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지 않는 공부법 - 모든 시험을 뚫는 합격 필승 공식
손의찬(메디소드)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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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말한다. 공부는 결국 암기라고. 나 역시 학창 시절 "이해가 안 되면 그냥 외워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어려운 용어나 연도 같은 것들은 나만의 연상법을 이용해 억지로 외우곤 했었다.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이 방법은 당장 눈앞의 시험만을 위해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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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험을 준비해도 암기의 양과 타이밍은 사람마다 다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적게, 늦게 외운다.

외우지 않는 공부법,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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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이 <외우지 않는 공부법>이지만 어찌 공부를 하면서 암기를 하나도 안 할 수가 있겠는가. 저자는 암기를 최대한 적게, 최대한 나중에 하자고 제안한다. 이는 저자 인생의 여러 고비에서 나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중학생 때 난독증이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의심했을만큼 자주 넘어지고 오래 헤맸다. 심지어는 의대에 입학한 후에도 수재들과 비교하며 좌절했다. 이후 수많은 공부법을 공부하며 자신에게 적용해보고 수정하며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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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대로 최소한의 암기를 위해서는 세 가지 감각이 필요하다. 공부를 하면서 진짜 에너지를 투입해야 할 곳을 찾는 목적 감각, 나만의 공부법에 익숙해지기 위한 순서 감각, 저장된 지식을 꺼내 직접 사용해 보는 능동감각이 그것이다. 자세히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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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감각 - 목표만을 정조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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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감각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 궁극적 목적에 초점을 주는 태도'이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인생의 최종 목적이겠지만, 학생이라는 신분으로서의 목표는 일단 수능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한 어느 변호사의 말에 공감한다는 저자는 그 이유로 공부는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외 대부분은 목적을 정하는 것부터가 어렵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은 매출 높이기, 장인 정신 발휘하기, 자아 실현하기 사이에서 갈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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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감각 - 합격의 최단 루트를 찾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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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같은 양의 공부를 하는데 순서만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겠지만 '효율성' 면에서 보면 큰 차이가 있다.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를 떠올려 보자. 요리사들은 어떤 순서로 먹었을 때 자신의 요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 골똘히 연구했을 것이다. 최상위권이나 전문직 시험에 초단기간에 합격하는 사람들은 '개념-기출-모의고사-파이널'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효율적인 순서를 갖고 있을 것이다. 정해진 것은 없다. 책을 읽을 때도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흥미로워 보이는 부분을 먼저 읽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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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 감각 - 눈 말고 뇌로 제대로 공부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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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요즘이 공부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공부를 돕는 보조 자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환경은 능동적인 공부를 방해하기도 한다. 머리를 쓰지 않고 눈으로만 공부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인터넷 강의를 들 수 있겠다. 인터넷 강의 시장은 일타 강사의 양산과 함께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왜 학생들의 실력은 그만큼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 하루에 몇 시간씩 인기 강사의 강의를 '듣고 보는' 것을 '공부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가르쳐 보는 것이 최고의 공부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처럼 내 안에 저장된 지식과 지혜를 꺼내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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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법을 고친다는 것은 곧 내 생각을 고친다는 일이었다. 생각을 고치려면, 내 생각을 들여다봐야 했고,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게 되었다. 공부법 덕분에 나를 알게 되었고, 그것은 지금까지 얻은 것 중 가장 귀한 자산이다.

외우지 않는 공부법, 9쪽

저자는 긴 수험 생활을 돌아보면 그 모든 어려움은 오히려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타고난 재능으로 처음부터 글을 잘 읽고, 시험 범위 내의 지식을 쉽게 외울 수 있었다면, 공부법을 찾아 헤맬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의 인생이 조금 편했겠지만 우리는 이 책을 만날 수 없었겠지. 시험을 잘 치는 것보다 세상에 가치 있는 책을 한 권 남기는 일이 더 의미있다고 믿으며 공부법계의 <수학의 정석>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집필해준 저자에게 감사를 보낸다.

이제 독자의 차례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 3학년인 나의 두 아들에게 언제쯤 이 책을 권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그들의 좌충우돌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 분명 그들만의 때가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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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교실에서 배우는 똑똑한 대화력 ㅣ 슬기로운 학교생활
다무라 지로 지음, 권이강 옮김 / 생각학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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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춘기 눈빛을 장착한 첫째를 위해 고른 책이었다. 하지만 둘째가 보자마자 "이건 내 꺼!"하며 마음에 들어했다. 이유를 추측해 건데, 먼저 만화가 나온다. 말 끝마다 뮤뮤거리는 '까뮤'라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고, 책이 그리 두껍지 않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마음을 가볍게 하고, 결국에는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라 하는 가르침이겠거니 생각하고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표지의 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만 했다. <사춘기 교실에서 배우는 똑똑한 대화력>. 분명 십대를 위한 책이었지만, 40대인 나의 인간 관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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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해 버리면 '일이 꼬이는 건 그 녀석 탓이야!'하고 화가 나겠지? 그런 기분으로 얘길 하면 서로를 비난하게 되고, 정작 중요한 문제는 아무 것도 해결 못 한다뮤.

사춘기 교실에서 배우는 똑똑한 대화력,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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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던가. 이 책 역시 사춘기 구간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사람'과 '문제'를 나눠서 생각하라고 말한다. 당장 직면한 문제보다 그 일에 연관된 사람에 대한 미움으로 감정 소비를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은 흔히 어떤 문제가 생기면 '결론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흑이냐 백이냐, 이 쪽이냐 저 쪽이냐. 할 거냐 말 거냐하는 식이다. 어떨 때는 누군가 하나는 포기를 해야만 매듭이 지어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인 것처럼 이 세상에는 다양한 해결 방법이 존재한다. 이를 찾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상대의 '입장'과 '속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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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하는 요구가 '입장', 그 입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속내'. 이 속내를 서로 이해했을 때 둘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뮤.

사춘기 교실에서 배우는 똑똑한 대화력,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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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마음 속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지 않는다. 상대의 섣부른 판단을 차단하기 위해 나 스스로 검열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속내'는 숨긴 채 '입장'만을 말하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오렌지를 두고 다투는 자매의 일화를 통해 이를 좀 더 쉽게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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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매가 오렌지 하나를 두고 서로 가지려고 다투고 있다. 부모가 공평하게 반씩 나눠 가지라고 타일러도, 자매는 무조건 혼자 다 가지겠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런데 몇 분 후, 놀랍게도 두 사람은 아주 만족스럽게 오렌지를 나눠 가질 수 있었다. 누군가 마법을 부려 하나의 오렌지를 두 개로 만들기라도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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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책은 없어 보였다. 반씩 나눠 갖는 것도 수용하지 못하는데 이번에는 언니가 갖고, 다음에는 동생이 가지는 식으로 서로 양보를 하자는 가르침이 가닿을 리가 없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자매에게는 각각 다른 속내가 있었다. 언니는 오렌지 과육을 먹고 싶었고, 동생은 오렌지 껍질로 마멀레이드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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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즉 얘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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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속내를 알게 된 자매는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했을 때는 팽팽하게 대립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문제가 속내를 드러내니 보니 문제도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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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어느 광고에서 이렇게 노래했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요.'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만 바라다가, 눈빛만 보아도 알아주기만 바라다가 큰 코 다쳐본 사람은 안다. 그건 환상이라는 것을. <사춘기 교실에서 배우는 똑똑한 대화력>을 통해 사춘기 아이에게 가르침을 전해주려다 내가 교화된 기분이다. 사춘기 뿐 아니라 갱년기에도 배워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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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만 잘 키우고 싶습니다
정민경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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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의미로 보면 '흔들리다'는 나의 의지가 아니다. 어떤 사람이나 어떤 일에 의해 흔들림을 당하는 것이다. 엄마가 되기 전 나를 흔든 것을 총체적으로 말한다면 인간 관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가족, 친구, 연인, 직장 상사와 동료 같은 사람들 말이다. 엄마가 된 후 나를 뒤흔들고 있는 것 역시 당연하게도 인간 관계다. 남편, 시댁, 그리고 내가 낳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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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 나서야 부모의 무게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기도 합니다. 저의 모든 것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더라도요. 가치관, 태도, 말투가 아이에게 고스란히 스며드는 것을 보며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흔들리지만 잘 키우고 싶습니다,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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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중학교 교사인 저자에게도 '엄마'라는 이름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낯설고 어색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익숙해질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나 역시 겁도 없이 엄마가 된 이후 아이의 부족한 모습을 맞닥뜨리면 내가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것 같아 자책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해했다. 어느 날에는 사람도 건강도 잃어 가며 오직 아이만 보고 달리는 내 인생에 숨이 차고 버겁게 느껴졌다.

저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마니까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말 속의 당연함은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으로, 집에서는 엄마로 고군분투했음에도 '완벽한 엄마'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아이의 작은 실패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는 사라졌고,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자꾸 아이의 영역에 침범했다. 그 과도한 책임감이 아이와 엄마에게 얼마나 독이 되는지 너무 잘 알고, 나쁘게 흘려가는 상황을 많이 봐 왔지만 막상 내 일이 되니 다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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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 안전 로프가 생각난 거예요. 이대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누르는 무게를 이겨내야 했어요. 비장한 책임감으로 아이를 꼭대기까지 끌고 가지 않아도 되는 거였어요. 미끄러지고 다시 내딛고, 내려왔다 다른 쪽으로 시도해 보는 몫은 아이가 하도록 내버려 두면 되더라고요. 믿음으로 응원하고 힘들 때는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일어설 수 있게 지지해 주고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어주며, 넘어져도 다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안전 로프가 되고 싶습니다.

흔들리지만 잘 키우고 싶습니다,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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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두 발에 온 힘을 다해 꿋꿋하게 서 있으려 해도 이 쪽으로 저 쪽으로 휘청대며 흔들리던 저자를 일깨운 건 아이들과 함께했던 직업 체험이었다.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타고 오르며 꼭대기의 종을 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던 저자의 아들이 도전 의식을 불태운 것이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안전모와 안전 로프를 착용한 아이는 두 번 세 번 확인한 후에 두 손을 뻗어 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평소 높은 곳을 무서워하던 아이였기에 단번에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저자는 그저 최선을 다해 주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아이는 온 정신을 한 데 모아 저만의 속도로 오르고 올랐다. 주위를 충분히 살피고 발 디딜 곳을 찾았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도 하며 한 발씩 한 발씩 정상을 향해 갔다. 그러더니 마침내 커다란 종을 치며 미소 지어 보였다. 그 작은 성공은 저자와 아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굳이 엄마가 아이의 손을 꽉 붙들고 끝까지 함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엄마는 엄마의 자리에서, 아이는 아이의 자리에서 각자 자신의 몫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였다.

이후 저자는 엄마인 자신의 성장에도 힘을 쏟는다. 독서를 기본으로 급변하는 세상에 뛰어들어 본다. 작은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고 더 발전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믿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하는 마음을 우선으로 여긴다. 먼 훗날, 성인이 된 아이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십수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엄마가 아닌 함께 성장해 온 엄마이길 바라면서. 나도 아이들에게 늘 힘주어 말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한 팀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의 희생만으로는 멀리 갈 수 없다. 그러나 너무 비장해지지 말고 조금은 가볍게,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겠다. 흔들리는 것 또한 우리 모두의 특권이라 여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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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화의 역사문화수업 1 - 발효 이야기
이이화 원작, 박남정 글, 백명식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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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식을 제일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이이화의 역사문화수업 1 : 발효 이야기,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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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질문은 아무리 곰곰 생각해 봐도 답을 찾을 수 없다. 왜냐하면 발효 음식을 처음 만든 이는 사람이 아니라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콩을 삶아 그냥 두면 썩어서 못 먹게 된다. 하지만 이것을 볏짚 위에 얹어 따뜻한 곳에 두면 건강식의 대명사인 청국장이 된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미생물은 곰팡이, 세균, 바이러스, 효모처럼 너무 작아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지만 음식을 발효시키는 대단한 힘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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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식의 대표격인 치즈를 처음 먹기 시작한 사람들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다. 먼 옛날, 낙타를 몰고 사막을 건너다니며 장사를 하던 그들은 양의 위로 만든 주머니에 우유를 담아 다니며 물 대용으로 마시곤 했다. 낮동안 낙타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던 주머니 속의 우유가 양의 위에 남아 있던 소화 효소인 레닌과 섞여 덩어리가 되었는데 이것이 치즈의 시작이다. 이 치즈가 전 유럽으로 퍼졌고, 지금은 전 세계인이 약 천 가지의 치즈를 즐겨 먹는다.

포도주의 시작은 어땠을까. 아주 오래 전 어느 날 우리의 조상들은 포도를 보관해 두었던 통 밑에 고인 물을 맛보게 된다. 너도나도 그 기막힌 맛에 반해 포도주를 만들었고, 특히 그리스 사람들은 포도주가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기리며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요거트, 발효 빵 등 나라마다 지역마다, 기호와 자연조건, 재배되는 작물 등에 따라 다양한 발효 식품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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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실학자 이익은 "사람을 살리는 곡식 가운데는 콩이 으뜸"이라고 했어.

우리 민족을 먹여 살린 콩,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이이화의 역사문화수업 1 : 발효 이야기,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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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난다', '마음이 콩밭에 있다',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다' 등 우리나라에는 콩과 관련된 속담이 많다. 그만큼 코이 우리 민족 가까이에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발효 음식에서도 콩은 빠지지 않는 중요한 재료이다. 철기 시대즈음 고구려의 영토였던 만주와 연해주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콩은 이후 발해의 특산물로 외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이후 우리 민족은 콩을 이용해 간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어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 음식 문화를 이어갔다. 그 결과 2024년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두 번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어냈다. 우리만의 오랜 전통과 가치, 독창적인 기술을 인정받은 감격적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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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미식 예찬>,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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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만든다는 거다.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되물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 명료한 진실을 가끔, 때로는 자주 잊는다. 과거에는 없었던 암이라는 병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부적 요인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체내에 가지고 있는 암세포에서 발병된다. 때문에 암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이 간단한 말 한 마디를 지키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올 봄은 비가 잦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해가 쨍쨍 나도 언제나 신나는 아이들을 위해 오늘 저녁은 구수한 청국장을 끓여봐야겠다. 이제는 세계적인 발효 음식이 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신김치와 함께라면 찰떡 궁합이다. 가만 보자, 비가 오니까 전도 하나 있으면 좋겠지. 애들과 막걸리는 못 마셔도 파전으로 기분은 내봐야겠다. 그래, 공부든 독서든 일단 잘 먹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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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브레이크 과학수업 1 - 세포 ㅣ 아이스 브레이크 과학수업 1
이승진 지음, 최해영 그림, 권오길 감수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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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기특하게도, 감사하게도 새로운 친구를 몇 사귀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어느 주말, 그 무리의 아이들이 다같이 키즈 카페에 갔다가 떡볶이를 먹기로 한 날이 되었다. 아이들이 시공간을 잊고 전력을 다해 노는 동안 처음 보는 엄마들끼리 모여 앉아 있는 거다. 그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아이스 브레이킹'이다.

'아이스 브레이킹'이란 쉽게 말해 낯선 환경이나 사람들 사이에 꽁꽁 얼어붙어 있는 얼음의 한 부분을 톡 건드려 깨줌으로써 그 틈으로 마치 물이 흐르듯 서로의 이야기가,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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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미로운 책 <아이스 브레이크 과학수업 1 : 세포>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세포'라는 말을 들어보지도 못한 아를 앉혀놓고, 다짜고짜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그리하여 이 책은 '세포가 무엇인지 모르는' 윤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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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네 몸을 이루는 세포들이야!'

"내 몸을 이루는 세포라고...? 세포가 뭔데?"

윤기는 세포가 뭔지 몰라 고개만 갸웃했어요.

'어휴, 세포는 생물을 이루는 기본 단위를 말해. 네 몸도 세포로 이루어졌어.'

아이스 브레이크 과학수업 1 : 세포,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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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눈과 심장, 팔과 다리가 모두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윤기는 그동안 한 번도 세포를 보지 못한 것에 의아해했다. 하지만 세포의 크기가 보통 약 20~30마이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듣고 더 아리송해진다. 자에서 가장 작은 칸이 1밀리미터인 건 알겠는데, 그 작은 눈금을 1000개로 쪼갠 것 중의 하나가 마이크로미터라니. 도무지 가능한 일 같지가 않았다.

평소 아침밥보다 늦잠을 선택하던 윤기는 '우리는 너고, 너는 우리다'며 동맹을 외치는 뇌세포의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억지로 밥 숟가락을 들어본다. 뇌세포의 말에 의하면 윤기가 밥을 잘 먹어야 세포들이 힘을 얻고, 일도 잘할 수 있다는 거다. 왜냐하면 사람의 몸에는 60~100조 개의 세포가 있는데, 동물의 크기를 결정짓는 것은 세포의 크기가 아니라 세포의 수이기 때문이다. 윤기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포 하나의 크기가 더 크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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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오히려 작아서 다행이야. 생각해 봐. 상자 속에 탁구공과 야구공을 각각 담는다고 했을 때, 어떤 공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그야 야구공보다 작은 탁구공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지!"

'맞아. 세포도 마찬가지야. 세포는 크기가 작아서 우리 몸을 촘촘히 채우면서 산소나 영양 물질을 빠르게 흡수하고, 불필요한 물질은 빠르게 내보내지. 그래서 생명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거야."

아이스 브레이크 과학수업 1 : 세포,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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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기는 벽돌 하나하나를 쌓아 올리면 벽이 되고, 벽이 모이면 방이 되고, 방이 보여 집이 되는 것처럼 생물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가 모이면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이면 기관이 되고, 기관이 모이면 기관계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우리가 팔을 굽히거나 펼 때 역시 세포가 모인 근육 조직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과 새로운 세포가 태어나고, 우리 몸을 위해 열심히 일한 후에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놀란다.

이 밖에도 혈액 속에 있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같은 혈액 세포, 뉴런이라 불리는 감각 신경 세포, 연합 신경 세포, 운동 신경 세포 등 다양한 세포와 각각의 역할을 윤기와 윤기의 뇌세포의 대화를 통해 아주 쉽게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아이스 브레이킹을 통해 낯선 과학 용어와 친해지고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들테니 말이다. 그리고 윤기의 다짐처럼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고 건강을 지켜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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