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여러 대륙이 하나의 땅덩어리로 연결됐을 때, 지구에는 여전히 공룡이 어슬렁거렸다. 그러나 초대륙 판게아가 처음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약 3억 2,000만 년 전에 이들은 아직 진화론상으로 먼 조상의 배 속에 있지도 않았다. 판게아는 가장 널리 알려졌고, 가장 많이 연구된 초대륙이다. 사람들이 판게아 이전에 존재했던 초대륙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틀림없이 대부분 판게아에 관한 내용을 활용하는 수준일 것이다. 즉, 판게아는 초대륙이라고 불리는 반복되는 현상의 최신판일 뿐이다.
독일의 지질학자인 알프레트 베게너 없이 판게아를 논할 수는 없다. 베게너는 '판게아(그가 만든 용어로, '모든 땅'이라는 뜻)'라는 표현을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대륙이 서로 맞닿아 있는 모습을 '초대륙'이라고 묘사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베게너의 이론을 검증하는 데 이용할 만한 기술이 없었다. 실제로 어떤 이유에서든 대륙이 움직일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판게아의 존재와 대륙 이동의 실증적 증거를 모으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지구과학에 속하는 측지학, 지구물리학, 지질학, 고생물학은 물론이고 기상학을 전공한 본인의 이력을 살려 기후학도 포함해 많은 학과목에서 관련 증거를 끌어모았다. 또한 암석과 화석 기록에서도 판게아의 지질학적 증거를 찾았다.
그의 뒤를 이은 과학자들은 제2차 세계 대전의 한가운데서 우연히 판구조 혁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 전까지 지질학자들은 해저가 평평하고 별다른 특색이 없으리라 여겼었다. 그런데 전쟁을 위한 해저 지도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잠수함에 올랐다가 뜻밖에도 수면 아래에 숨어 있던 지구의 실제 모습을 처음 보게 된 것이다. 베게너가 살아있었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안타깝게도 베게너는 1930년 그린란드의 빙상 두께를 측정하려 나선 북극 탐험에서 비명 횡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오늘날 논의 중인 수많은 주제를 처음 제시했고, 그의 목소리는 지금도 여전히 가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