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아마 홍길동이 겪는 갈등과 결단이 단순한 개인의 성공담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민중의 소망과 개혁 의지를 나타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홍길동이 아무리 난세의 영웅이어도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 있다.
"넌 그들과 뭐가 달라?"
백성들의 재산을 빼앗아간 활빈당. 그것을 다시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홍길동. 연결 고리가 썩 유쾌하지 않다. 물론 홍길동에게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그는 영웅적 면모를 가지고 태어났다. 하지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시대적, 개인적 어려움을 맞이한다. 그의 서러움과 분노가 활빈당을 만들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도둑질에는 도둑질. 너도 똑같은 자식 낳아 봐라.
나라가 떠들썩할 만큼 극악무도한 범죄가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종종 그 범죄자에게 피해자가 당한 대로 똑같이 갚아주어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어떤 심정인지 왜 모르겠나. 내가 당사자가 되었을 때 용서할 수 있을 거라고 선뜻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런 식의 복수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후에 홍길동은 아버지에게 호부호형을 허락받고, 병조판서가 되어 뒤늦게 입신양명을 한다. 개인적인 한계는 뛰어 넘었지만 그와 같은 서얼들은 여전히 적서 차별에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지만 그런 차별이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남녀 차별, 지역 차별, 인종 차별 등은 여전히 뿌리 뽑지 못했다.
이 부조리한 사회를 뒤집어 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열망. 그것이 바로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이 세대를 넘고 넘어 사랑받는 이유다.
'성격 있는 국어 수업' 시리즈는 단순히 시나 소설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핵심 포인트를 짚어주고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를 콕 집어 준다. 백미는 각 작품마다 이어지는 세 가지 질문들이다. 예를 들면 황순원의 <소나기>에는 이런 질문이 나와 있다.
소년 또는 소녀의 시점에서 '그날'을 회상하는 글을 써 보세요.
<소나기> 속 소재들을 떠올려 보고, 이 중 하나를 골라 글을 써 보세요.
이 소설을 소녀의 시선으로 바꾸어 소녀가 소년에게 남길 법한 유언을 써 보세요.
<소나기>하면 '복선'이다. 거기다 위와 같은 질문들을 통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나아가다 보면 그 어렵다는 국어와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다음은 어떤 성격 있는 국어 수업이 나올 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