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보려고 시도해 봤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더빙으로, 둘째 아이가 한글 자막을 제 시간에 읽게 된 후부터는 오리지널로 본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흥미로워했고, <해리포터>는 눈 감고 귀 막으며 봤다. <나니아 연대기>를 보는 동안은 옆에 애들이 없는 줄 알았다. <모아나> 볼 때처럼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같았다.
<모아나>는 제 89회 아카데미상과 제 74회 골든 글로브상 모두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과 최우수 주제가상의 강력한 후보였을 정도로 작품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명작이다. 폴리네시아 신화를 바탕으로 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백인이 아닌 흑인 여자 아이 '모아나'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아버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한 이끌림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마침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삶의 터전을 지켜낸다. 그 과정에서 만난 '마우이'는 인간에게 불을 전하고 제멋대로 날뛰는 해를 붙잡아 오늘처럼 천천히 돌게 했다는 폴리네시아 신화 속 영웅에게서 영감을 받은 인물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도 당해낼 수 없을만큼 강해 보이지만 어릴 때 버려졌다는 상처를 안고 산다.
아이들과 <모아나>를 여러 번 봤는데 그중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단연 반인반수인 마우이가 등장하는 부분이다. 둘째 아이는 매번 참지 못하고 일어나 마우이와 함께 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부른다. 마우이처럼 되고 싶다는 열망만큼 우렁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