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이다. 미적분 얘기를 쉽게 해 준다더니 물리를 갖다 붙이다니. 아, 몰라몰라.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이라. 일단 따라가 보자.
미적분이 탄생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대부분 움직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연구했다. 그래서 변화하는 힘에 대한 작용은 물리학자들이 가장 고민하던 문제였다. 17세기에는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세계가 움직이고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물체의 움직임과 변화에 관해서는 뚜렷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던 중 미적분이 발명되었다. 미적분은 수학 뿐 아니라 물리적인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도구였다.
제아무리 놀라운 발명이어도 실생활에 쓰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람.
미적분을 이용해 좋은 어항 고르기에 도전해 보자. 아름다운 관상용 물고기들은 어항의 수압과 수온에 매우 민감하다. 그래서 물고기를 잘 키우려면 좋은 어항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심 h 지점에서 단위 넓이당 압력은 다음과 같다.
p = pgh
어항 속의 수압이 수심 h지점에서 S라는 평평한 면이 측면에서 받는 압력이라고 한다면 평평한 면이 수평의 위치에 있을 때 받는 압력은 이렇다.
P = p·S
그런데 만약 평평한 면이 수평으로 놓여 있지 않다면 각 지점에서 받는 압력 p는 모두 다르다. 수심이 h인 직사각형 어항의 측면 벽에서 받는 수압은 얼마일까? 어항의 가로를 a, 세로를 b라고 하면 P = p·S에 따라 어항이 받는 수압을 구할 수 있다.
p=pgh·ab
수압처럼 계속 변하는 힘에 대한 작용은 이것을 아주 작은 구간으로 나누어 작은 구간 안에서는 힘이 변하지 않는다고 간주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러면 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는 일정한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몇 년 전 아이들의 정서를 위한답시고 물고기 기르기에 도전했었는데 왜 여러 번 실패했었는지 이제 알았다. 수학을, 미적분을 못해서였네.
"수학을 대체 어디에다 써먹는다는 거죠? 살면서 더하기 빼기만 잘하면 되지 복잡한 공식은 알아서 뭐해요?"라는 합리적인 질문에 대한 이 책의 답은 이렇다. 수학 공부는 매일 밥을 먹는 것과 같다고. 아주 오래전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먹은 그 음식은 우리 몸에 영양소를 공급해 주었다. 수학을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공식을 배워도 금세 까먹을지 모르지만 그 공식을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영혼의 일부분이 된다, 는 저자의 말씀이다.
Better than nothing.
미적분을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것이 언제 어느 순간에는 조금 더 나을지도. 어쩌면.
* 미자모 카페를 통해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