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다행이다. 그 기괴한 몰골에 높은 지능까지 갖췄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좀비는 쥐는 힘이 무척 세고, 소리에 아주 민감하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애들의 말에 의하면 좀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방귀 참는 연습을 해야 한단다. 초등생들이란.
흡혈귀에게 물리면 흡혈귀가 된다. 좀비에게 물리거나 조금 긁히기만 해도 좀비가 된다. 나도 좀비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는 '설마'하는 상황을 '혹시'로 바꾸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자, 그럼 일단 좀비가 나타났다 치고 살아날 방법을 강구해보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좀비에게 들키지 않을 은신처를 찾는 일이다. 좀비는 문고리를 돌리거나 계단을 올라가는 일을 할 수 없으므로 문을 걸어잠그거나 위로 올라갈 경우 조금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있다. 밤에도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확실한 목적이 없다면 외부로 나가는 것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적당한 은신처를 구했다면 물과 식량, 그리고 비상약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혼자 버틸 것인지 동료와 함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배신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