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 대수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수학 개념 ㅣ 그림으로 과학하기
케이티 스텍클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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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황당한 책 제목이 또 있었던가. '태어난 김에'라니. 수학 공부를? 한참을 책 표지와 눈싸움을 하다 내가 먼저 꼬리를 내렸다. 까짓것, 못할 것도 없지. 어디 한 번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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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는 '설마, 나 수학 좋아하나?'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림과 함께 이어지는 설명과 예시가 흥미롭다 못해 재미있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연산이 나오자 나도 모르게 두 눈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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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의 순서

덧셈과 곱셈 같은 연산을 결합할 때는 수식의 의미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떤 계산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어 헷갈리게 되니까요. 하지만 헷갈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35쪽

아이는 지난 2년 동안 1 더하기 1부터 시작해서 덧셈, 뺄셈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대망의 구구단과 조우해 곱셈, 나눗셈이라는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뻗어나갔다. 하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이 있었다. 연산에는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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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의 답을 구할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순서로 계산한다. 하지만 사이에 곱셈이나 나눗셈, 혹은 괄호가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힘이 센 것은 괄호다. 괄호 안에 어떤 연산이 있든 그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곱셈과 나눗셈, 그리고 덧셈과 뺄셈을 왼쪽부터 차례로 계산한다. 이 중요한 개념을 연습하기 위한 단골 문제가 있다. 바로 '다음 풀이 과정 중 잘못된 부분을 찾아 바르게 고치시오.'하는 문제다. 잘못된 풀이에서는 복합 연산의 계산 순서가 잘못되었거나 괄호 안의 연산을 먼저 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나 역시 그랬던 것처럼 첫째에 이어 둘째 아이도 왜 처음부터 차례로 계산하지 않는 거냐고, 마치 이해되지 않으면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었다. 아이들과 수학 공부를 하며 종종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수학은 약속의 학문이라는 것이다. 신호등을 예로 들어 보자. 신호등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 멈추고,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 건넌다. 이것은 사회적 약속이다. 하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는 이제부터 초록색에서 멈추고, 빨간색에서는 건너갈 거야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어떤 수학적 약속이 있는지 알아본 후 그것을 기본으로 새로운 약속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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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모두 사람이 기초적인 수 세시와 연산 이상을 넘어서 수학을 공부하게 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수학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고,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식 너머를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또다시 수학의 새로운 분야가 발달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130쪽

처음의 수학은 기르는 양 떼의 수나 남은 식량의 양, 계절의 변화를 파악하는 등 실용적인 필요성에서 시작했다. 오래된 증거 중 하나로 약 4만 4000년 전에 남아프리카에 살았던 개코원숭이의 정강이뼈인 레봄보 뼈가 있다. 한 쪽에 29개의 표시가 되어 있는데 달의 주기 혹은 월경 주기를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같은 유물을 통해 수학 개념이 정립되기 전 인간이 수를 세고 측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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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수학은 필요에 의해 발달했다. 예를 들면 물건을 사고 팔거나 밭에 물을 주거나 땅의 넓이에 따라 세금을 매기려면 도형의 면적을 계산하거나 용기의 부피를 알아야 했다. 이에 따라 도형과 길이, 부피, 표면적 등을 연구하는 측정법이 발달했다.

천문학도 수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학문이다. 별을 관측하고 움직임을 예측하여 지구의 움직임을 이해하니 해시계나 시계 같은 정교한 시간 측정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정확한 시간은 항해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 GPS도 없던 시절 범선을 타고 대양에서 수천 킬로미터를 항해하며 세계 지도를 그려나갈 때 태양과 별은 나침반 역할을 했다. 그때의 항해사가 수학을 기반으로 한 현대의 항해술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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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일부 수학은 인간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발전해 나갔다. 세계 곳곳에서 퍼즐과 수학적 장난감이 많이 발견되었는데 기원전 1850년 경 이집트 서적인 린드 파피루스에는 다음과 같은 퍼즐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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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일곱 채에 고양이 일곱 마리가 있다.

한 마리는 쥐 일곱 마리를 죽인다.

쥐 한 마리는 곡식 이삭 일곱 개를 먹는다.

이삭 한 개에서는 밀 일곱 자루가 나온다.

이것의 총량은 얼마일까?"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 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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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이자 <몸, 내 안의 우주>의 저자인 남궁인은 책에 파묻혀 지냈던 자신이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저자는 자신의 머리가 '다른 방식'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주었던, 낯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나에게는 이 책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가 바로 그런 이야기였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시작해서인지, 아니면 이 책이 마술을 부리는 건지 이상하게 수학이 조금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스트레스 받았을 때 재미삼아 수학 문제를 푼다는 사람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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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경력이 늘어나면서 하나둘 내려놓는 기술이 쌓인다. 이 책을 읽기 전, 언젠가는 아이들이 '그림으로 과학하기' 시리즈를 모두 읽고 수학과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길 바라는 욕심이 컸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의 홍보 문구 중 한 부분이 떠오르며 그런 욕심이 수그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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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대수』는 수학을 동경하는, 수학과 친해지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초등 수학을 마무리하고 대수와 기하 중심의 중등 수학을 대비하려 하는 초등학생부터,

본격적인 수능 대비 전에 수학 개념을 다잡고 가려는 중고등학생,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수험생,

과거에 수학을 좋아했지만 오랫동안 돌아보지 않아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은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고 직관적인 표현,

베이킹이나 퍼즐처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로 대수학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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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 책은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만나도 참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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