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셀렉션
데이브 프리드먼 지음, 김윤택 외 옮김 / 지성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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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진화론은 적자생존, 자연도태, 약육강식등의 단어들로 대표되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론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굳이 인류학이나 생물학이 아니더라도 사회구조나 정치, 경제체제를 설명하는데에도 이 이론이 설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아마도 그만큼 자연이라는 기원이 주는 흐름, 그 섭리가 인간들이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자연을 떠나서도 흔하게 사용되는 이 진화이론은 그만큼 폭넓게 이해되고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변화하고 움직이는 생태계에서도 늘 연구대상이며 모든것의 기초지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드물긴 하지만 끊임없이 발견되는 새로운 종이나 한단계 발전한 종류의 돌연변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늘 과학적 상상력과 함께 호기심과 흥미의 대상으로도 그 가치가 무한하다 할것이다.

 

알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자연의 신비.

내추럴 셀렉션은 말 그대로 자연이 선택한 능력으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오랜 시간을 살아온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생명체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 동안 영화나 수 많은 소설등의 소재로도 사용되어 왔던 돌연변이 생물체에 관한 이야기일수도 있고, 여전히 전부를 밝혀내지 못한 거대한 자연의 숨겨진 가능성이기도 한 이 생명체는, 소설 속에서 악마의 가오리, 혹은 포식자라는 이름으로 명명된다. 모든 종류의 생명체를 먹을 수 있는 육식성의 동물이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능력을 짧은 기간내에 습득하고, 주변을 관찰 판단하는 지능까지 갖춘 이 무시무시한 존재. 만약 실제로 존재하기라도 한다면 존재의 사실만으로도 인류에게 큰 공포를 줄 것 같은 이 존재는 인간보다 오래 존재했음에도 인간이 아직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였다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그럴것 같은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또한 같은 동족간에도 늙은 세대와 새로운 세대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이들은 살아남으며 그렇지 못한 세대는 도태되는 진화론의 이론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새로운 종에 대한 연구를 위해 위험에 맞딱드리게 되는 제이슨 일행 역시 표면적으로는 생물학 연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공포의 대상들과 대립해야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그들 자체가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라는 사회 구조 아래서  그것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것을 갖춘 이에게 복종해야하는 또 다른 약육강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볼때 이 소설의 전체가 진화론으로 묶여 있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경외해야할 자연.

분량이 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다. 지루하지 않고 긴박감이 느껴지며 상세한 묘사와 설명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듯 읽는 내내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이 공포의 대상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인데다. 주변인물들의 관계와 갈등들도 적절히 섞여 있어 한가지 주제에만 매달리지 않고 순간순간 다른 부분들을 생각하고 넘어가게 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무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것들이 밝혀지고 있는 생태계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는 두려움. 소설에서는 공포를 만들어내지만 그 두려움은 아마도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오만한 태도를 한번쯤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던 의도는 아니었을지 곰곰히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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