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 현직 초등교사가 만든 하루 15분 빙고혁명
김양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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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난다. 여름 방학, 겨울 방학이 지나고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사이 훌쩍 커버려 놀랐던 일. 그때 내 눈에는 친구들의 키만 보였지만 엄마가 된 지금은 다르다. 역대급 무더위와 함께 한 여름 방학 동안 아이들은 분명 자랐다.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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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習) 자는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반복하며 나는 법을 익히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37쪽

'공부'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배울 학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익힐 습이 필요하다는 '학습'에 대한 것이다. 많은 부모가 무엇을 얼마나 더 빠르게 배우게 할 지에 대해 밤낮으로 고민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배운 것을 충분히 익힐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이다.

세상에 온갖 종류의 새가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나는 새는 없다. 셀 수 없는 날갯짓을 한 뒤에야 창공을 가르며 날 수 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그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구간을 온전히 통과해야만 진짜 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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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학 정서'를 이에 빚대어 말한다. 수학 정서란 틀려도 다시 해 보는 마음,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도전하는 마음이다. 아기 새의 좌충우돌과 딱 닮아 있다.

18년 차 초등 교사인 저자는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 중 오래 성장한 아이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 아이들은 가장 빠르지도 선행을 많이 하지도 않았다. 틀려도 다시 고민하고,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한 번 더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었다.

레벨 업은 게임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수학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키워야 할 것은 실력이 아니라 태도다. 어렵지만 해 보겠다. 하다 보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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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완벽하게 실패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보다,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아이에게는 훨씬 큰 배움이 됩니다.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 136쪽

<우리 아이는 방학에 자란다>의 핵심은 이것이다. 방학 동안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빙고판에 적어 부모와 아이들이 추억도 만들고 성취감도 쌓아갈 수 있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다 써 봤다. 저자 역시 엄마로서 별별 생각을 다 하다 빙고판까지 등장한 것이 아닐까 싶어 그 애환이 느껴져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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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많도록 할 것, 빙고판은 스스로 채울 것, 하루 1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은 목표일 것. 아이는 방학 동안 이 특별한 빙고판과 함께 도전을 이어가며 자기 주도성과 자신감, 책임감을 키워갈 것이다. 방학이 끝날 때쯤엔 '시킨 일을 한 아이'가 아니라 '내 방학을 내가 운영해 본 아이'로 자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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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네 스스로'를 내세우며 손 놓고 있기보다 부모만의 빙고판을 만들어 함께 성장해 보자. 그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은 부모의 성공과 실패를 그대로 내보이는 것이다. 아이가 보기에 뭐든 척척 해나가는 것 같은 부모도 덜렁거리고, 하기 싫어 뭉그적거리고, 대충 하다 실패한다는 것을 목격할 기회를 주자. 마흔이 넘어도 여전히 실수투성이인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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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완성이 아니라 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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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엄마의 여름 방학, 겨울 방학들은 어땠는지. 더우면 더운 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온종일 밖에서 뛰놀다가 얇디얇은 탐구 생활 한 장 겨우 하고 9시부터 잤다는 것은 비밀로 해야 하나.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으니까, 일단은 비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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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이 다가올 즈음에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여름 방학보다 두 배로 기니 두 배 자라길 바란다면 욕심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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