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 에너지 - 사라지지 않는 존재 ㅣ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김상욱 지음, 정순규 그림, 김하연 글, 강신철 자문 / 아울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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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었다. 노느라 바쁜 우리집은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권 에너지 편으로 처음 만났다. 두 아이 모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버리더니 서로 읽겠다고 실랑이를 했다. 삐삐삐-! 그들의 관심 에너지가 사그라들기 전에 도서관으로 출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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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에너지는 어떤 형태로 바뀌더라도 계속 이어지지만, 전체 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 법칙이에요.

자동차가 달릴 때는 연료 속 화학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고, 자동차가 멈출 때는 그 에너지가 열이나 소리 에너지로 바뀌어요. 겉으로는 사라진 것 같아도 에너지는 다른 형태로 바뀌며 언제나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거예요.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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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들은 <해리포터>에 빠져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일단 나부터 읽겠다며 준비해 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1권에 머물러 있고, 아이들은 전 시리즈를 읽고 또 읽고 있다. 먼지가 쌓여가는 <해리포터>를 볼 때마다, 애들이 언제 커서 저걸 읽을까 싶었다. 사실 여러 번 들이밀기도 해보고, 손길과 발길이 닿는 곳에 무심히 던져놓기도 해 봤었는데 소득이 없었다.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싶은 마음에 1권을 오디오북으로 같이 들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부터 해리에게 푹 빠져 종이책을 읽고, 오디오북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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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엄마의 에너지는 멀리도 앞서 간다. 나도 아직 다 안 읽었으면서 애들이 <해리포터>를 읽고, 영화를 본 뒤 해리포터 스튜디오에 갈 계획까지 짜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눈만 뜨면 해리포터 얘기를 하니 심경이 복잡해졌다. 그만, 그만, 그만.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이 구세주가 되었다. 집안에서든 밖에서든 가능하든 불가능하든 뭐든 빗자루로 만들어 버리던 아이들의 관심이 무려 과학, 그것도 물리로 옮겨갔다. 수상한 연구실 시리즈를 보고 또 보면서 이데아들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니 '에너지 보존 법칙'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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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를 향한 아이들의 에너지는 사라진 걸까? 그렇지 않다. 그 중 일부분이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로 옮겨갔을 뿐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물리박사 김상욱과 이데아에 대해 얘기하는 동안 분명 그 주변에서 빛과 열이 난다. 밝고 뜨겁다. 한 때 그 에너지는 공룡책에서 나왔고, 자동차, 로봇, 좀비 등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에너지의 방향만 달라졌을 뿐 총량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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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센트가 있는 벽 안에는 전선이 있어요. 이 전선들은 모두 송전탑에 연결되어 있쬬. 송전탑을 따라가면 거대한 발전소가 나와요.

발전소에서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 물을 끓여 나온 뜨거운 수증기로 거대한 터빈을 돌려요.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주로 석탄을 태우죠. 이때 석탄에 저장돼 있던 화학 에너지가 터빈의 운동 에너지로, 그리고 전기 에너지로 바뀌는 것이죠.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 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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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만 자란 일부 아이들이 쌀이 사과처럼 나무에서 열리는 줄 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진으로 보지 못했거나 직접 보지 못했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이 전기가 벽에 있는 콘센트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전기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먼 곳에서 기나긴 여정을 거쳐 우리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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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은 아주 오래 전에 살던 동식물들이 땅속 깊은 곳에서 긴 세월 동안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만들어진 자원이다. 동식물들이 자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태양의 햇빛 덕분이다. 태양 속에서 수소 원자들이 '핵융합'을 일으키는데 이때 발생하는 엄청난 빛과 열이 지구에 도달해 생물들의 성장을 돕는다.

이를 통해 우리가 쓰는 전기 에너지는 태양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가 태양과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은 덕분에 이토록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도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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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를 낳고 2년 터울로 둘째를 낳아 키우며 에너지 보존 법칙이 성립되지 않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에는 막연히 첫째 아이에 대한 사랑 100 중 반이 둘째 아이에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니었다. 둘째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 세상이 탄생했다. 물론 가끔은 혹부리 영감처럼 새로운 혹을 붙였다고 한탄할 때도 있긴 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가족이 함께 있을 때, 모두의 에너지가 모이면 강력한 시너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게 주로 소리 에너지라 큰 소득이 없긴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에너지를 갖고 살아 있으니 오손도손 잘 살아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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