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 대수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수학 개념 ㅣ 그림으로 과학하기
케이티 스텍클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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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황당한 책 제목이 또 있었던가. '태어난 김에'라니. 수학 공부를? 한참을 책 표지와 눈싸움을 하다 내가 먼저 꼬리를 내렸다. 까짓것, 못할 것도 없지. 어디 한 번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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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는 '설마, 나 수학 좋아하나?'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림과 함께 이어지는 설명과 예시가 흥미롭다 못해 재미있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연산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두 눈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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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의 순서

덧셈과 곱셈 같은 연산을 결합할 때는 수식의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떤 계산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어 헷갈리게 되니까요. 하지만 헷갈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35쪽

아이는 지난 2년 동안 1 더하기 1부터 시작해서 덧셈, 뺄셈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대망의 구구단과 조우해 곱셈, 나눗셈이라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뻗어나갔다. 하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이 있었다. 연산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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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의 답을 구할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순서로 계산한다. 하지만 사이에 곱셈이나 나눗셈, 혹은 괄호가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힘이 센 것은 괄호다. 괄호 안에 어떤 연산이 있든 그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곱셈과 나눗셈, 그리고 덧셈과 뺄셈을 왼쪽부터 차례로 계산한다. 이 중요한 개념을 연습하기 위한 단골 문제가 있다. 바로 '다음 풀이 과정 중 잘못된 부분을 찾아 바르게 고치시오.'하는 문제다. 잘못된 풀이에서는 복합 연산의 계산 순서가 잘못되었거나 괄호 안의 연산을 먼저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나 역시 그랬던 것처럼 첫째에 이어 둘째 아이도 왜 처음부터 차례로 계산하지 않는 거냐고, 마치 이해되지 않으면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었다. 아이들과 수학 공부를 하며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수학은 약속의 학문이라는 것이다. 신호등을 예로 들어 보자.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 멈추고,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건넌다. 이것은 사회적 약속이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는 이제부터 초록색에서 멈추고, 빨간색에서는 건너갈 거야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어떤 수학적 약속이 있는지 알아본 후 그것을 기본으로 새로운 약속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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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모두 사람이 기초적인 수 세시와 연산 이상을 넘어서 수학을 공부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수학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고,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식 너머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또다시 수학의 새로운 분야가 발달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130쪽

처음의 수학은 기르는 양 떼의 수나 남은 식량의 양, 계절의 변화를 파악하는 등 실용적인 필요성에서 시작했다. 오래된 증거 중 하나로 약 4만 4000년 전에 남아프리카에 살았던 개코원숭이의 정강이뼈인 레봄보 뼈가 있다. 한 쪽에 29개의 표시가 되어 있는데 달의 주기 혹은 월경 주기를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같은 유물을 통해 수학 개념이 정립되기 전 인간이 수를 세고 측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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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수학은 필요에 의해 발달했다. 예를 들면 물건을 사고 팔거나 밭에 물을 주거나 땅의 넓이에 따라 세금을 매기려면 도형의 면적을 계산하거나 용기의 부피를 알아야 했다. 이에 따라 도형과 길이, 부피, 표면적 등을 연구하는 측정법이 발달했다.

천문학도 수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다. 별을 관측하고 움직임을 예측하여 지구의 움직임을 이해하니 해시계나 시계 같은 정교한 시간 측정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정확한 시간은 항해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GPS도 없던 시절 범선을 타고 대양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며 세계 지도를 그려나갈 때 태양과 별은 나침반 역할을 했다. 그때의 항해사가 수학을 기반으로 한 현대의 항해술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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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일부 수학은 인간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발전해 나갔다. 세계 곳곳에서 퍼즐과 수학적 장난감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기원전 1850년 경 이집트 서적인 린드 파피루스에는 다음과 같은 퍼즐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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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일곱 채에 고양이 일곱 마리가 있다.

한 마리는 쥐 일곱 마리를 죽인다.

쥐 한 마리는 곡식 이삭 일곱 개를 먹는다.

이삭 한 개에서는 밀 일곱 자루가 나온다.

이것의 총량은 얼마일까?"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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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자 <몸, 내 안의 우주>의 저자인 남궁인은 책에 파묻혀 지냈던 자신이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저자는 자신의 머리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었던, 낯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 책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가 바로 그런 이야기였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시작해서인지, 아니면 이 책이 마술을 부리는 건지 이상하게 수학이 조금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받았을 때 재미삼아 수학 문제를 푼다는 사람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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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경력이 늘어나면서 하나둘 내려놓는 기술이 쌓인다. 이 책을 읽기 전, 언젠가는 아이들이 '그림으로 과학하기' 시리즈를 모두 읽고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길 바라는 욕심이 컸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의 홍보 문구 중 한 부분이 떠오르며 그런 욕심이 수그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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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는 수학을 동경하는, 수학과 친해지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초등 수학을 마무리하고 대수와 기하 중심의 중등 수학을 대비하려 하는 초등학생부터,

본격적인 수능 대비 전에 수학 개념을 다잡고 가려는 중고등학생,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

과거에 수학을 좋아했지만 오랫동안 돌아보지 않아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은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고 직관적인 표현,

베이킹이나 퍼즐처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로 대수학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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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책은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만나도 참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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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십 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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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함'만큼 십대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말이 또 있을까. 보들보들 부들부들하기만 하던 꼬맹이들이 언제 이만큼 커서 "내가 알아서 한다고!"를 시전하는지. 고슴도치같은 그들과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 서로의 가시에 찔리지 않을만한 거리를 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증상에 맞는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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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을 봐. 소년은 단순히 재미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한 게 아닐지 몰라. 외딴 곳에서 혼자 일하며 느꼈던 소외감을 거짓말로 드러낸 걸지도 모르지. 소속집단을 갖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돌아보는 일도 중요해.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 말이야.

까칠한 십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 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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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양치기 소년은 그저 남을 속이는, 그것도 자신을 믿어주고 또 믿어준 사람을 속이는 나쁜 사람으로 생각해 왔다. 한 번도 그 소년이 '왜' 사람들을 산으로 불러 모았는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거짓말을 해서 신뢰를 잃고, 관계가 무너지면 진짜 도움이 필요할 때 낭패를 당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떠나가 '혼자'가 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 왔다.

17년 동안 학교를 지키며 진로, 성적, 교우 관계 등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학생들의 구겨진 일상을 펴주는 다리미 역할을 자처하는 권희린 선생님의 <까칠한 십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을 읽고 나니 그 '소년'은 무척 외로웠던 것 같다. 많이 무서웠고, 누군가에게 자신이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것 같다. 참고 기다리고, 버티고 기다리고, 스스로를 달래며 기다리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거라면, 세상이 소년을 거짓말하게 만든 거라면,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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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사람이 양치기 소년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거짓말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상이 '까칠한 십대'일 경우 약간의 여유를 베풀어줄 필요가 있다. 그 시절의 우리를 돌이켜 보면 한 발 물러서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우리 역시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생각이나 마음 때문에 힘들다고 무책임하게 현실에서 로그아웃하지 않을 수 있도록,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단단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절실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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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학교 가기 싫은 날일수록 조금 더 단단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희들의 마음을 토닥토닥 해줄 수 있는 게 책이라면 너희들 말마따나 '개이득'이고.

까칠한 십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 13쪽

<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는 제 9회 문학동네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었다. 작년에 아이들 학교 도서관을 오가며 이 책이 자주 대출되는 것을 눈여겨 보았었다. 그러다 어느날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이렇게 인기가 좋은가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그날 저녁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흥미롭고 반가운 책이었다.

살면서 누구나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이럴 때 쓸 수 있는 마법같은 말을 소개한다.

'아니면 말고.'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내뱉고 나면 왠지 정신이 무장되는 것 같다. 체리새우가 이제까지 자신을 지켜주었던 껍질을 벗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처럼. 인생은 짧다. 굳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면서 자존감을 갉아먹는 사람들에게 휩쓸리지 말자.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괜한 힘 쓰지도 말자. 그래야 우리 모두 각자 인생에 들러리가 아닌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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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에서 블로그에 비밀 일기를 쓰며 자신의 마음을 쏟아내는 다현이를 보며 <들키고 싶은 비밀>이라는 책 제목이 생각났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비밀을 꽁꽁 감추고 있는 일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니 한 까칠했던 과거의 우리를 생각하며 인생 후배인 아이들에게 알맞은 처방을 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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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고민에 빠져서 허우적대지 말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거나

가볍게 산책하면서

저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괜찮아. 너무 애쓰지 마. 잘 될 거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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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크리브의 아포칼립스도감 ㅣ 쥬크리브의 도감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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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내란, 전쟁, 바이러스 등의 난리통을 지켜보면 인류 멸망은 정해진 수순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생존자'는 존재했다. <쥬크리브의 아포칼립스도감>은 좀비의 습격, 외계인의 침공, 바이러스의 창궐 등과 같이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다. 평소 그쪽으로 관심이 있다면 한동안 손에서 놓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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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좀비가 다가오고 있다면? 그럴 땐 다른 방법이 없죠. 일단은 도망쳐야 해요. 대부분의 좀비는 느리고, 머리가 좋지 않거든요. 단순한 장애물을 넘지도 못하고, 계단을 올라가지도 못해요. 문을 열 줄도 모르죠.

쥬크리브의 아포칼립스도감,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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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다행이다. 그 기괴한 몰골에 높은 지능까지 갖췄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좀비는 쥐는 힘이 무척 세고, 소리에 아주 민감하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애들의 말에 의하면 좀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방귀 참는 연습을 해야 한단다. 초등생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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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에게 물리면 흡혈귀가 된다. 좀비에게 물리거나 조금 긁히기만 해도 좀비가 된다. 나도 좀비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는 '설마'하는 상황을 '혹시'로 바꾸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 그럼 일단 좀비가 나타났다 치고 살아날 방법을 강구해보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좀비에게 들키지 않을 은신처를 찾는 일이다. 좀비는 문고리를 돌리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일을 할 수 없으므로 문을 걸어잠그거나 위로 올라갈 경우 조금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있다. 밤에도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확실한 목적이 없다면 외부로 나가는 것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적당한 은신처를 구했다면 물과 식량, 그리고 비상약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혼자 버틸 것인지 동료와 함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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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정보는 반드시 토의하고, 기록해 두자.

모든 정보는 생존에 영향을 준다. 좀비의 이동 경로, 출몰 시간,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얼마나 예민한지 등등을 빠짐없이 적어 놓자.

쥬크리브의 아포칼립스도감,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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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좀비와 마주쳐 약간의 신체 접촉만 해도 좀비로 변하기 때문에 좀비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때문에 생존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돌아가는 상황을 잘 관찰하여 지금의 은신처가 언제까지 유효할지 결정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체력과 위생 관리다.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잘 먹고, 잘 잘 수는 없겠지만 건강해야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살아남은 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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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진지해졌다. 쥬크리브 시리즈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책 속에 빠져들어 그 세계를 믿게 되곤 한다. 마흔 넘은 여자인 나도 이런데 야생동물 같은 우리 애들은 오죽할까. 곧 좀비들이, 아니 사랑하는 나의 두 아들이 올 시간이다. 은신처를 찾아 숨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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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인생수업 - 흔들릴 때마다 꺼내 읽는 마음의 한 줄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25
홍자성 지음, 정영훈 엮음, 박승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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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어느 나무 의사의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흔들림이 기본 값이다.'

흔들리지 않으려 버티느라 만신창이가 되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나를 알아차리고 그 속에서도 삶의 방향을 놓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이다. 또 뿌리채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채근담> 같은 고전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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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수상록>이라고도 불리는 <채근담>은 수백년 동안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널리 읽혀온 것을 넘어, 20세기 초부터는 서구 사회에도 소개되었다. 영어를 비롯한 여러 유럽어로 번역되면서, 동양의 고전적 수양철학과 명상적 사유에 관심을 가진 서구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최근 단순하고 절제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흐름과도 맞닿아 있으며, 명상이나 자기성찰의 문구로 활용되며 서구의 삶과 정신문화 속에서도 조용한 영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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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안 되니,

마음이 비어 있어야 의리가 와서 머뭅니다.

마음은 채우지 않으면 안 되니,

마음이 채워져 있어야 물욕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채근담 인생수업,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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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일은 각자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전제로 내 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요지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질 수도 없는 마음이란 대체 무엇일까.

마음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같은 일을 겪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 타격의 정도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어떤 이는 스스로 저 밑바닥까지 가라앉아 주저앉아 버리고 말지만, 누군가는 박차고 뛰어올라 더 높은 곳에 오르기도 한다. <채근담>은 후자의 경우를 위해서 마음의 공간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필요한 것을 채우려면 빈 공간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쓸데없는 것을 채우지 않으려면 빈 공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미니멀리즘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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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을 높이 여기십시오. 물러서는 발걸음이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의 기반이 됩니다. 남을 대할 때 조금이라도 너그럽게 대하는 것이 곧 복이 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이 실제로는 자신을 이롭게 하는 근본이 됩니다.

채근담 인생수업,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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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경우 나는 몇 걸음 앞을 보며 가는 편이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불안과 강박이 원인일 것이다. 나 혼자면 어떻게든 견뎌보겠는데 아이들이 할 일을 쌓아두고 천하태평한 모습을 보면 화가 솟구친다. 그럴 때 나를 다스리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일단 눈을 감고 입을 닫는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한 뒤 속으로 이렇게 되뇌인다.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살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누구 못지 않게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왔다. 한 번씩 엄마로서, 딸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나 자신으로서의 균형이 맞지 않아 어지러운 날에는 지난 날 내가 허비한 시간을 끌어다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를 해 본다. 그래도 아깝게 흘려보낸 시간들 덕분에 지금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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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 정영훈의 말처럼 <채근담>의 가장 큰 장점은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문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로 읽기보다는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외우는 문장이 아니라 살아가는 언어가 되는 글이기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도록 사랑받는 비결일 것이다. 한 권의 책, 한 줄의 문장으로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므로 좋은 글과 더욱 가까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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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가는 진짜 공부 - 교사 부모 12인의 공부 리부트
전국교사작가협회 책쓰샘 지음 / 알파에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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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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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교육, 멀리 보는 교육 이상을 꿈꾸는 교사 작가 공동체인 전국교사작가협회 책쓰샘 소속 선생님들이 부모로서, 교사로서 실전 공부 비법 노하우를 대방출했다. 진짜 이렇게까지 다 말해준다고 싶을 정도로 숨김없이 나눠주셔서 그저 따라하기만 해도 '평생 가는 진짜 공부'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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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 과학 기술이 발달할수록 공부를 왜 해야 하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피해갈 수 없게 되었다. 쉽게 생각하면 버튼 몇 개만으로 많은 것이 해결되는 세상에 굳이 시간을 들여 같은 내용을 공부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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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에 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첫째, AI라는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좋은 질문은 단순한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역사에 대해 알려주세요.'라고 묻기보다 '발해가 멸망한 과정과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요?'처럼 목적을 분명히 하고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AI가 쏟아내는 정보 속에서 나만의 시선을 갖고 탐구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발휘해 진짜 필요한 정보를 구별해야 한다. 정답을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질문을 검토하고 답변을 비판적으로 판단하여 재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AI와 공존하는 시대일수록 인간만의 윤리 의식과 상호 협력, 그리고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넘어서, '왜' 사용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공부의 목적은 '방대한 지식을 잘 외워 문제를 빨리, 많이 푸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닌 '문제를 발견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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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엔 아이가 있어야 해요. 그 아이의 옆에 조급함이 아닌 응원으로 함께해 주세요. 아이가 힘들어할 때는 따뜻한 격려를, 성취했을 때는 진심어린 축하를, 실패했을 때는 든든한 위로를 건네주세요.

평생 가는 진짜 공부,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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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엄마표가 대세였다. 스스로 나서서 공부하고 싶어요하는 아이는 없으므로 아이의 성과는 곧 엄마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엄마가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엄마표 공부에서 아이표 공부로 넘겨주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 과정을 넘기는데 플래너 쓰기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시간을 어떻게 나눠서 쓸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처음부터 하루 일정을 시간 단위, 분 단위로 너무 빡빡하게 세우기보다 할 수 있겠다 싶을만큼 간단하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지금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와 실천을 연습중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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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로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어요. '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순간이거든요. 잘 정리된 노트를 눈으로 훑어보는 건 이미 정답이 쓰인 시험지를 보는 것과 같아요.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막상 시험지를 가리고 다시 풀어보라고 하면 막막해지는 거죠.

평생 가는 진짜 공부,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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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진짜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구별하는 과정이다. 준비물은 백지 한 장과 필기도구다. 당연히 초등학생에게 텅 비어 있는 종이 한 장을 내밀고 네가 아는 것을 써 봐라하면 그 막막함에 알던 것도 잘 생각이 안 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난이도와 시간 등의 상황에 따라 그날그날 미리 확인할 분량을 정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수동적으로 읽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저장하기 위해 능동적인 독서와 공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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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백지 노트에 적응하기까지 공부한 내용에 나오는 핵심 단어나 질문 몇 가지로 물길을 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백지 노트를 쓴 후 틀린 내용이나 어려운 어휘,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쓰려고 노력한 부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 스스로도 진짜 공부다운 공부를 했다는 생각에 뿌듯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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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중에 5일 정도 아이가 달라지는 날이 있다. 무언가 오래 의문스럽던 것을 이해하고 반짝이는 눈빛, 자신의 놀라운 아이디어에 흥분하고 설레서 말하는 목소리, 문제 하나를 붙들고 오늘은 꼭 해결하고야 말겠다고 끈질기게 고민하는 모습. 어쩌면 진짜 공부를 하는 그 5일 동안 아이는 1년 치의 성장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방황하는 360일 동안 도를 닦으며 지켜봐 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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