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성공학
오두환 지음 / 미래세대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평범한 아이로 키울 거라면,

이 책은 절대 읽지 마십시오.

​

청개구리 심보를 건드리는 1장의 제목이다. "절대 읽지 말란다고 내가 읽을 줄 알아?"하는 반항심은 "그래서 평범한 아이와 특별한 아이는 뭐가 다른데?"라는 호기심에 백기를 들었다. 오케이 홀딩스 회장,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국가경제발전진흥원 사무총장, 한국온라인 광고연구소 대표, 한국노벨과학포럼 총괄위원장, 대한의료신문 발행인, 국제혁신영재사관학교 이사장 겸 교장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저자 오두환은 질질 끌지 않는다. 1장에서 내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만들 수 있는 비법을 속시원하게 공개한다.

​

​

​

​

​

​

아이의 달란트를 발견하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할 때 눈빛이 달라지고,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는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런 관찰을 통해 아이가 가진 달란트를 발견하고, 그 달란트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야 합니다.

자녀성공학, 31쪽

​

스스로 선택한, 스스로 성과를 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비법은 '스스로'다. 이 책의 첫 세 장에는 그 말이 열 번 이상 나온다. 결국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해야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고, 꾸준히 해나가 마침내 자신만의 특별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그것까진 알겠다. 아이들 뿐 아니라 나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능률이 훨씬 높으니까. 그럼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

​

이번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은 미술 학원에 다니고 있다. 나는 그림이라고는 고등학교 미술 시간을 끝으로 담 쌓았는데, 신랑은 그 쪽으로 재능이 있다. 먹고 살기 바빴던 시부모님은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고, 신랑 역시 나중에야 내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었네 하는 정도였다.

아이들에게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그렇게 그림을 그렸다. 둘 다 그리고 만드는 걸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또래 애들 대부분 그러려니 했다. 읽고 쓰기가 경쟁력인 시대라 그림은 독후감을 다 쓴 후에 그리라며 다그치던 어느 날 불현듯 깨달았다. 얘들은 글을 쓰기 싫다기보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쉽구나.

요즘은 예체능을 해도 공부가 필수라고 들었다. 공부는커녕 노느라 책 읽는 시간도 점점 줄어드는데 미술이라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글부터 쓰고 그리라고!"하며 실랑이를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좋아서 하는 자를 이길 재간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방학 동안 미술 학원에 다녀보기로 했다. 학교 방과 후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미술 수업도 참여해 봤지만 단기간이라 어수선하고 체계적이지 않아서 뭐가 어떻게 되든 일단 한 번 제대로 배워보자는 심산이었다.

​

​

​

​

​

​

​

칙센트미하이 교슈는 몰입을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완전히 집중해 시간과 공간의 감각이 사라지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몰입 상태에 빠진 사람은 주변 상황을 잊고 자신이 하는 일에 온전히 빠져들며, 그 일 자체에서 큰 만족과 행복을 경험합니다.

자녀성공학, 70쪽

미술 학원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저희 애들한테 한 시간은 너무 짧을 테니 두 타임을 등록해도 되는지 여쭤봤었다. 선생님은 처음이라 힘들어할 수도 있다며 걱정하셨다. 나는 그럴 리 없다고, 두 시간도 짧게 느껴질 거라며 확신했다. 물론 첫 수업이 끝나자마자 선생님도 아이들의 열정을 바로 알아보셨다.

몰입은 그것을 경험해 본 사람에겐 굉장히 설레는 단어다. 무언가에 몰입하다 어느 순간 거기서 빠져나왔는데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고, 잠시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해야 하는 경험은 정말 짜릿하고 뿌듯하다.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지 자문해 보니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방학이면 방학이라고, 학기 중이면 학기 중이라고 시간 단위로 일정표를 짜 놓고 제대로 하는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야단치고 있으니. 이러면서 '특별한 아이'를 둔 부모를 부러워하는 나, 정신 좀 차리자.

​

​

​

​

​

​

아이들은 언제나 '가능한 것'의 가장자리에서, 자신보다 조금 앞선 타인과 함께 성장합니다.

레고 비고츠키

​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귀하고 소중하다. 아이들에게도 너희들 돌보느라 내 시간이 하나도 없다며 먹히지도 않는 생색을 낸다. 하지만 알고 있다. 수 천 마디 말보다 나부터 먼저 잘하면 된다는 것을. 아이들은 늘 엄마를 지켜보며 자란다는 것을.

이 책의 부제는 '최고의 투자는 자녀다'이다. 이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 미래를 위해서도, 오늘을 위해서도.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두 아이.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초등 AI 백과 - AI 시대의 초등 필수 교양 ㅣ 아하, 그렇구나 - 초등 교양 지식 5
스즈키 히데키 감수, 김성훈 옮김 / 서사원주니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내 수준에 딱 맞는 AI 책을 만났다. 작고 얇지만 알차다. 그동안 AI 관련 도서를 몇 권 읽어 봤는데 실제 사용은 왜인지 자꾸 미루게 됐다. 우리 때는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가 각광받던 때여서 그런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영 마뜩잖다. 하지만 '시간의 효용성'을 생각하니 마음이 달라졌다. 뭐든지 내 손으로 다 하다 백발이 되기 전에 그 스마트하다는 AI, 똑똑하게 사용해 보자.

​

​

​

​

​

​

​

​

AI는 요술 램프 같은 거야. 램프를 문지르면, 모든 것이 가능해져!

AI는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면서, 바닷속에서 네가 원하는 보물을 찾아 주지.

AI는 네가 쓴 글을 살펴보고 틀린 부분을 고쳐주거나, 아이디어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줘.

그리고 AI는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어. 너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줄 거야!

초등 AI 백과, 11쪽

​

​

AI가 요술 램프라니. 더구나 성취 가능한 소원의 수가 무한정이라니. 갑자기 AI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두근두근 설렌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장점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AI는 피곤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날 과음을 하지 않고, 밀려오는 걱정에 잠 못 이루지도 않는다. ChatGPT 역시 마찬가지다.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한 번의 질문으로 얻은 답을 기반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 질문해도 지치지 않는다. 평범한 인간은 할 수 없는 일이다.

​

​

​

​

​

​

​

인간의 뇌는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사이의 연결이 강해질수록, 정보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됩니다. 그러면 무언가를 학습하거나 기억하는 일을 잘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학습을 통해 인공 뉴런 사이의 연결이 강화되면 AI의 정답률도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초등 AI 백과, 53쪽

​

​

​

AI도 우리처럼 공부를 한다. AI는 기계 학습과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는데 AI에게 어떤 일을 시키고 싶은지에 따라 그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이렇게 똑똑한 AI가 더욱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AI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오류를 찾아내 수정하려면 우리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

​

​

AI 사용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의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해서 이를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때문에 사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AI가 학습한다면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 개인의 정보가 전 세계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 이름, 연락처, 주소, 이메일주소, 생년월일, ID와 비밀번호, 학교 이름과 학교 관련 정보, 가족의 회사 이름, 가족 구성, 얼굴 사진이나 교복 사진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입력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

​

<초등 AI 백과>에는 반려 동물 이름 짓기, 가족 여행 계획 세우기, 내 마음을 담은 편지 쓰기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만한 예시가 있어 흥미로웠다. 그리고 아무리 생성형 AI가 편리하다고 해도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과 그 위험성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서 초등학생에게 추천하기 좋은 것 같다.

​

​

태어나 기고 앉으면 스마트폰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시대다. AI에 대한 경고도 잘 새겨 미래를 준비하며 모두가 더욱 잘 사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한눈에 펼쳐보는 세계 지도 그림책 ㅣ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최선웅 글.지도, 이병용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한 해 만났던 책 속의 문장들을 통해 많은 위로를 얻었다. 그 중 하나가 '헤맨 만큼 내 땅이다'라는 말이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지금 나는 엄청난 땅부자다.

<한 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을 받고 또 다른 의미의 부자가 된 것 같아 신이 났다. 세계 지도 안에서 가본 곳보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체코, 이집트, 모로코,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페루, 칠레. 가보고 싶지 않은 나라를 쓰는 게 빠르겠다.

​

​

​

​


​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나라

아시아 대륙 동쪽에 위치한 중국은 세계에서 면적이 네 번째로 큰 나라인 만큼 큰 산맥과 긴 강이 있어요.

한 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 10쪽

​

​

중국은 뭐든 크고 많다. 면적 세계 4위, 인구 세계 2위의 대국으로 21세기에 들어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이다. 우주에서도 보인다는 설이 있는 만리장성은 세계에서 가장 긴 건축물이다. 중국 서부에는 톈산 산맥과 쿤룬 산맥이 있고, 티베트 고원 남쪽으로는 카라코람 산맥과 히말라야 산맥이 뻗어 있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의 하나로 유명한 황하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양쯔 강이 국토를 가로질러 황해로 흘러든다.

​

​

중국은 면적이 넓은 만큼 기후도 다양하다. 남부와 남동부의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는 열대 식물이 숲을 이루고, 온대 기후 지역에는 낙엽수와 침엽수가 숲을 이룬다. 특히 산으로 둘러싸인 쓰촨 분지는 대나무가 무성하여 판다가 서식하기 좋다. 중국의 판다는 자이언트 판다로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 위기 동물로 보호받고 있다. 우리 푸바오, 잘 지내니?

​

​

​

​

​

​




​분단국에서 통일을 이룬 나라

제 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1933년 나치스가 정권을 잡으면서 히틀러가 다시 제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어요. 하지만 연합국에 패하면서 1949년 서독과 동독 두 나라로 분단되었어요.

한 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 24쪽

​

작년 봄 둘째 아이와 여행했던 독일에서 분단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럽 특유의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전 세계 여행객들의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유럽 중부에 위치한 독일은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이룬 발전으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벤츠, 폭스바겐, BMW 등 세계적인 유명 자동차 생산국이며, 어느 나라보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 자원의 재활용이나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

​

​

​

​

<한 눈에 펼쳐보는 세계지도 그림책>은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아주 유익하다. 왜냐하면 단순히 지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긴 강 10위, 각 대륙의 최고봉, 그리고 나라마다 유명한 음식이나 건축물 등을 그림과 함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곳곳에 '똑똑해지는 세계 지리 퀴즈'도 마련해 상식을 쌓기에 좋다. 책의 뒷면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16가지 세계 유산이 소개되고 있다. 영국의 스톤 헨지, 로마의 콜로세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등 이름부터 웅장한 것들이다.

​

지도를 보면 여러 모로 설렌다. 여행했던 곳은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즐겁고,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은 꿈과 희망으로 들뜨게 한다. 사는 동안 얼마나 더 헤매게 될까. 아니다, 좋게 생각해야지. 세계 어디서나 땅덩어리로 싸우는데 내 세상이 그만큼 넓어지는 거라 생각하면 길 좀 잃는 것이 무슨 대수랴. 떠나자, 안전 지대 밖으로.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 에너지 - 사라지지 않는 존재 ㅣ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김상욱 지음, 정순규 그림, 김하연 글, 강신철 자문 / 아울북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알고 보니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었다. 노느라 바쁜 우리집은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권 에너지 편으로 처음 만났다. 두 아이 모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버리더니 서로 읽겠다고 실랑이를 했다. 삐삐삐-! 그들의 관심 에너지가 사그라들기 전에 도서관으로 출동할 때다.

​

​

​

​

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어떤 형태로 바뀌더라도 계속 이어지지만, 전체 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에요.

자동차가 달릴 때는 연료 속 화학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고, 자동차가 멈출 때는 그 에너지가 열이나 소리 에너지로 바뀌어요. 겉으로는 사라진 것 같아도 에너지는 다른 형태로 바뀌며 언제나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거예요.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69쪽

​

​

최근 아이들은 <해리포터>에 빠져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일단 나부터 읽겠다며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1권에 머물러 있고, 아이들은 전 시리즈를 읽고 또 읽고 있다. 먼지가 쌓여가는 <해리포터>를 볼 때마다, 애들이 언제 커서 저걸 읽을까 싶었다. 사실 여러 번 들이밀기도 해보고, 손길과 발길이 닿는 곳에 무심히 던져놓기도 해 봤었는데 소득이 없었다.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싶은 마음에 1권을 오디오북으로 같이 들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부터 해리에게 푹 빠져 종이책을 읽고, 오디오북을 들었다.

​

때로 엄마의 에너지는 멀리도 앞서 간다. 나도 아직 다 안 읽었으면서 애들이 <해리포터>를 읽고, 영화를 본 뒤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갈 계획까지 짜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눈만 뜨면 해리포터 얘기를 하니 심경이 복잡해졌다. 그만, 그만, 그만.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이 구세주가 되었다. 집안에서든 밖에서든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뭐든 빗자루로 만들어 버리던 아이들의 관심이 무려 과학, 그것도 물리로 옮겨갔다. 수상한 연구실 시리즈를 보고 또 보면서 이데아들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니 '에너지 보존 법칙'이 떠올랐다.

​

해리포터를 향한 아이들의 에너지는 사라진 걸까? 그렇지 않다. 그 중 일부분이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로 옮겨갔을 뿐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물리박사 김상욱과 이데아에 대해 얘기하는 동안 분명 그 주변에서 빛과 열이 난다. 밝고 뜨겁다. 한 때 그 에너지는 공룡책에서 나왔고, 자동차, 로봇, 좀비 등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에너지의 방향만 달라졌을 뿐 총량은 변하지 않았다.

​

​

​

​

​

콘센트가 있는 벽 안에는 전선이 있어요. 이 전선들은 모두 송전탑에 연결되어 있쬬. 송전탑을 따라가면 거대한 발전소가 나와요.

발전소에서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 물을 끓여 나온 뜨거운 수증기로 거대한 터빈을 돌려요.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주로 석탄을 태우죠. 이때 석탄에 저장돼 있던 화학 에너지가 터빈의 운동 에너지로, 그리고 전기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죠.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93쪽

​

​

도시에서만 자란 일부 아이들이 쌀이 사과처럼 나무에서 열리는 줄 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진으로 보지 못했거나 직접 보지 못했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이 전기가 벽에 있는 콘센트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전기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먼 곳에서 기나긴 여정을 거쳐 우리에게 온다.

​

석탄은 아주 오래 전에 살던 동식물들이 땅속 깊은 곳에서 긴 세월 동안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만들어진 자원이다. 동식물들이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태양의 햇빛 덕분이다. 태양 속에서 수소 원자들이 '핵융합'을 일으키는데 이때 발생하는 엄청난 빛과 열이 지구에 도달해 생물들의 성장을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쓰는 전기 에너지는 태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가 태양과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덕분에 이토록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도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첫째를 낳고 2년 터울로 둘째를 낳아 키우며 에너지 보존 법칙이 성립되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에는 막연히 첫째 아이에 대한 사랑 100 중 반이 둘째 아이에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니었다. 둘째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세상이 탄생했다. 물론 가끔은 혹부리 영감처럼 새로운 혹을 붙였다고 한탄할 때도 있긴 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가족이 함께 있을 때, 모두의 에너지가 모이면 강력한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게 주로 소리 에너지라 큰 소득이 없긴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에너지를 갖고 살아 있으니 오손도손 잘 살아보는 수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읽자마자 쉬워지는 물리학 교과서 - 돈으로 이해하는 물리학 법칙 ㅣ 읽자마자 교과서
이광조 지음 / 보누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몇 년 전 설날이었다. 당시 꼬꼬마였던 둘째가 어른들께 세배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뱃돈 많이 주세요."

 아직 돈에 대해 몰랐던 둘째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헷갈려서 한 말이었지만 TPO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 모두 박장대소했었다. 돈은 이처럼 사람을 웃게 해주지만 때론 깊은 좌절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런 돈으로 물리학 법칙을 이해할 수 있다니, 어찌 솔깃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

​

 

물리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주어진 물리적 상황의 원인을 올바르게 설정하지 못한 탓에 잘못된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입니다. 즉 금액 설정 여부와 같은 단순한 사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읽자마자 쉬워지는 물리학 교과서, 19쪽

​

 뉴턴과 아인슈타인 그리고 <읽자마자 쉬워지는 물리학 교과서>의 저자인 이광조 선생님은 물리가 쉬웠을까? 광쌤을 물리학의 길로 인도하는데 한 몫을 했을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공식을 암기하고 대입하며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저자는 기존의 획일적 물리 교육과는 다른 방식으로 물리를 해석하고자 힘썼다. 또 학생들에게 물리학 공부의 길은 하나가 아님을 증명하고자 글을 쓰고 있다. 그 결과가 아주 놀랍다. 

​

제 43회 과학의 날 교육감 표창

중부교육지원청 수업 명인 선발대회 수업 명인 교육장 표창

전 서울특별시 교육지원청 과학 수업 동영상 제작 사업 우수 수업 연구 교사

전 강남, 성동, 서부, 중부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지도 교사

​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광쌤은 많은 학생들이 물리학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고등학교 물리학은 걱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수학을 요구하지 않는다. 물리학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수학 실력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개념 이해 없이 무턱대고 외운 대로 문제풀이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

 물리학에서는 무엇을 원인으로 두는지에 따라 결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물리학에서 계(system)란 서로 관련이 있거나 상호작용을 하는 대상의 집단을 의미한다. 단순하게 '관련 있는 것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다. 물리학에서 계라는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복잡한 상호작용의 물리적 현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면 대상이 포함된 계와 외부의 계를 완전히 별개로 분리할 수 있어 문제가 단순해지고 해결하기 쉬워진다.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계의 설정은 내부의 상호작용과 외부의 상호작용 간 관계를 명확히 해 준다.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돈 얘기를 시작해 보자. A와 B가 돈 거래를 한다고 치자. A와 B는 계고, 내외부의 상호 작용은 대출과 상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때 둘 사이에 금전이 오가며 각자 가지고 있는 돈의 양은 변한다. 하지만 물리학의 보존 법칙에 따르면 거래 전과 후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총 금액은 변화가 없다. 

 이 법칙을 조금씩 확장해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누군가는 돈을 벌고, 바로 옆에서 다른 사람이 돈을 잃는다 해도 우주 안에서 돌고 도는 돈의 양은 일정하다. 하지만 절대 불변인 것처럼 보이는 '보존 법칙'이라는 절대성 뒤에 체면을 구기는 조그만 단서가 붙는다. '단, 외부와의 열 출입은 없다.', '마찰이나 공지 저항은 없다고 가정한다'같은 문장들이다. 

 돈 얘기로 해 보자면, 외부와의 열출입, 마찰이나 공기 저항 같은 것들은 세금에 해당된다. 이때 세금까지 계로 설정할 경우 보존 법칙은 유효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 거래 전과 후의 총액은 같지 않다. 

​

​

​

그렇다면 결국 '계라는 것은 무조건 넓게 잡을수록 좋은가?'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은 기본적으로 '그렇다'입니다. 계를 넓게 잡을수록 계 안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들은 사소해지고 큰 의미가 없어집니다. 따라서 인생 역시 일희일비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가끔은 시야를 넓혀 세상을 넓게, 세월을 길게 보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들을 사소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거죠.

읽자마자 쉬워지는 물리학 교과서, 40쪽

​

​

  물리학 책에서 삶의 교훈을 얻을 줄이야. 계를 넓게 잡는다는 것은 마음 그릇을 키우라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면 뺏고 뺏기고, 얻고 잃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모든 일들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하며 흘려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고난도 문제란 특별한 풀이법이 아닌 일반적인 풀이법을 여러 번 적용해야 해서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드는 문제일 뿐, 처음부터 복잡하고 심오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평균의 개념을 더해 생각해 보면 사는 거 별 거 아니다. 평균값을 기준으로 평균값보다 큰 값을 잘라내 평균값보다 작은 값에 보태 모든 값을 똑같게 만드는 것처럼 이게 꿈이야 생시야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행복한 날의 기운을 지구 핵까지 파고들 것처럼 무너지는 날에 쏟아놓고 메워 평탄화 작업을 하는 거다. 그럼 내 인생도 평균 80점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

​

​

 책을 읽으면 남는 것들이 있다. 인물이 남고, 사건이 남는다. 어느 바닷가를 추억하고, 잊혔던 기억이 되살아 나기도 한다. 그 중 어떤 책은 작가를 남겨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게 된다. <읽자마자 쉬워지는 물리학 교과서>가 그렇다. 물리와 돈을 엮는다는 발상도 놀랍고, 과학자이지만 세상을 이과와 문과 둘로 나누지 않고 양쪽 모두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반쪽만의 세계에 머물며 인생을 허비하기에 우리의 삶이 너무도 소중하고, 이 세상은 쉽게 이해되지 않음과 동시에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하다는 저자의 말이 물리학을 잘 하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로 들린다면 너무 내 멋대로인 걸까. 

​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