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 : 모아나 Moana - 국내 유일 전체 대본 수록! ㅣ Disney·Pixar Best Collection 시리즈
강윤혜 해설 / 길벗이지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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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Moana of Motun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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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려고 시도해 봤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더빙으로, 둘째 아이가 한글 자막을 제 시간에 읽게 된 후부터는 오리지널로 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흥미로워했고, <해리포터>는 눈 감고 귀 막으며 봤다. <나니아 연대기>를 보는 동안은 옆에 애들이 없는 줄 알았다. <모아나> 볼 때처럼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같았다.

<모아나>는 제 89회 아카데미상과 제 74회 골든 글로브상 모두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과 최우수 주제가상의 강력한 후보였을 정도로 작품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명작이다. 폴리네시아 신화를 바탕으로 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백인이 아닌 흑인 여자 아이 '모아나'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한 이끌림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삶의 터전을 지켜낸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마우이'는 인간에게 불을 전하고 제멋대로 날뛰는 해를 붙잡아 오늘처럼 천천히 돌게 했다는 폴리네시아 신화 속 영웅에게서 영감을 받은 인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만큼 강해 보이지만 어릴 때 버려졌다는 상처를 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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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모아나>를 여러 번 봤는데 그중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단연 반인반수인 마우이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둘째 아이는 매번 참지 못하고 일어나 마우이와 함께 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부른다. 마우이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만큼 우렁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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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I OPEN YOUR EYES

LET'S BEGIN

YES, IT'S REALLY ME, IT'S MAUI, BREATHE IT IN.

I KNOW IT'S A LOT.

THE HAIR, THE BOD

WHEN YOU'RE STARTING AT A DEMI-GOD.

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 - 모아나,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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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출판사에서 나온 <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모아나>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체 대본에 실려있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진정한 팬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만 보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더빙으로 한 번, 오리지널로 두 번 봤는데 또 보라고 해도 감사해할 것 같다. 왜냐하면 <모아나>는 영어 학습에 최적화된 재료이기 때문이다. 슬랭이나 욕설, 의학이나 법정 영화같이 특정 분야의 어려운 표현이 아닌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말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영화를 보면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 "내가 진짜 자주 쓰는 말이네."하는 대사를 적기도 했다. 그러고 가장 오래 생활하는 공간인 주방에 붙여 놓고 노래를 흥얼거리듯 반복해서 말하는 연습을 했다. 그랬더니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연습했던 말이 쏟아져 나왔다. 하니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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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NA THE LINE WHERE THE SKY MEETS THE SEA

IT CALLS ME

AND NO ONE KNOWS

HOW FAR IT GOES

IF THE WIND IN MY SAIL ON THE SEA

STAYS BEHIND ME

ONE DAY I'LL KNOW

HOW FAR I'LL GO-

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모아나, 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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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여정 끝에 테카를 만난 모아나는 이렇게 노래한다.

"You know who you are."

괴물이 된 테카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자 운명을 받아들여 인생의 항해를 이어나갈 자신에게 하는 응원의 말이다. 어쩌면 이 한 마디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모아나>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다른 사람을 신경쓰느라 뒤로 미뤄둔 나 자신을 찾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는 그 용맹함은 신화나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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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베스트 컬렉션-모아나>는 왼쪽에는 영어로, 오른쪽에는 한글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원서 읽기'라는 부담이 훨씬 덜하다. 거기에 전체 스크립트를 녹음한 오디오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필요한 부분은 얼마든지 반복 재생하며 연습할 수 있어 좋다. 하루에 한 챕터씩만 들어보자 했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너무 재미있어서 두 개, 세 개 들으며 읽게 된다. 괜찮다. 금방 다 들으면 또 읽고 또 듣고 하면 되니까. 이 기회에 주제곡 외워 부르기에 도전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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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을 이기는 내 아이 탐구력 로드맵 - 입학사정관 엄마가 알려주는 남다른 아이들의 진짜 경쟁력
김신애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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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이 들어간 책을 굳이 찾아 읽지 않는다. 나까지 끼고 싶지 않아서다. <대치동을 이기는 내 아이 탐구력 로드맵>을 선택한 건 온전히 '탐구력' 덕분이었다. 저자가 입학사정관 경력을 가진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는 것도 구미가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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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3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2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여 주십시오.

('선정 이유'는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기술)

대치동을 이기는 내 아이 탐구력 로드맵,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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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시 전형은 대한민국 수시 학종 전형의 근간이다. 서울대 학종은 '종합역량평가'라는 개념을 통해 단순히 학생부에 적힌 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담겨 있는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고자 한다. 그에 따른 세 가지 기둥은 '종합사고역량, 창의탐구역량, 공동체역량'이다. 다른 서울 상위권 대학들도 유사한 평가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창의탐구역량'에서 그들과 차별화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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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력이란 지적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주어진 지식을 다른 지식과 연계,확장하고 스스로 탐구 방법을 수립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다. 서울대가 학생들의 탐구력을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자칭 '독서를 사랑하는 대학'인 서울대는 자기소개서 외에 추가로 요구하는 문항이 있다. 다름 아닌 독후감이다.

단순한 내용 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다. '서울대 합격자가 읽은 도서 리스트'도 답이 아니다. 독서라는 능동적 활동에 자신의 경험과 사고를 더한 '나만의 인생책'을 만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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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기에 자기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엄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아직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기에 부족한 상태인 초등학교 아이들은 스스로를 평가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엄마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해 두는 것으로 자기 이해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대치동을 이기는 내 아이 탐구력 로드맵,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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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초등학교 5,6학년을 가리켜 진로 역량의 기초가 되는 시기라 말했다. 아직도 샤워하고 나와 엉덩이춤을 추는 첫째 아이와 진로는 영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어려서부터 진로 탐색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위가 생길 것은 뻔한 일이다. 문제는 사춘기 초입에 들어선 아이는 부모의 도움을 원하지 않을 뿐더러 적극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은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보다 "넌 무얼 하는 것을 좋아하니?" 같은 질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수록 진로 탐색의 첫 발을 내딛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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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학은 학종을 통해 학생들의 차별점을 찾고자 한다. 그 차별점은 바로 아이 각각이 가진 특성에서 시작된다. 아이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은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난관에서 보다 나다운 선택을 하게 돕는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속이지만 탐구력이라는 횃불을 들고 헤쳐나간다면 머지않아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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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알고 있다. 아이는 기억하지 못하는 그날들을. 내 아이는 이런 부분이 좀 약하구나. 얘는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이건 손쉽게 해내는구나. 얼마 전 이런 생각을 했다. 초등 시기의 아이들에게, 어쩌면 중등에서도 '스스로'란 없다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엄마의 능력이라고. 오늘도 '엄마'는 내 아이를 탐구하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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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2 - 침투와 공략, 세균과 바이러스의 하루 ㅣ 공부는 크크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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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3초 이내로 줍는다면 먹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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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정답은 '전혀 괜찮지 않다'이다. 세균 오염 속도와 양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의 종류와 그에 따른 수분 함량, 바닥 표면의 상태, 접촉 시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확실한 것은 3초든 1초든 무언가 바닥에 닿는 순간 세균은 옮겨붙기 시작한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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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세균과 바이러스를 다룬다. 자세히 들어가 보면 각각 다양한 형태와 특징,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점 등에 대해 흥미롭게 전한다. 예를 들면 세균과 바이러스가 화자가 되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식이다.

알고 보면 세균과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해서 증식하는 것은 '생존'의 과정이다. 또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우리 몸에 이롭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세균도 여럿 있다. 이를 정상균무리라고 하는데 우리 몸의 피부, 호흡기, 소화기, 생식기, 점막 등에 정착해서 살아간다. 이들은 우리 몸 안에서 비타민 합성, 소화 과정 참여, 장의 세포 구조 유지, 감염병 방어 작용 등의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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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 세균이 생물을 감염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아?!

서른여섯 살인 네가 열다섯 살 어린 꽃미남 아이돌과 결혼할 확률만큼이나 세균 감염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2,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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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세균의 시선에서 사람의 몸은 좀체 함락되지 않는 요새와 같다. 그런데 감염을 넘어 병까지 일으켰다면 그 세균은 슈퍼히어로인 셈이다. 왜냐하면 감염은 침입, 부착, 집락화, 침습, 그리고 증식 총 다섯 단계를 거치는데 이 중 하나라도 실패하면 감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세균이 어떤 생물을 감염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일이다.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먼저 포식 작용의 무력화다. 세균이 우리 몸에 침입하면 대식 세포와 호중구 같은 면역 세포가 반응하여 포식 작용을 시작한다. 이때 세균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면역 세포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거나 면역 세포에게 잡아먹힌 뒤에도 소화되지 않고 버틴다.

다음으로 항체를 무력화한다. 애초에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만들어진 항체가 작용하더라도 기능하지 않도록 만든다. 마지막으로 세포의 몸 속에서 성장하며 면역 반응으로부터 격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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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결과를 통해 '여과 장치를 통과할 만큼 엄청나게 작은 세균'이나 '모종의 독'이 원인일 거라 판단했어. 결국에는 독이라는 의견이 주류가 되어 라틴어로 독을 의미하는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게 됐고 말이야.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2,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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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담배 모자이크 병을 통해 발견됐다. 담배 모자이크 병에 걸린 잎을 갈아서 세균이 통과할 수 없는 여과 장치에 거른 후, 걸러진 즙과 걸러지지 않은 즙을 멀쩡한 잎에 발라보는 실험을 진행했더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이상하게 걸러진 즙을 바른 담배잎이 병에 걸린 것이다. 이를 통해 세균보다 작은 무언가가 담배 모자이크 병을 유발했다고 추측했고, 후에 전자 현미경이 발명되어 바이러스의 실체를 관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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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악몽은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 있다. 사람이 걸리는 감기의 약 10~15% 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데, 코로나 19, 메르스, 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숙주역이라고 한다. 숙주역이 넓어지고, 조직 친화성이 좋아져 변이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바이러스는 외피의 유무에 따라 분류된다. 바이러스의 외피는 지방과 비슷한 물질로 만들어져 있어 비누나 알코올에 잘 녹는다. 코로나 19도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다. 때문에 반드시 비누를 사용하거나 알코올 성분의 손소독제를 사용해야만 감염 방지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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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생물은 뭘까?

공룡? 사자? 호랑이? 상어? 고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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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멸종된 공룡은 최강자가 아니다. 사람의 총 앞에서는 한낱 고양이일 뿐인 맹수도 아니고, 어리석게 최강자라고 믿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별보다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고, 극지방과 화산 속, 심지어는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도 살아가는 생존력을 자랑하는 세균이야말로 최강의 생물이다.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거나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는 세균. 때로 죽음에 이르게 만들기도 하는 세균.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는 그런 세균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적이 되든 동지가 되든 상대를 아는 게 먼저다.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자.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도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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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메이트 ㅣ 가나 뿌리 책장 1
박지숙 지음, 양양 그림 / 가나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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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처음 체스 경기를 구경했을 때, '이거 장기잖아?'하고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체스와 장기는 뿌리가 같다. 

  체스의 역사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었다. 차투랑가라는 보드게임이 시초인데 코끼리를 탄 병사, 이륜 전차를 끄는 기마병, 보병을 상징하는 기물로 벌이는 일종의 전쟁놀이다. 이 놀이가 이슬람 제국에서 샤트란지라는 게임으로 바뀌었다가 동양으로 전파되면서 장기가, 유럽에서는 체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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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체스는 세계 곳곳에서 남녀노소가 즐기는 놀이가 되었지만, 처음 얼마동안은 귀족이나 왕족만 즐길 수 있었다. 주로 왕자들에게 전쟁에서 이기는 전술이나 통치술을 가르치는 데 사용됐다. 여러 기물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이동하면서 상대방의 왕을 꼼짝 못하게 만들면 '체크메이트'하고 외친다. 장기에서 '장군이오.'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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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바로잡는 게 이토록 힘들 줄이야. 한순간의 충동이 악수가 될 줄은 몰랐다. 체스판의 보이지 않는 수처럼 답답했다. 

'이럴 때 누군가 다음 수를 알려 줬으면 좋겠어....'

체크메이트,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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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주는 이른바 체스 신동이다. 체스를 시작한 지 반 년 만에 전국 어린이 체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선 동주는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참가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으며 체스 우승자로서 행복한 순간을 맘껏 즐기던 동주 앞에 여자부 우승자인 야스민이 나타났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스카프처럼 생긴 히잡을 쓴 야스민을 눈여겨봤던 동주는 고작 몇 명밖에 안 되는 여자부에서 우승을 했다고 의기양양한 야스민이 가소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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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실력이 부족한 건지 간절함이 모자란 것인지 동주는 야스만에게 연거푸 패하고 만다. 자존심이 상한 동주는 세계 어린이 체스 대회에 나가기 위해 체스 협회에서도 눈독 들이는 기대주 야스민을 꺾겠노라 굳게 다짐한다. 

 하늘은 야스민의 편인 걸까. 다 이겼다고 콧노래를 불렀던 게임에서마저 야스민의 역공으로 지고 나니 기가 막혔다. 체스를 배운지 한 달밖에 안 된 야스만에게 비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 동주는 얼떨결에 야스민의 책, <위대한 마법의 체스>를 훔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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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아직은 체크메이트가 아냐! 끈질기게 묘수를 찾는 거야. 돌파구를 찾으면 새로운 판을 짤 수 있어."

기물의 행보는 의미 없는 수가 없다. 지금은 허튼 행보 같아도 든든한 미래의 발판이 될 거야. 

체크메이트,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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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 보니 야스민네 가족은 시리아 사람이었다. 동주가 태어나기 전 시리아에 전쟁이 났는데,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야스민의 부모는 고국을 떠나 난민이 되었다. 이후 부부는 한국에 머물면서 야스민을 낳았지만 가족 중 누구도 한국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야스민 같은 아이들을 '미등록 이주 아동'이나 '존재하지만 없는 아이', 또는 '그림자 아이'라고도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 동주는 혼란스러웠다. 월등한 실력을 갖춘 야스민이 세계 체스 대회에 나갈 수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데, 말짱히 살아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니. 그럼 야스민이 유령이라도 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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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민만 아니었으면 하고 바랐던 동주가 달라졌다. 고려인 4세인 그랜드 마스터 박세르게이가 내 준 '마음 복기' 숙제가 큰 도움이 됐다. 체스 경기를 복기하듯 평정심을 갖고 객관적으로 옳고 그름을 헤아려 보았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보자 처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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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맘대로 체스를 그만둘 수 없어. 내가 반드시 너를 이겨야 하니까. 

난 한 번도 못 이겼는데 너라면 억울하겠니, 안 억울하겠니?

내가 영원한 패배자로 남는데 너라면 분해서 잠잘 수 있겠어, 엉?

체크메이트,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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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야스민은 체스의 꿈을 포기하려 한다. 이에 동주는 자신의 주특기이자 전설의 체스 전략을 '약 올리기' 비법을 쓴다. 체스는 혼자 할 수 없으니까. 흑과 백이 어우러져야만 멋진 경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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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의 목적은 승리다. 독서의 목적 중 하나는 무언가를 얻는 것이다. 

 '체스'를 노리고 읽었는데, '메이트'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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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 기하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수학 개념 ㅣ 그림으로 과학하기
샘 하트번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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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만나본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 대수>는 그래도 어디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었다. 그런데 학창 시절 도형 단원이 나올 때마다 골머리를 앓았던 자로서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 : 기하>는 첫 장을 넘기는 데까지 굉장한 도전 정신이 필요했다. 까짓것 뭐, 일단 시작해 보는 거야. 태어난 김에 시작하는 수학 공부, 죽기 전에는 끝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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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세 개인 다각형은 삼각형입니다. 삼각형은 안정적이고 튼튼하기 때문에 건축과 건설 분야에서 유용합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공부 : 기하,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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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삼각형 하면 세 변의 길이와 세 각의 크기가 같은 정삼각형을 떠올린다. 하지만 두 변의 길이가 같고, 두 각의 크기가 같은 이등변 삼각형, 한 각이 직각이고 다른 두 각은 예각인 직각 삼각형, 그리고 세 변의 길이가 모두 다른 부등변 삼각형도 있다.

삼각형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피타고라스 정리'다. 이 유명한 정리를 고대 이집트인과 바빌로니아인 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에서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피타고라스가 태어나기 한참 전이었는데 말이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삼각형의 가장 긴 변과 다른 두 변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즉 직각을 이루는 두 변의 제곱의 합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이걸 배우면서 앞으로 사는 동안 이걸 어디다 써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며 회의를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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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우려와 달리 피타고라스 정리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예를 들면 지도에서 두 지점 간 직선 거리를 재거나, 드론이나 로봇의 이동 거리를 잴 때, 그리고 공사 현장에서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또 농구나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 사이의 거리 계산이나 전략 수집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피타고라스 정리는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걸쳐 정확성과 호율성을 높여주는 훌륭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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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심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삼각형의 중심은 삼각형 안에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삼각형의 중심은 우리가 으레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꼭 삼각형 가운데 어디쯤 있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태어난 김에 수학공부 : 기하,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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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많이 어렸을 때, 삼각형이 가장 안정적인 도형이라는 말을 듣고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삼각 관계'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힘의 불균형으로 이토록 불안하게 흔들리는 삼각형이 어떻게 가장 안정적이라는 건지. 그러다 점점 나이가 들고, 삼각형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인간 관계를 경험하고 보니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삼각형의 안정성은 바로 힘의 분산에서 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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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의 중심과 달리 삼각형에는 세 가지의 중심점이 있다. 무게중심과 내심, 그리고 외심이 그것이다.

삼각형의 중심 중 가장 실용적인 무게중심은 삼각형의 무게가 고르게 퍼져 있으면 그 점을 중심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균형점이라고도 불린다. 삼각형 각 변을 이등분하는 점을 찾은 뒤 그 점에서 반대쪽 꼭짓점으로 선을 긋는다. 그 세 선이 만나는 한 점이 바로 무게중심이다.

삼각형의 내심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세 각을 이등분하는 선분을 그려야 한다. 그 세 선은 내심인 한 점에서 만난다. 이 내심은 삼각형에 내접하는 원의 중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삼각형의 외심은 각 변을 수직 이등분하는 선분을 그려 찾을 수 있다. 세 개의 수직이등분선들이 만나는 한 점이 외심인데, 외심은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지나가는 원인 외접원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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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또다른 삼각관계에 빠져 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그리고 나. 신랑은 어쩌다 한 번씩 끼었다 빠졌다한다. 이 삼각 관계는 시시각각 변해서 중심이나 최단 거리를 재기는커녕 한 치 앞을 모르겠다. 어쩔 때는 첫째 아이와 내 거리가 너무 가까워 둘째 아이가 심통이 나기도 하고, 또 어쩔 때는 둘째 아이와 내가 마치 한 몸인 듯 딱 붙어 삼각형의 모양이 무너지기도 한다. 두 아이가 나만 빼고 저희들만의 세상으로 빠져들 때면 혼자 삐죽이 튀어나온 꼭짓점 같은 기분을 느끼고는 한다. 물론 어쩌다 한 번씩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누구도 끼어들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하게 안정적인 정삼각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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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 옛날 바빌로니아의 사람들이 점토판에 새긴 쐐기문자가 떠오른다. 그 안에 담긴 삼각형과 사각형, 원을 비롯한 다양한 도형을 보며 까마득한 과거를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오늘의 이 삼각관계를 추억할 수 있게 '우리만의 기하'를 이용한 흔적을 남겨봐야겠다. 수학 공부하면서 싹 트는 사랑이라니, 태어난 김에 수학 공부해 볼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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