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백 억만장자 - 성공의 방식을 바꾼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삶과 경영
데이비드 겔러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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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트백.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소유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흙바닥에서 잠을 자도 마냥 행복해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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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세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만든 회사를 통째로 기부하다니 말이 되냐고. 누구도 두 번 다시 자신을 억만장자라 부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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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의문인 것이 사람은 그렇게 태어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의 경우는 반반인 것 같다.

쉬나드의 친할아버지 자크는 농부이자 캐나다 모피 사냥꾼의 후손이었다. 20세기 초 자크와 그의 아내 셀라니르는 누구나 그렇듯 더 나은 삶을 찾아 캐나다 퀘백주 팅윅에서 미국 메인주 리즈번으로 이주했다. 11명의 자녀와 함께.

당시 메인주 루이스턴 외곽의 숲은 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곳이었다. 야생 블루베리와 인동넝굴이 무성했고, 발삼전나무와 화이트 오크가 빽빽했다. 덤불 사이로 스컹크와 호저가 먹이를 찾아다녔고, 사향쥐와 말코손바닥사슴이 숲을 누볐다. 북아메리카의 그 평범한 시골에서 자연은 수천 년 전과 다르지 않았고, 동식물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제 삶을 살았다.

쉬나드 가족은 프랑스어를 쓰는 캐나다 이민자 공동체 덕분에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았다. 쉬나드의 자녀 중 한 명이었던 제라드 쉬나드는 스물세 살에 이본 리조트와 결혼했고,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낳은 뒤 막내 아들을 더 낳았다. 그 막내가 바로 더트백 이본 쉬나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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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의 아버지와 친할아버지, 어쩌면 그 윗 세대의 남자들도 재주가 좋았다. 특히 이본의 할아버지인 자크는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인 제라드에게 소젖을 짜고, 낫을 갈고, 마구간을 청소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후 방직 공장의 직조기 수리법, 막힌 배관 뚫기, 환풍기 수리하기, 한겨울에도 용광로의 열기 유지하기 등 돈 되는 모든 비법을 전수했다. 훗날 그렇게 현장에서 쌓인 지혜는 이본 쉬나드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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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짓 같았지만 그의 부모님은 처음부터 그를 지지했어요. 아들이 뭘 하는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만두기를 바라는 기색은 전혀 없었죠."

더트백 억만장자, 45쪽

아니, 이분들은 또 왜 이러시나. 야생동물 같은 아들이 뭘 하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오케이라니. 그러다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르는데.

아니나 다를까, 학교에 입학한 쉬나드는 또래보다 키가 작고 영어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 충격이 컸던 쉬나드는 며칠 만에 학교에서 뛰쳐나와 야생으로 숨어 버렸다. 곧 돌아오긴 했지만 이미 그의 인생의 방향은 정해졌다. 아웃사이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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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그를 가톨릭 교구의 부설 학교로 전학시켰지만 상황은 달라질 리 없었다. 하지만 교실 밖에서 쉬나드는 날아다녔다. 자전거를 타고 몇 킬로미터씩 달리고, 사설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고, 톨루카 호수 버드나무 아래에서 직접 깎은 나무 미끼로 블루길과 배스를 잡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학교는 여전히 싫어했지만 영어 실력은 점점 늘었다. 여기서 또 한 번 그의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 생기는데 그가 엄청난 독서광이 됐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모피 사냥꾼이 되기를 꿈꾸던 쉬나드는 도서관을 뒤져 덫을 놓는 법에 관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읽었다.

쉬나드만 변한 게 아니었다. 세상은 점점 팽창해갔고, 냉전도 격해졌다.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동안 핵폭탄이 터질 경우를 대비해 책상 밑으로 숨는 훈련을 해야했다. 이 같은 혼돈 속에서도 그의 관심을 붙든 것은 최신 기술이 아닌 자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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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쉬나드는 스스로 정한 규칙에 따라 승리하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등반과 서핑도 그 일환이었다. 돈이 부족했던 젊은 시절 아무 것도 없이 버티는 법을 배우며 암벽을 오르던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취미에서 천직을 발견했다. 어디 하나 잡거나 발 디딜 곳이 없는 암벽을 오를 때 한 쪽 끝이 칼날처럼 날카로운 피톤을 암벽 틈새에 박는다. 다른 쪽에 있는 고리에 로프를 고정하면 암벽 등반이 조금은 수월해진다. 문제는 거대한 암벽을 며칠씩 오르려면 내구성이 좋지 않아 자주 부러지는 피톤이 수십 개씩 필요하다는 거였다. 맨 몸으로도 힘든데 많은 장비를 짊어지고 암벽을 오르면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커졌다.

쉬나드의 눈 앞에 있던 전구에 불이 팍 켜졌다. 목숨을 맡길 만큼 튼튼한 장비, 내가 직접 만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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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자동차를 수리한 경험 덕분에 공구를 다룰 줄은 알았지만 강철은 두드려 본 적이 없었던 쉬나드는 독서광의 레이더를 켰다. 매사냥을 위해 덫에 대한 책을 섭렵했던 것처럼 도서관에 가서 대장장이 기술에 관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쉬나드는 자신의 첫 피톤을 만들어 냈다.

서핑도 마찬가지였다. 쉬나드가 살던 당시에 서핑은 비주류 스포츠였다. 하지만 파도에 반해있던 그는 언제나 그랬듯 대세는 개의치 않았다. 숱하게 물속으로 처박히며 독학으로 파도 타는 법을 익히던 쉬나드는 로스엔젤레스의 바닥재 상점인 제너럴 베니어에서 발사나무 판자를 구해 서핑보드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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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 그가 회사를 통째로 기부하기까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공헌, 파격적인 육아 복지 혜택, 창의적인 마케팅 등을 선보인 그는 기업이 선한 일을 행하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희망의 등불로 자리잡았다. 모험가이자 사업가였으며 동시에 자선가였던 그가 돌아간 곳은 물론 자연이었다. 낚싯대를 손에 쥐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온전히 몰입하며 강가에 홀로 머무는 것이야말로 가장 쉬나드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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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상을 내려온 쉬나드가 인생의 황혼기를 즐기는 모습 아래 나는 이렇게 써봤다.

'잃을 것이, 지킬 것이 많지 않은 삶. 당장이라도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삶. 가방 하나면 충분한 삶.'

당연하게도 우리는 저마다 다른 크기와 모양의 더트백을 가지고 있다. 이 말도 안 되는 '더트백'의 이야기를 읽었으니 이제 나는 내 가방의 생김새와 값어치보다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무언가에 집중해 보겠다. 더 채우는 데 급급하기보다 덜어내는 데 힘을 쏟아보겠다. 가벼운 발걸음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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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생되의 1 : 올려라! 생명포인트! 되어라! 로마 의사! - 타입슬립 판타지 의학 동화 ㅣ 올생되의 1
이민아.지은지 지음, 이수향 그림 / 꿈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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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 판타지 의학 동화. 벌써 재미있을 것 같은 분류다.

등장 인물들의 이름에도 유머가 넘친다. 로마시대 의사지만 종종 돌팔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돌파르스, 마음 속 열정은 가득하지만 몸이 비실비실해 비실리우스, 본인이 천재 의사라고 주장하는 수상한 토끼 토끼우스. 게다가 어느 날 로마로 시간 여행을 가게 된 최강인의 로마식 이름은 돌아이누스다.

흥미와 기대가 높아져 첫 장을 넘겼더니 인트로의 제목이 '한 방울 피의 서막'이다. 내용은 이렇다. 3대째 의사인 집안에서 동화책 대신 의학책을 보며 자란 외동 아들 최강인과 그의 부모 사이에 불꽃이 튀긴다. 대를 이어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와 피가 무서워 그럴 수 없다는 강인. 강인의 피 공포증은 꽤 심각해 온 동네에 소문이 날 정도로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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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끄럽거나 당황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중에서 교감 신경이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얼굴과 귀에 있는 아주 작은 혈관인 모세 혈관이 넓어지면서 피가 더 많이 흐릅니다. 귀는 특히 피부가 얇고 모세 혈관이 피부 가까이에 있어서, 피가 많이 흐르면 더 쉽게 빨갛게 보입니다.

올려라! 생명포인트! 되어라! 로마의사!, 19쪽

과학실험 교실에서 각자 손가락 끝에서 채혈해 혈액형 판별을 하던 날이었다. 안 무섭다, 안 무섭다, 하나도 안 무섭다 최면을 걸며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을 찌르려던 강인의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 그러더니 중심을 잃고 휘청이다 쓰러지고 말았다. 손가락을 찌르기도 전에 기절해 버린 강인을 보며 친구들은 박장대소했다. 이게 무슨 망신인가. 강인은 부끄러움에 귀가 뜨거워지고 얼굴 전체가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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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차라리 진짜 기절한 척하자며 교실 바닥에 누워 있던 강인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눈을 뜬다. 분명 과학실험 교실에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차림새가 이상했다. 알고 보니, 그 곳은 로마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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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는 근육 경련이 아니다!

그냥 두면 죽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생명 포인트가 필요하다!

저 아이를 살려야 한다!

올려라! 생명포인트! 되어라! 로마의사!,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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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천재 의사라 주장하는 토끼우스의 말에 따르면, 집으로 돌아가려면 생명 포인트를 쌓으며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 누군가를 도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면 생명 포인트가 올라간다는 거였다. 그저 초등학생이고, 아빠의 의학 책에서 그림 좀 본 것이 전부인데 어떻게 사람을 살리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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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토끼우스의 도움으로 비실리우스의 목에 걸린 사과 조각을 빼내고, 노예가 될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마판 탕후루 만들기에 도전한다. 냄비에 포도주를 넣고 끓인 시럽인 사파를 이용해 봤지만 결과는 대실패. 설탕을 넣었을 때처럼 굳지 않았던 탕후루는 꼬치에서 굴러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지만 그 탕후루를 먹지 않은 덕분에 돌아이누스는 납 중독을 피할 수 있었다.

돌아이우누스, 아니 강인이 사용했던 냄비는 납으로 만들어졌는데 신기하게도 납 냄비에 포도주를 넣고 끓이면 단맛이 났다. 신맛을 내는 포도주 속 아세트산이 냄비의 납과 반응하면 아세트산이라는 성분을 만들어내는데 이 아세트산이 단맛을 낸 것이다. 납으로 만든 냄비를 쓰던 고대 로마인들은 불임이 많았고, 기대 수명이 약 25세에 불과했다. 납으로 만든 수도관도 그들의 납 중독에 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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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포인트를 쌓으라는 말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강인은 토끼우스의 도움을 받아 차분히 포인트를 쌓아간다. 그 과정에서 비타민 D 결핍, 핀홀 효과 등의 지식들은 빛을 발한다. 저자는 스스로 질문하고 원리를 깨달을 때, 과학과 의학은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든든한 친구가 된다고 말한다. 또 힘주어 말한 것이 있는데, 누군가를 돕는 데 꼭 어른일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작은 용기 하나가 큰 기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픈 친구 곁에 머물러 주는 것, 걱정하는 마음으로 방법을 찾아보는 것.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누군가를 살리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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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보면 나 역시 수많은 도움의 손길과 따뜻한 말 덕분에 지금 여기에 있다. 그 은혜는 평생 다 갚지 못할 것이다. 어른 김장하 선생의 말처럼 내가 받은 것을 나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나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보답이리라.

<올려라! 생명포인트! 되어라! 로마의사!>, 올생되의 2편에서는 어떻게 생명 포인트를 모아갈지, 강인은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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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이 이렇게 쉬웠어?
류치 지음, 이지수 옮김, 정동은 감수 / 동아엠앤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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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시작할지 말지 굉장히 고민했다. 결국 싱그러운 표지와 제목에 낚여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후루룩 넘겨봤을 때 바로 깨달았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내가 느끼는 수학의 가장 큰 매력은 재미이다. 수학이 처음 재미있다고 느꼈을 때에는 왜 지금껏 이런 재미를 모르고 살았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미적분이 이렇게 쉬웠어?, 215쪽


 네? 물론 나도 수학이 술술 잘 풀리던 시절이 아주 잠깐 있었는데, 그렇다고 뭐 안타까울 정도는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서 세상에는 수학보다 재미있는 게 널리고 널렸다. 

저자는 긴 편지를 쓴다는 기분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수학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과 미적분에 대한 경험들을 교과서처럼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신 일상과 연결해 풀어가기 위해서였다. 수학적 능력은 정의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차례부터 장벽이 좀 높았다. 축소 복사를 하러 갔는데 다변수함수에 능통한 복사집 사장님을 만난다던지, 명절날 타고 가는 고속 열차에서는 극한을 다루고, 함수를 통해 주식을 사고 파는 시점을 알아 본다.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읽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책 표지의 홍보 문구를 믿어보기로 했다.


 '수알못'인데 미적분이 저절로 읽어지네!

 "미적분학의 정수를 이토록 유머러스하고 날카롭게 파헤친 책은 드물다."






"수학과 물리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그 이유는 여러 수학 문제가 물리로부터 탄생했으며, 여러가지 수학 이론도 물리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미적분이 이렇게 쉬웠어? , 201쪽



 반칙이다. 미적분 얘기를 쉽게 해 준다더니 물리를 갖다 붙이다니. 아, 몰라몰라.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이라. 일단 따라가 보자.

 미적분이 탄생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대부분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연구했다. 그래서 변화하는 힘에 대한 작용은 물리학자들이 가장 고민하던 문제였다. 17세기에는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세계가 움직이고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물체의 움직임과 변화에 관해서는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던 중 미적분이 발명되었다. 미적분은 수학 뿐 아니라 물리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였다.


제아무리 놀라운 발명이어도 실생활에 쓰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람.

미적분을 이용해 좋은 어항 고르기에 도전해 보자. 아름다운 관상용 물고기들은 어항의 수압과 수온에 매우 민감하다. 그래서 물고기를 잘 키우려면 좋은 어항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심 h 지점에서 단위 넓이당 압력은 다음과 같다.

 p = pgh

어항 속의 수압이 수심 h지점에서 S라는 평평한 면이 측면에서 받는 압력이라고 한다면 평평한 면이 수평의 위치에 있을 때 받는 압력은 이렇다.

P = p·S


그런데 만약 평평한 면이 수평으로 놓여 있지 않다면 각 지점에서 받는 압력 p는 모두 다르다. 수심이 h인 직사각형 어항의 측면 벽에서 받는 수압은 얼마일까? 어항의 가로를 a, 세로를 b라고 하면 P = p·S에 따라 어항이 받는 수압을 구할 수 있다.

p=pgh·ab


수압처럼 계속 변하는 힘에 대한 작용은 이것을 아주 작은 구간으로 나누어 작은 구간 안에서는 힘이 변하지 않는다고 간주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러면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는 일정한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몇 년 전 아이들의 정서를 위한답시고 물고기 기르기에 도전했었는데 왜 여러 번 실패했었는지 이제 알았다. 수학을, 미적분을 못해서였네. 

 "수학을 대체 어디에다 써먹는다는 거죠? 살면서 더하기 빼기만 잘하면 되지 복잡한 공식은 알아서 뭐해요?"라는 합리적인 질문에 대한 이 책의 답은 이렇다. 수학 공부는 매일 밥을 먹는 것과 같다고. 아주 오래전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먹은 그 음식은 우리 몸에 영양소를 공급해 주었다. 수학을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공식을 배워도 금세 까먹을지 모르지만 그 공식을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영혼의 일부분이 된다, 는 저자의 말씀이다. 

 Better than nothing.

 미적분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언제 어느 순간에는 조금 더 나을지도. 어쩌면.





  * 미자모 카페를 통해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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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래별 기업 탐구 1 : 구글 - 미래 CEO와 투자자를 위한 첫 기업 동화 ㅣ 벼래별 기업 탐구 1
    김선 지음, 한무무 그림, 이재용 정보글 / 아울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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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2월 30일, 윤동주 탄생 93주년을 기념하는 구글 두들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구글의 만남이라니. 반갑고 신선하다.

    구글 두들은 기념일이나 행사, 업적, 인물을 기리기 위해 구글 홈페이지에 있는 구글 로고를 일시적으로 특별하게 바꾸는 것을 말한다. 최초의 구글 두들은 1998년 버딩 맨 축제를 기념한 것으로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브게이 브린이 만들었다.

    이는 브랜드 경영의 원칙을 깨부수는 일이었다. 로고는 항상 올바르게 그대로 지켜져야 하고, 변함없이 쓰여야 하는 것이었다. 로고를 바꾸는 일은 브랜드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일로 여겨지던 때 구글은 '난 달라'를 실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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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한, 정돈되지 않은 차고의 분위기도 젊은 사업가들에게 영감이 되었을 거야. 보통 사무실이라고 하면 질서정연하게 놓은 책상과 높은 칸막이, 적막한 분위기를 생각하잖아. 반대로 차고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

    벼래별 기업 탐구 1. 구글, 36쪽

    <벼래별 기업 탐구 1, 구글> 편은 후계자 수업으로 시작한다. 벼래별에서 의도치 않게 사고뭉치로 불리게 된 이코는 지구로 순간 이동한다.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첫 번째 미션은 '우리 동네 맛집을 찾아라'였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야 할지 몰랐다. 다다익선이라고 뭐든 많으면 좋을 것 같아도 막상 살아 보면 그렇지가 않다.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기준 없이 모아두기만 하면 쓰레기나 다름없다.

    1990년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쓰이면서 검색 엔진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때 구글의 두 창업자는 차고에 사무실을 차리고 어떻게 하면 인터넷 검색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인터넷 웹페이지들을 연결하는 '링크'라는 개념에 주목했다. 구글의 두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브게이 브린은 연결이 많이 된 웹페이지에 중요한 정보가 있다고 보고 웹페이지마다 중요도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를 래리 페이지의 이름을 따 '페이지 링크'라고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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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낙서가 아니라 아이디어야! 구글에서는 벽을 화이트 보드처럼 이용하면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다고."

    "에이. 벽에 낙서한다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나요?"

    "맞아. 좋은 아이디어는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몰라. 그래서 사무실을 오가면서 떠오르는 사소한 아이디어를 벽에 적어두고, 많은 사람이 의견을 덧붙일 수 있도록 하면서 발전시키는 거지."

    벼래별 기업 탐구 1. 구글 / 99쪽

    구글은 달랐다.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 대신 편한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직원 식당에 간다. 그러는 동안 개를 산책시키거나 스케이드보드를 타는 사람, 빈백에 편히 기대 누워 쉬거나 커다란 체스판 위를 뛰어다니는 사람도 만날수 있다. 게다가 유명 쉐프의 진두지휘 아래 차려진 점심식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곳, 그곳이 구글이다.

    차고에서 시작돼 꿈의 직장이 된 구글은 전 세계 인재들이 모인 곳이니만큼 최고의 복지를 자랑한다. 점심 무료 제공 뿐 아니라 사무실마다 마이크로 키친이 달려 있어 일하다 출출할 때면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넌 간식과 음료가 준비돼 있다. 회사 안 피트니스에서 운동하고, 요가나 수영 등의 수업도 선택할 수 있다. 사내에 의료진도 상주해 있어 몸이 아프면 언제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마치 놀이터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휴게 공간에서 피곤하면 잠시 낮잠을 자기도 한다. 출퇴근과 업무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유연 근무제와 다양한 휴가 제도도 있다. 이 모든 복지 제도는 직원이 행복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구글의 경영 철학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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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나도 구글 갈래요."

    책에 나오는 건 다 먹어보고 싶어하는 아이들이라 구글에 밥 먹으러 가고 싶단다. 그래, 가 봐. 못 갈 것도 없잖아.

    벼래별에 사는 이코와 라오가 탐구할 다음 회사는 어디일까? 삼성? SK하이닉스? 현대?



     * 미자모 카페를 통해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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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을 사랑하고 꽃피운 윤동주 김소월 필사북 - 뮤지컬, 영화, 노래가 된 동주·소월 시 108선
    윤동주.김소월 지음 / starlogo(스타로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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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은 단숨에 읽고 나서 한 사람이라도 더 읽게 하려고 들고 다니며 권해주는 책이 있다. 또 어떤 책은 한 장 두 장 읽으며 차오르는 감정에 진도가 잘 나가지 않기도 한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알록달록한 표지의 <한글을 사랑하고 꽃피운 윤동주 김소월 필사북>이 후자의 경우다. 게다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기념하는 필사북이라니 세종 대왕의 자주 독립과 애민 정신을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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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을 가장 사랑한 시인 윤동주.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그들의 시는 영화가 되었고, 노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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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시인은 일제 강점기 같은 하늘 아래 살았다. 조선의 말과 글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고, 학교에서 조선어 교육이 전면 금지되었다. 조선어학회까지 강제 해산된 마당에 우리말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저항이었고, 우리말로 시를 남긴다는 것은 용기였다. 말을 잃으면 민족도 사라진다. 때문에 윤동주와 김소월은 짧은 생을 예상이나 한 듯 부지런히 써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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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자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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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둘, 셋, 네

    ..........................

    밤은

    많기도 하다

    한글을 사랑하고 꽃피운 윤동주 김소월 필사북,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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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자는 걸까 안 자는 걸까.

    늦은 밤, 이른 새벽까지 깨어 있는 일이 많은 요즘의 나는 정답을 안다. 못 자는 밤도 있고, 안 자는 밤도 있다. 나 같은 경우 적막하고 고요한 이 시간이 아까워서 못 자고 안 잔다. 낮동안의 소음이 사라지고, 온 세상에 나만 홀로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이십대 청년이었던 윤동주의 밤은 어땠을까. 무엇을 걱정하느라 그리 잠 못 들었을까. 스물 일곱 짧은 생을 살다 간 시인의 고독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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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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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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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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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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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금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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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을 사랑하고 꽃피운 윤동주 김소월 필사북.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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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엔 미처 몰랐다. 결혼 전에 한 번 지나가 보지도 않았던 이 도시에서 아이를 둘이나 낳고 농부의 아내로 살게 될 줄은 상상도 안 해 봤다. 또 이렇게 살아 보니 알겠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거.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거.

    하나 더 하자면. 그때 그 일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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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게 없던 젊은 시절엔 마른 하늘에 떨어진 날벼락에도 종종 내 탓을 했다.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 의사를 좀 더 분명히 전달했어야 했는데, 그 사람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누군가 말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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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큼 살아 보니 알겠다. 그 자리에 서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참 많다는 것. 막연히 '이해'한다고 했던 일들이 얼마나 가벼운 것이었는지. 어느 날 늘 그 자리에 있던 달을 올려다 보며 느낀 시인의 설움을 나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써 본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눈으로 지나칠 때와는 사뭇 다르게 무언가 머무는 느낌이다. 윤동주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쓸 때는 국룰인 듯 비장해진다. 손 끝에 남겨진 그 기운은 곧 나의 다짐이 된다. 이것이 필사의 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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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필사 책을 접했을 때는 정한수를 떠 놓고 기도하는 심정이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예쁜 글씨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의 머리말 말미에 있는 문장으로 이 밤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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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 있어 시가 있었고, 시가 있어 우리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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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을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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