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과 책을 씁니다 - 글쓰기부터 작가 데뷔와 베스트셀러까지
조기준 지음 / 아토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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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빨간 표지의 책을 읽으며 콩닥콩닥 설렜다. 명함보다 빛나는 '내 책'을 갖게 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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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과 책을 씁니다>의 저자 조기준은 재주꾼이다. 한 때 뮤지컬 배우였고, 지금은 작가이자 글쓰기&책쓰기 강사로 활발히 활동중이다. 출판사에서 20여 년간 일했으며, 잡지사에서 에디터로도 경력을 쌓았다.

그동안 저자의 손을 스친 원고가 얼마나 될까. 그 중에서 진흙 속의 진주 같은 좋은 원고를 만났을 때는 마치 자신의 글인 양 흥분되어 한밤중까지 읽고 또 읽느라 다음 날 출근이 늦어진 적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그런 글을 '자신만의 확고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사람 냄새 나는 진짜 이야기'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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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에세이나 자기계발 서적을 첫 책으로 출간한다고 했을 때 '결'이 제일 앞으로 나온다고 생각하고 쓰라고 말씀드릴게요.

편집장과 책을 씁니다,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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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소설은 기승전결로 이루어진다고 배웠다. 하지만 소설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의 경우 정석이 아닌 편법이 필요하다. 이유는 단 하나다. 재미를 위해서.

오랜 시간 독자인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보자. 책을 왜 읽느냐, 재미있어서. 세상에 책이 이다지도 많은데 굳이 재미없는 책을 붙들고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따라서 출판을 위한 글쓰기에서는 첫째도 재미, 둘째도, 셋째도 재미가 우선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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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어도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세요. 한 권의 책을 가질 수 있다는 뿌듯함, 명함보다 빛나는 내 책을 분명 출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반드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장과 책을 씁니다, 32쪽

저자가 출판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이런 지침이 있었다. 편집할 때는 중학교 1,2학년생들이 이해하고 독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하라. 다시 말해 글은 읽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위해서는 작가가 아주 힘들게 써야 한다.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의 학생들은 매일 글을 쓴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매일 반복한다. 쓸 것이 없어도 쓰고, 잘 못 써도 쓰고, 쓰기 싫어도 쓴다. 새벽 3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쓴다. 올림픽을 앞둔 운동 선수나 세계적인 콩쿠르 준비하는 피아니스트의 훈련과 다를 바가 없다.

놀랄 준비를 해도 좋다. 이런 하버드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쓰는 글의 양이 무려 종이 무게 50kg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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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과 책을 씁니다>의 가장 큰 메시지는 '계속 쓰라'다. 글쓰기의 그 어떤 규칙과 비법도 결국은 쓰라는 말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싶다면 먹고 자고 숨쉬듯 쓰기도 일상이 되어야 한다. 일단 쓰고 고쳐봐야 내가 잘 쓰는지, 못 쓰는지, 더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터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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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분명 유능한 편집장이 예비 작가에게 알려주는 꿀팁이 가득하다. 또 어떤 면에서는 성공한 선배 작가가 내어주는 짠내나는 일기장 같은 느낌이다. "나는 맨 땅에 헤딩하느라 고생 좀 했지만, 너니까 알려주는 거야." 하는.

편집장이든 선배 작가로든, 그저 한 사람으로든, 이 책의 저자는 희망 전도사임이 틀림없다. 한 번 보고 버려지는 명함이 아닌 오랫동안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희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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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는 원바 1
샌드박스네트워크 감수, 잘먹는 원바 원작 / 서울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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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원바다!"

"원바가 누군데?"

"야코 친구!"

또 나만 몰랐다 보다, 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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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바는 무려 13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 '빨간내복야코'의 친구다. 얼마 전 야코의 조언에 힘입어 야심차게 먹방 채널을 열었고, 구독자수가 벌써 14.5만명이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원바의 좌충우돌 먹방 도전기가 담긴 만화책 <잘 먹는 원바 1>은 아이들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 다니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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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데 잘 됐다. 짜장면 시켜 먹자! vs 무슨 소리! 짜장면보다는 짬뽕이지!

짜장면이 더 맛있어! vs 아니야, 짬뽕이 최고라고!

잘 먹는 원바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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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카드 게임을 즐기던 원바와 야코, 그리고 하몽은 허기를 느낀다. 그래서 배달 음식을 주문하려는데 원바와 야코의 음식 취향이 극과 극이다. 윤기나는 소스의 짜장면이냐 탱글탱글한 면발과 화끈한 국물을 즐길 수 있는 짬뽕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결국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한 원바와 하몽은 오늘이야말로 중국 음식 최강자는 무엇인지 결판을 내고자 한다. 먼저 원바 선수. 숙련된 솜씨로 나무젓가락을 반으로 나눈 뒤, 먹음직스러운 짜장 소스와 면을 골고루 섞는다. 그러고는 야코의 얼굴에 짜장 소스가 튈 정도로 격렬한 면치기를 시작한다.

"역시 짜장면이 최고야. 이 단짠단짠의 조화를 어떻게 이길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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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은 짜장면의 달콤한 향기가 입맛을 돋운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먹다 보면 느끼해진다는 약점을 놓치지 않는다. 속이 확 풀리는 얼큰한 짬뽕의 승리를 확신한 하몽은 국물을 머금은 면발을 호로록 빨아들였다. 원바는 이대로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삭한 군만두를 짜장 소스에 푹 찍어 먹고는 "짬뽕은 이거 못하지?"하며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그러자 하몽은 가소롭다는 듯 짬뽕 안에 들어 있는 오동통한 새우와 쫄깃한 오징어, 싱싱한 홍합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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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야, 너도 봤지? 짜장면이 역시 최고지?"

"무슨 소리야, 방금 전 대결을 봤으면 당연히 짬뽕이지!"

"야코야, 짜장면이지?"

"아니지? 짬뽕이지?"

원바와 하몽의 압박에 야코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린다.

"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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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둥!

잠시 후 등장한 야코의 선택은, 바로바로 짬짜면!

원바와 하몽은 야코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다음에는 꼭 짬짜면을 먹으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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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돈가스

행복이 쭈우욱~!

기분 좋은 일이 길게 이어지는 하루가 될지도?

잘 먹는 원바 1, 71쪽

이후에도 원바와 친구들은 생선이냐 고기냐, 프라이드냐 양념이냐, 다이어트 음식이냐 칼로리 폭탄 음식이냐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했다. 결국에는 무얼 먹든 맛있게 먹는 캐릭터들을 보니 나도 덩달아 입에 침이 고였다.

이 책의 각 장 사이에는 흥미로운 먹거리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 '음식으로 보는 오늘의 운세'가 흥미로웠다. 한동안 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운세'를 챙겨보며 어떻게 매일 12가지 씩 이야기를 지어낼까 '그 분'이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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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는 원바 1>에서 오늘 나의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 먹고 싶은 음식을 먼저 골라야 했다. 다코야키, 치즈돈가스, 식전빵, 토마호크 스테이크 중 식전빵을 골라 사다리를 타고 지그재그로 내려가니 치즈돈가스에 도착했다. 그냥 재미로 해본 건데 치즈 돈가스의 치즈가 쭈욱 늘어나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이 길게 이어진다는 해석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도대체 무슨 맛인지 궁금해하며 먹고 싶어 하는 다코야키는 뜻밖의 행운이 데굴데굴 굴러 들어올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이왕이면 흥부의 박만큼 커다란 행운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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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렸을 때, 밥만 잘 먹어도 예쁘던 시절, 나만 보기 아깝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먹방 채널을 만들어 볼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양볼이 미어지도록 밥을 밀어넣고 어깨춤을 추며 꼭꼭 씹어삼키던 모습은 누가 봐도 사랑스러웠다. 그렇게 주는 대로 잘만 먹던 애들이 어느 새 커서 맛있다, 맛없다 거침없이 표현한다. 네가 해 먹어라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돌아서면 내일은 또 뭘 해 먹이나 냉장고를 뒤지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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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먹어라, 먹어. 먹으면서 먹는 얘기하고, 돌아서면 배고프다고 해라. 먹고 또 먹고 자고 또 자고 무럭무럭 커라. 그리고 떠나라, 너의 세상으로. 나도 잘 먹고 잘 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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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타면 과학 드립니다 ㅣ 과학 드립니다
정윤선 지음, 시미씨 그림 / 풀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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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사면 과학 드립니다>, <문구 사면 과학 드립니다>, <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에 이은 네 번째 이야기는 <바이킹 타면 과학 드립니다>다. 고소공포증이 심해 육교에도 못 올라가는 나에게는 긴장되는 제목이다. 하지만 놀이동산에 바이킹만 있는 건 아니니까. 회전 목마를 타면 뭘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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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손뼉을 맞대고 서서 밀어내 본 적 있어? 내가 밀면 친구가 밀려나는 동시에 나도 밀려났을 거야. 또 수영할 때 벽을 발로 차는 상황을 생각해 봐.

바이킹 타면 과학드립니다, 23쪽

아이들의 첫 놀이기구는 범퍼카였다. 둘 다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흥분했었다. 또 엄마한테 혼나지 않고 공식적으로 서로를 공격할 수 있으니 신이 나서 범퍼카에 올랐다. 탑승객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작동 신호 사인이 울리자 모두가 엑셀을 밟고, 핸들을 요리조리 돌렸다.

여기서 쿵! 저기서 쿵!

곧 음악 소리와 환호가 뒤섞였다. 하지만 첫 만남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첫 운전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어렵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힘껏 핸들을 돌려봤지만 제자리만 맴돌 뿐이었다. 앞에서 옆에서 계속 부딪쳐 오는 차들을 쫓아가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결국 구석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씁쓸한 첫 주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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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아이들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되었다. 이번엔 신랑과 나도 아이들의 운전을 도우려 함께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지난 번의 쓰라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으리라 비장한 각오를 했다.

시작 신호가 울리자마자 두 아이는 서로 쫓고 쫓기며 터프한 레이스를 이어갔다. 한 대가 달려가 쾅! 부딪치면 두 대 모두 뒤로 저만치 밀려났다. 그러다 엄마, 아빠를 공격하고, 다른 탑승객들과도 자연스레 서로의 차를 부딪쳐 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부딪치는 강도가 세면 셀수록 범퍼카에 전해지는 충격과 재미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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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두 손을 맞대고 있다가 서로 밀어 먼저 중심을 잃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있다. 내가 미는 힘이 셀수록 동시에 내가 밀려나는 힘도 커진다. 벽을 등지고 서 있다가 엉덩이로 벽을 밀면 내 몸이 반대로 튀어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한 물체가 다른 물체를 밀면 다른 물체도 같은 크기의 힘으로 반대 방향에서 밀어낸다. 즉 작용하는 힘에는 항상 반작용의 힘이 뒤따른다. 그러니 놀이동산에 가서 범퍼카를 탄다면 일단 안전띠부터 잘 매자. 그래야 이리 쿵, 저리 쿵 신나게 부딪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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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때 왜 몸이 붕 뜨냐고? 그건 중력에 몸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야.

바이킹 타면 과학드립니다, 97쪽

놀이동산의 야외로 나가면 사실 나는 탈 수 있는 것이 없다. 너무 높고 빨라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마구 뛴다. 도대체 저 무서운 걸 왜 돈 내고 타는 걸까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자유 낙하를 위해 서서히 올라가는 자이로드롭에 탄 사람들의 표정은 주체할 수 없는 기대로 가득하다.

7미터도 넘는 꼭대기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만약 내가 진짜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걸 타야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긴 3초를 경험하게 될 거다. 눈도 뜨지 못하고 몸이 붕 뜨는 그 기분을 상상만 해도 기절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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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로드롭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다리가 위로 붕 뜨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중력 때문이다. 우리가 땅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지구가 우리를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마치 수영하듯 떠다니게 된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기 시작할 때 잠시 몸이 붕 뜨는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것도 같은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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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에는 왜 키 제한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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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놀이기구 입구에 붙어 있는 자 주변에서 아이들이 서럽게 울고 있는 모습이다. 손위 형제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서러움은 배가 된다. 형은 되는데 왜 나는 안 되냐고, 나도 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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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둘째도 그 성장통을 피해가지 못했다. 혼자 범퍼카를 탄 형이 웬 예쁜 누나를 쫓아다니며 쾅쾅 부딪치는 모습을 보며 굵은 눈물을 흘렸었다. 약 2cm 차이로 거절당했다는 게 얼마나 속상했을까. 하지만 이내 자신이 보호받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듯 했다. 키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안전바가 제 역할을 할 수 없어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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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렸다면 눈물, 콧물 다 빼며 한참 울었을 텐데 어느새 세상의 규칙을 이해하고 수용할 만큼 컸다니. 조만간 애들이 나만 못 가봤다고 노래를 부르는 에버랜드에 방문해 봐야겠다. 에너지의 전환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바이킹, 관성의 중심에 앉아 빙글빙글 돌아볼 수 있는 회전 찻잔, 부력을 느껴볼 수 있는 급류 보트 익스프레스 등을 보러.

얘들아, 알지? 엄마 그런 거 하나도 못 타는 거. 짐 지키며 밑에서 기다릴게. 사랑해. 과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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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건물주의 정석 : 네이버 블로그 편 ㅣ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
알파남(김지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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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을 읽으며 내내 궁금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돈 버는 방법을 다 알려주는 거지? 이러다 너도나도 달려들어 수입이 줄어들면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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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1부터 100까지 다 알려줘도 진짜 제대로 꾸준히 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는 것을. 나처럼 의심하고, 게으르고, 결국에 나는 안 돼, 나는 못해하며 책을 덮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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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라인 수익화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네이버 블로그를 먼저 추천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입 장벽이 가장 낮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 네이버 블로그 편, 33쪽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에도 블로그,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그리고 부지런한 저자의 신간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 네이버 블로그 편>은 아예 제목에도 박아 넣었다. 네, 이, 버, 블, 로, 그!

사실 저자는 2020년 구글 블로그와 애드센스로 온라인 수익화를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웹사이트와 플랫폼, 사업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수익을 키웠다.

그런데 왜 초보들에게는 지치지 않고 네이버 블로그를 추천하는 걸까.

유튜브를 시작하려면 촬영과 편집부터 배워야 한다. 얼굴이나 목소리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영상의 완성도가 중요하고, 쇼핑몰은 판매할 상품과 초기 자본이 필요하다. 웹사이트는 검색엔진에 자리 잡기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반면 네이버 블로그는 계정을 만들고, 글을 쓰는 것이 시작이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가상의 구독자를 향해 혼자 떠들지 않아도 된다. 비싼 장비나 편집 기술도 필요하지 않다. 판매할 상품이 없어도 되고, 사무실이나 직원이 없어도 된다. IT 강국인 우리 나라에서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다면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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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형 블로그를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네이버의 노출 로직을 외우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어떤 단어로 질문하는지, 그 질문 뒤에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떤 답을 제공해야 만족하는지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온라인 건물주의 정석 네이버 블로그 편, 219쪽

내가 네이버를 통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검색이다. 궁금한 것이 생기면 네이버 검색창에 단어나 문장으로 검색한다. 그러고 나서 다양한 콘텐츠를 보며 문제를 해결할 적합한 방법을 찾아 행동한다. 놀랍고 고맙게도 검색으로 웬만한 문제는 해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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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한 책을 두 권이나 읽었으니 이용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보겠다. 사람들은 언제, 왜 검색을 할까?

먼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가방 속에 넣어둔 사직서를 내던지기 전에 퇴직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고 싶을 때, 내집 마련의 꿈을 꾸다가 전세대출 조건이 궁금할 때, 첫사랑 같은 아이폰의 배터리 교체 비용이 알고 싶을 때, 해마다 사상 최악의 더위가 올 거라는 예언에 새 에어컨 가격이 궁금할 때 사람들은 검색을 한다.

검색을 해 보면 알겠지만 나의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제시하는 콘텐츠는 아주 많다. 그 중에서 정확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포스트의 방문자 수는 점점 늘어난다. 방문자는 글을 읽고 광고를 보거나 상품을 구매하거나 상담과 서비스를 신청한다.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준 대가로 수익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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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검색을 하는 다른 이유들 중 하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다. 우리는 특별한 문제나 사건이 없어도 검색을 한다. 출퇴근길에 유튜브를 보고, 잠들기 전에는 인스타그램을 넘기고, 연예 뉴스와 스포츠 소식을 확인한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공감되는 콘텐츠,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네이버 블로그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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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563쪽이다. 블로그로 돈을 버는 구조, 수익을 만들어 주는 포스트 제목의 중요성, 돈 버는 키워드를 선점하는 방법 등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게 해주는 글과 조언들이 가득하다.

이제 나는 그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신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보다 하루를 더 길게 사용했던 것도 아니다. 29살에 자동차 부품회사 운전 기사로 일하며 약 250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 그 돈으로 학자금 대출금을 갚느라 빠듯했고, 좋은 학벌이나 대단한 인맥도 없었다. 그러니 온라인 사업에 투자할 만한 자본이 있었을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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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자는 나와 달랐다. 그는 처음부터 100억 원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월급 외에 10만 원 버는 것이 목표였다. 이번 주 로또에 당첨되면 뭐부터 할까가 아니였다는 뜻이다.

이 대단한 남자는 꿈이 나눗셋이라고 말한다. 100억 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100억 원을 10억 원으로 나누고, 10억 원을 1억 원으로, 1억원을 1천만 원으로 나누는 거다. 그 천만 원이 다시 백만 원, 십만 원으로 나뉘면 꿈보다 현실에 가까워진다.

또 한 번 혹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의 꿈은 글 하나로 1만 원을 버는 것으로 삼겠다.

일단 블로그부터 만들자,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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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3
잔다르크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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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전쟁 말기 프랑스 동레미의 농민 가정에서 태어난 잔 다르크. 고작 열아홉의 나이에 화형을 당한 소녀. 이 책을 통해 그녀가 글을 읽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이 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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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다르크는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허락을 기다리거나 스스로 자격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았다. 누군가는 무모하다 하겠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믿었다. 그 확신은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아니라 흔들린 후에도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는 능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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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나를 설명하느라 삼십 분을 쓰고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는데도 이상하게 내가 더 작아져서 돌아오는 저녁이 있다. 말이 길어질수록 가난해지는 대화를 당신도 알 것이다.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29쪽

그 비참하고 서러운 귀가길을 어찌 잊겠는가. 상대는 이미 문을 단단히 걸어닫았는데 나는 '혹시' 하며 좁디좁은 틈이라도 찾아보려 납작 엎드렸던 순간들.

흔히 여전사로 일컬어지는 잔 다르크는 설득의 말이 아니라 검증의 행동을 보여줬다. 그녀는 상대에게 당장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찰해줄 것을 요구했다. 저를 한 번만 믿어주십시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진짜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와 같은 문장들은 판단을 구걸하는 말이다. 그 판단은 언제나 상대의 몫인데, 우리는 그것을 달라고 조르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그렇다면 이런 문장은 어떤가. 이 방식대로 하면 다음 주 수치는 이렇게 움직일 겁니다. 이 고객은 이번 제안에 이런 이유로 거절할 겁니다. 지금 이 일정은 열흘 뒤에 이 지점에서 틀어질 겁니다. 이런 말들은 상대에게 지금 당장 판단해서 결정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채점된다. 그리고 그 채점의 주체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이다.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며 세상을 원망하기보다 우리가 속한 곳에서 벌어질 일 하나를 골라 증명해 보자. 그 일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날짜와 함께 적어 보자. 굳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그리고 그 날짜에 확인하면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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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믿을 이유는 애원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확인 가능한 무언가로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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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대개 설명이 아니라 사람이다. 나는 이 사실을 좀 서글프게 여기면서도 인정한다. 아무리 정확한 분석도 지친 사람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반면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 하나가 옆에 서 있으면, 이상하게도 다시 해볼 마음이 생긴다.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122쪽

잔 다르크를 떠올릴 때면 유관순이 겹쳐진다. 그 어린 소녀들을 앞에 나서게 한 이유는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느낌, 여기 멈춰있지 말고 저기로 가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잔 다르크는 자신의 운명을 의심하지 않았다.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무엇이 되었든 내 인생을 위한 결정의 주체는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감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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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돌이켜 보면 잔 다르크는 하나의 이정표였다. 지도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그 길을 걸어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병법을 배운 적도 없었고, 전장을 겪은 적도 없는 시골 소녀였다. 그녀로 대변되는 이정표는 길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정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어떤 정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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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들과 서대문 형무소에 다녀왔다. 독립 운동에 대해 접할 때마다 '과연 나였으면' 이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때마다 나는 고개를 떨구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려졌다. 모두가 입을 닫고 고개를 돌릴 때 잔 다르크나 유관순처럼 이정표 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조금 용기가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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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가 시작된 것 같다. 하루하루 더욱 즐겁게, 자신있게 살아야겠다. 내일을 의심하기보다 오늘의 광기를 믿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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