸려서 알 수 있는 지식을 마치 절대적 진리인 듯 가르치질 않나,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 별로 일정을 짜서 통보하질 않나, 무언가를 좋아하고, 더 좋아할 수 있는 몰입을 시간에 끼어들어 방해하질 않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학교와 사회에서 어떻게 '교육' 받았는지. 그 교육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변화는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도.

​

​

​

이야기에는 본능을 자극하는 힘이 있다. 우리는 평범한 인물이 갈등을 마주하고, 실패하며, 다시 일어서서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에 열광한다. 우러러볼 영웅과 달성해야 할 성취를 눈앞에 선명하게 보여주면서 지식에 현실성과 맥락을 부여하기에, 그 지식은 우리 뇌리에 깊이 남는다.

가짜 공부의 종말, 108쪽

불행히도 나 역시 아직 '공부'라고 하면 문제를 읽고 정답을 찾는 과정을 떠올린다. 어제 저녁에만 해도 그랬다. 밀린 수학, 사회 문제집을 풀어야 하는데, 그걸 알면서도 책을 읽고 있는 첫째 아이를 보며 일단은 기다렸다. 하지만 경험상 아이는 진짜 책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거나 일부러 모른 척 하거나였다. 중학생이 되면 지금보다 책 읽을 시간이 더 없어진다는데 지금이라도 더 읽게 놔두자 하면서도, 그럼 '공부'는 언제 하나 싶어 한숨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

저자가 제시한 훌륭한 교사의 예는 나의 이 불안을 조금 잠재워준다. 학창 시절 인기 있던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자. 여러 부류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딴 이야기를 잘 해주는 분들이었다. 첫사랑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수업과는 전혀 상관 없는 자신의 실수담과 꿈 얘기들. 직접 경험한 것이나 뉴스나 역사 속 이야기도 좋았다. 뭐든 공부만 아니면 다 좋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런 이야기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때때로 그것들은 삶의 고난과 마주쳤을 때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

<가짜 공부의 종말>에서 말하듯 아이들의 공부는 모방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따라 가상 놀이를 만들고,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나 게임, 책 속 인물을 흉내낸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 친구나 가족, 직접 경험한 일을 포함시켜 서사를 확장해 나간다. 이 과정이야 말로 아이들이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바람직한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진짜 공부' 말이다.

​

​

​

​

물론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한 사람의 문제의식과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다.

<가짜 공부의 종말>은 현 상황을 만들어낸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학교가 왜 아이들의 배움과 멀어졌는지 날카롭게 진단하는 동시에, 부모와 교사가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낡은 교육 시스템 안에서도 우리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고, 배움은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다고.

​

진정한 교육은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안에 있는 것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 했다. 결심했다. 아이가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나는 나의 공부에 더욱 매진해야겠다. 세상이 바뀌길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공시 6년 실패, 중소기업 김 대리는 어떻게 6년 만에 22억을 벌었나
김동면(겨울잠)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무원 시험 공부 6년. '꿈'을 포기한 뒤 입사한 중소 기업에서 받은 첫 월급 1,463,000원. 보통의 사람이라면 눈앞이 캄캄해질 만한 상황이다. 수험생 시절 동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짓눌렸던 저자는 사회 생활을 시작 한 뒤 안전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공포에 파묻혔다. 가만히 따져 보니, 이 모든 불안의 근원은 하나였다.

​

돈, 돈이 문제였다.

​

​

​

​

투자에서 멘탈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쌓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쌓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무한 반복이었다.

공시 6년 실패, 중소기업 김 대리는 어떻게 6년 만에 22억을 벌었나, 40쪽

단권화, 베껴 쓰기, 뇌새김, 100권 읽기.

이상하다. 분명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책인데, 수능 시험을 대비한 비법 전수 같은 이야기로 시작한다. 6년 동안 자식의 실패를 외면하며 뒷바라지해 준 부모님께 포기 선언을 하던 날, 저자는 많이 울었다. 벼랑 끝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던 그가 6년 후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투자에 대한 특별한 재능이나 인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종잣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공시생 시절 익힌 단 하나의 습관이 전부였다.

엉덩이로 버티고, 펜으로 정리하기.

​

물론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았다. 경제, 재테크,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아는 경제 용어라고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국어사전을 끼고 앉아 이해하든 못하든 계속 읽었다. 그리고 주옥 같은 내용들을 모아 '단권화'했다.

100권이 넘는 책의 주요 내용만을 간추린 그 단권화 노트는 투자 인생의 지도이자 등불이었다. 하락장이 이어지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급락이 나올 때마다 노트를 펼치고 읽었다. 이미 수십 번 읽어서 외울 정도지만 마치 주문을 외우듯 또 읽었다. 놀랍게도 효과가 있었다.

​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기업의 내재가치와 시장 가격 사이의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순간이 있다. 기업의 펀터멘털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는데, 시장의 공포나 과도한 비판 때문에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훨씬 아래로 내려가는 구간인 것이다. 바로 요즘 같은 시장이다.

​

공포에 사고, 환희에 팔라는 말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어디까지 떨어질지 몰라 못 사고, 어디까지 오를지 몰라 못 판다. 그럴 때 저자는 비장의 무기인 단권화 노트를 꺼내 읽었다.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수험생으로 살며 매일 했던 일이었다. 책을 읽은 뒤 나만의 언어로 단권화 노트를 만들어 매일 읽고 또 읽기. 그러면 모르는 문제와 마주쳤을 때, 수십 번 반복해서 읽어둔 내공으로 몸이 움직인다.

​

​

​

​

좋은 기업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일시적으로 -30% 떨어졌다면 그것은 위험이 아니라 불편함이다.

공시 6년 실패, 중소기업 김 대리는 어떻게 6년 만에 22억을 벌었나, 85쪽

놀고 먹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참 괴롭다. 하지만 하늘을 뚫을 듯 한없이 올라가는 주식도 없고, 브레이크 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주식도 없다. 영구적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단기적인 변동성은 반드시 감내해야 한다. 큰 확률로 그 변동성은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확률이 유리한 순간을 알아보고, 그 순간에 크게 배팅할 수 있는 사람이 이 무시무시한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그 판단력은 평소에 쌓아둔 공부에서, 반복해서 읽은 단권화 노트에서 나온다.

​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문해력에 대한 책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 <공시 6년 실패, 중소기업 김 대리는 어떻게 6년 만에 22억을 벌었나>만큼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책은 드물 것 같다. 책을 읽고 그것을 나만의 것으로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는데 읽어야지. 주식, 딱 기다려! 내가 책 읽는 거 하나는 자신 있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행복 쫌 아는 10대 - 플라톤 vs 칸트 : 좋아하는 일만 하면 행복할까? ㅣ 철학 쫌 아는 십대 3
서정욱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하니?

​

누군가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을 확률이 높다.

"행복이 뭔데?"

​

​

​

​

플라톤은 사람의 영혼이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했어. '영혼삼분설'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렇게 나뉜 영혼은 각각 머리, 가슴, 배에 깃들어 있다고 봤어."

행복 쫌 아는 10대, 21쪽

이렇게 셋으로 나뉜 영혼에는 각자 담당하는 역할이 있다. 머리는 생각하는 힘인 이성, 가슴은 용감함인 기개, 배는 무언가를 바라는 욕구를 가졌다. 눈치챘겠지만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가 바로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이다.

일 년에 몇 번 올까말까한 그 균형의 상태가 되면 이성은 지혜, 기개는 용기, 욕구는 절제라는 미덕을 갖추게 된다.

​

플라톤은 '이데아' 이론을 통해 이성이야말로 모든 철학적 생각과 진리 탐구의 핵심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사람이 진정한 지식이나 지혜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아, 어렵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이해한 이데아는 '좋은 것, 가장 좋은 상태'다. 고양이를 떠올렸을 때 평온한 오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자기만의 공간에서 낮잠을 자는 모습이 이데아다. 아침부터 밤까지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며, 읽고 싶은 책만 읽고, 놀고 싶은 대로 노는 우리 아이들의 이데아. 남은 음료수를 냉장고에 아슬아슬하게 넣어 두었다가 쏟아도 아무 말하지 않는 아내와 함께 사는 우리 신랑의 이데아. 모든 일이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나의 이데아.

​

​

​

​

왜 항상 어느 한쪽이 이거야 하는 걸까? 자신과의 싸움이면 자기 자신에게 지더라도 싸운 건 나니까 어떻게 보면 내가 이긴 것 아니겠어?

행복 쫌 아는 10대, 52쪽

서현과 제이는 둘이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때 상담 선생님을 찾는다. 친절한 선생님은 아이들의 고민을 듣기 전 반갑게 맞아주고 간식도 챙겨주신다. 덕분에 아이들은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선생님 말씀을 경청한다.

​

어느 날 제이는 아침 식사 시간에 휴대폰으로 밤새 쌓인 메시지에 답장하고, 버스 도착 시간을 알아 보고, 날씨를 확인하다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기분이 상해 휴대 전화를 내려 놓았고, 미련이 남아 힐끗거린 것은 사실이지만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은 억울하다.

'만약 내가 진짜 스마트폰 중독이라면 쓰지 말라고 막을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쓰게 내버려 두면 안 되나? 내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할 수 있으니 행복할 텐데. 그럼 혼밥할 때는 스마트폰에 빠져 있어도 문제 없겠지? 누구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니까 좋고.'

​

이에 선생님은 플라톤의 '영혼삼분설' 중 '욕망'에 집중해 보자고 한다. 플라톤은 절제를 설명하면서 '자신에게 진다' 혹은 '자신에게 이긴다'는 표현을 썼다. 이때 혹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욕망을 절제하는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라면 이기는 것도 나고, 지는 것도 나다. 결국 승리자는 나다.

하지만 플라톤은 오직 이성이 이길 때만 자신이 이긴다고 봤다. 이는 나아가 도덕이나 법과 예의로까지 이어진다. 이성이라는 마부가 욕망과 기개라는 두 마리의 말을 이끌고 가는 것이야말로 플라톤이 말하는 균형이자 행복인 것이다.

​

​

저자는 행복이 무엇인지 빨리 아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이 문제의 답은 없다. 아니 모두가 다 답이다. 그러니 행복이 무엇인지 찾느라 헤매지 말고, 지금 내가 쫌 행복하다고 편하게 생각해 버리자. 문득 이 책을 읽는 10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40대에라도 읽었으니 난 많이 행복하다!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하루 15분 빙고혁명
김양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도 기억난다. 여름 방학, 겨울 방학이 지나고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사이 훌쩍 커버려 놀랐던 일. 그때 내 눈에는 친구들의 키만 보였지만 엄마가 된 지금은 다르다. 역대급 무더위와 함께 한 여름 방학 동안 아이들은 분명 자랐다. 몸도 마음도.

​

​

​

습(習) 자는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반복하며 나는 법을 익히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37쪽

'공부'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배울 학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익힐 습이 필요하다는 '학습'에 대한 것이다. 많은 부모가 무엇을 얼마나 더 빠르게 배우게 할 지에 대해 밤낮으로 고민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배운 것을 충분히 익힐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이다.

세상에 온갖 종류의 새가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나는 새는 없다. 셀 수 없는 날갯짓을 한 뒤에야 창공을 가르며 날 수 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그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구간을 온전히 통과해야만 진짜 새가 될 수 있다.

​

저자는 '수학 정서'를 이에 빚대어 말한다. 수학 정서란 틀려도 다시 해 보는 마음,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도전하는 마음이다. 아기 새의 좌충우돌과 딱 닮아 있다.

18년 차 초등 교사인 저자는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 중 오래 성장한 아이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 아이들은 가장 빠르지도 선행을 많이 하지도 않았다. 틀려도 다시 고민하고,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한 번 더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었다.

레벨 업은 게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학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키워야 할 것은 실력이 아니라 태도다. 어렵지만 해 보겠다. 하다 보면 할 수 있다!

​

​

​

​

부모가 완벽하게 실패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보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아이에게는 훨씬 큰 배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136쪽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의 핵심은 이것이다. 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빙고판에 적어 부모와 아이들이 추억도 만들고 성취감도 쌓아갈 수 있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다 써 봤다. 저자 역시 엄마로서 별별 생각을 다 하다 빙고판까지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어 그 애환이 느껴져 짠했다.

​

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많도록 할 것, 빙고판은 스스로 채울 것, 하루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은 목표일 것. 아이는 방학 동안 이 특별한 빙고판과 함께 도전을 이어가며 자기 주도성과 자신감, 책임감을 키워갈 것이다. 방학이 끝날 때쯤엔 '시킨 일을 한 아이'가 아니라 '내 방학을 내가 운영해 본 아이'로 자라 있는 것이다.

​

부모는 '네 스스로'를 내세우며 손 놓고 있기보다 부모만의 빙고판을 만들어 함께 성장해 보자. 그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은 부모의 성공과 실패를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다. 아이가 보기에 뭐든 척척 해나가는 것 같은 부모도 덜렁거리고, 하기 싫어 뭉그적거리고, 대충 하다 실패한다는 것을 목격할 기회를 주자. 마흔이 넘어도 여전히 실수투성이인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자.

​

중요한 것은 완성이 아니라 성장이다.

​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엄마의 여름 방학, 겨울 방학들은 어땠는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온종일 밖에서 뛰놀다가 얇디얇은 탐구 생활 한 장 겨우 하고 9시부터 잤다는 것은 비밀로 해야 하나.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으니까, 일단은 비밀로.

​

겨울 방학이 다가올 즈음에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여름 방학보다 두 배로 기니 두 배 자라길 바란다면 욕심이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주식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리공부 - 60분 만에 끝내는 실전투자자를 위한 금리지식
성우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식 투자의 시작은 금리 공부다!

내 인생에는 없다고 단언했던 주식에 뛰어든 뒤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상승장 끄트머리에 들어가 두 달 정도 매일 불어나는 사이버 머니에 구름 위를 떠다녔다. 보자, 이 기세라면 한 달에 몇 백만 원, 일 년이면 몇 천 만원도 '딸' 수 있겠는데!

​

'초심자의 운'이라 했다.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돌이켜 보면 제 발로 걸어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차트를 볼 줄 아나, 수급을 확인하나, 금리에 대해 알기를 하나.

​

​

​

​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 대부분 기업부터 공부한다. 매출이 늘어나는지, 영업 이익이 좋아지는지, 신제품이 잘 팔리는지 살핀다. 모두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만 봐서는 그 주식을 얼마에 사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주식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리 공부, 7쪽

같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와 높을 때 시장에서 받는 가격이 달라진다. 또 실적이 좋아졌는데도 주가가 떨어지고, 실적이 나쁜데도 주가가 먼저 오르는 일도 있다. 이를 수급이나 투자 심리로만 설명하면 중요한 원인을 놓칠 수 있다. 기업이 얼마를 버는지 뿐 아니라 현재 금리에서 그 이익에 몇 배의 주가가 적용될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금리란 금융 기관이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의 기준을 뜻한다. 그래서 기준 금리가 바뀌면 예금 금리, 대출 금리, 채권 금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다. 기준 금리는 중앙 은행이 정하는 대표 금리다. 한국은 한국 은행이, 미국은 fed(미국 연방 준비 제도)가 연방 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정한다.

금리는 기업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준다. 차입금이 많은 기업은 이자 비용이 늘고, 소비자는 대출 상황 부담 때문에 자동차, 가전, 주택 같은 큰 지출을 늦춘다. 기업도 설비 투자와 재고 확대를 줄인다. 결국 금리 변화는 나비 효과처럼 주문량, 판매량, 재고, 영업이익률과 순이익까지 바꾼다.

​

​

​

​

​

기준 금리와 시장 금리는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준 금리는 중앙 은행 회의 때 결정되지만, 시장 금리는 매일 바뀐다.

주식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리 공부, 25쪽

"본전 오면 다 던진다!"

"계속 오를 것 같은데 기다려 볼까?"

내 마음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이 시장 금리다.

​

약 5개월 동안 주식창을 보고 있자니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데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때문에 이 소리없는 전쟁터에서 뭐라도 얻어가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주식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리 공부>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여러 번 나왔다. 금리가 오르면 무조건 팔고 내리면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기 침체의 우려 때문에 시장 금리가 내려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금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기업 매출과 이익 전망이 함께 내려갈 수도 있다.

​

결국 주식은 언제 사서 언제 파느냐의 싸움이다. 이와 관련해 '발목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이 아니라 워런 버핏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와도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지나고 나니 최저점이었네, 더 살 걸. 최고점이네, 아까 팔 걸, 할 뿐이다.

올라도 껄껄껄, 떨어져도 껄껄껄 후회하는 시간에 이 책에 준비돼 있는 실전 프롬프트를 활용해 보자. 일단 시장 금리가 기준 금리보다 먼저 움직였는지 확인하는 프롬프트의 예다.

​

최근 기준 금리 발표 전후로 미국 2년 국채 금리, 미국 10년 국채 금리, 회사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리해 줘. 기준 금리 결정 전에 시장 금리가 먼저 올랐는지, 먼저 내렸는지 구분해 줘.

마지막으로 "금리 상승 선반영", "금리 인하 선반영", "방향 불명확" 중 하나로 판단해 줘.

​

​

​

​

"내일 오를까요, 떨어질까요?"

주식을 시작하고 절실히 배운 것이 있다. 주식을 포함한 우리의 인생은 예상이 아니라 '대응'이라는 것. 오르면 올랐을 때의 맞대응, 떨어지면 떨어졌을 때의 맞대응. <주식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리 공부>를 옆구리에 끼고 있으면 이 살벌한 도박판에서 중요한 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왕 발을 들였으니 같이 굴러 보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