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 ㅣ 과학 드립니다
정윤선 지음, 시미씨 그림 / 풀빛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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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과 가까이 하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들의 사회 생활이 시작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법. 이렇게 된 거 먹을 것은 먹고 공부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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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주 속상해! 친구들이 나를 집어 들었다가 가격이 비싸다고 다시 내려놓는 일이 많아졌거든. 맞아, 내 가격이 자꾸 오르고 있어. 카카오빈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래. 카카오빈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카카오나무가 잘 자라지도 않고 말이야.

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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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아이스크림, 초콜릿 과자, 초콜릿 빵. 초콜릿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만 해도 입 안이 달콤쌉싸름해지고 미소가 번지는 그 초콜릿. 그 맛있는 초콜릿을 못 먹게 될 수도 있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범인은 지구 온난화. 온실 가스가 지구를 점점 뜨겁게 만들면서 한여름에 눈이 내리거나 겨울에 꽃이 피는 등 지구 곳곳의 기후가 이상해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사람은 물론 식물도 큰 영향을 받는다.

초콜릿의 주 원료인 카카오빈은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카카오 나무의 씨앗이다. 길쭉하고 둥근 카카오 나무 열매를 자르면 카카오빈이 40개쯤 들어 있다. 가공 전 카카오빈은 쓰고 떫기만 하다.

우리가 아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카카오빈을 바나나잎으로 감싸 며칠 동안 발효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생물이 떫은 맛을 줄이고 좋은 향이 나게 해 준다. 발효가 끝나면 카카오빈을 햇볕에 잘 말린 뒤 뜨거운 불에 볶는다. 그러면 열로 인해 성분이 달라지면서 맛과 향이 더 진해진다. 잘 볶아진 카카오빈은 잘게 부수면 안에 있던 카카오버터가 녹아 나와 찐득한 액체가 된다. 이때 얇은 판 모양의 틀에 넣고 굳히면 딱딱 쪼개서 먹을 수 있는 판 초콜릿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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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더 심해지면 카카오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지역이 늘어날 것이다. 또 카카오빈의 가격이 점점 올라가면서 초콜릿도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한겨울,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하다 들어와 마시는 핫초콜릿은 행복이다. 그 행복이 사라질 수도 있다니 슬프고 허전해진다. 우리 모두 함께 지키자. 우리 지구! 우리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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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식물들은 왜 이런 성분을 갖게 되었을까? 바로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서야. 식물은 움직일 수 없어서, 동물이나 해충이 먹으려 할 때 피하기 어렵거든. 그렇다고 당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

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 37쪽

민트처럼 특유의 향을 내고 약 성분을 지닌 식물을 허브라고 한다. 옛날 우리 나라에서는 약초로 불렸던 이 식물들은 공기 중으로 쉽게 날아가는 향이 있다. 이들 중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있는데 예를 들면 민트다. 흔히 치약맛이라 하여 호불호가 확실한 민트의 멘톨 성분은 통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라벤더는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캐모마일은 몸을 편안하게 해서 잠이 잘 오게 한다. 이 덕분에 허브는 차나 식품 보조제로 쓰이며 몸을 편안하게 하거나 통증과 긴장을 줄이는 데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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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허브의 이러한 성분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뿌리내린 곳에서 스스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동물이나 해충이 꺼릴 만한 독특한 향을 만든 것이다.

사람의 경우 민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피부와 입안에 있는 감각 세포가 멘톨 성분을 감지한다. 그러면 실제로 체온이 낮아지지도 않았는데 차가운 자극이 온 것처럼 뇌에 신호를 보낸다. 이 멘톨 성분이 코와 목을 넘나들면 시원하게 느껴져 기분 전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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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에는 총 26개의 먹거리들이 저마다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절지 동물인 새우로 만들어진 새우깡 부분을 읽으며 사람들은 어쩌다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게 되었을까 생각해 봤다. 다양한 종류의 과자를 줘 봤으나 갈매기들이 그 중 새우깡을 가장 좋아했던 건지, 그저 던져 주는 새우깡을 받아 먹다 보니 중독된 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달콤 꿀버터칩에서는 단짠의 과학을, 정을 나누는 초코파이의 은박 포장에서는 식품 보관의 과학을 배웠다. 공부한 것 같지 않은데 공부가 됐다. 애들과 이 책을 보면서 먹는 얘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 뒤로도 기회만 되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토대로 지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일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마요네즈 뚜껑은 돌려서 열고, 케첩은 손으로 뚜껑을 밀어 올려서 연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따랐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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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사면 과학 드립니다>를 아주 재미있게 봤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편의점 음식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집밥에도 엄청난 과학이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마! 수리수리 마하수리, 뿅! 집밥 먹고 키도 쑥쑥 마음도 튼튼, 무럭무럭 자라고 건강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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