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9
앙드레 지드 지음, 오현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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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소설의 제목을 놓고서 한동안 이 소설의 내용이 무엇일까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혹시 주인공이 범죄를 짓고 '좁은 문'을 탈출하거나 혹은 실패하는 휴먼드라마적인 소설이 아닐까 내 멋대로 상상하곤 했었는데, 책장을 펼치자 그 상상은 여지없이 빗나갔음을 깨달았다.

제롬이라는 주인공의 인생에 단 한 여자인, 알리사와의 엇갈리는 사랑을 기독교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결론을 맺는다. 그래서일까 현실에서 정말 고결하고 진실된 사랑은 왜 이렇게 이루어지기 힘든 것일까 하는 물음을 소설 읽는 내내 떨어지게 하기 힘들었다. 다만 그 고리타분한 종교적인 의미에서 탈피하기를 바라는, 그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보자는 작가의 의지의 소산이 이 한편의 연애소설을 만들어낸 것 같다.

인간이라고 해서 반드시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지만, 만약 인생을 통틀어 갈망하는 그 '좁은 문' 안에 있다면 결국은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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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한량 심씨 2015-06-1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다른 책 읽느라...빨리 읽고 싶네요.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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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산문집과는 조금 변별점을 획득하는 지점이 하나의 큰 이야기 줄기 아래 이어지는 글이라는 점일 텐데, 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이어나가는 점이 독특한 면인 듯하다.

제주도를 비롯, 7번국도와 윤대녕의 중단편소설에 많이 등장하던 선운사 및 많은 사찰, 그리고 회와 초밥에 대한 얘기들을 하늘 위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녀에게 편안히 혹은 조심스레 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헤어지지 않으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역설이었던가, 내 마음에 내리 꽂히는 덧없는 생에 대한 작가의 시선 또한 여전히 내 마음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다만 누구도 해답을 찾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무언의 느낌에 저으기 쓸쓸한 작가의 뒷모습이 엿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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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알랭 드 보통 지음 / 한뜻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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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동안 책을 한권 읽었다. 긴 시간 동안 읽을 수 있었던 이유엔 이 소설이 그런ㅡ편안하고 자기 내킬 때 읽을 수 있는ㅡ 독서를 유도했다는 걸 전적으로 부인할 순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앨리스라는 한 젊은 캐리어우먼의 사랑 이야기를 다방면ㅡ역사, 철학 등등의ㅡ에 걸쳐 경쾌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렇듯 스피디한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시대에 진정한, 올곧은 사랑을 추구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생각하게끔 해주는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에서 자주 인용하는 보바리부인이나 젊은 베르테르 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에선 역시 그런 강렬한 사랑에의 추구란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암묵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작가의 꽤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여러 부분들(예를 들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로케트에 비유하는 등의)이 가볍게 연애소설이라 불리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소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지점인 듯하다.

작가의 연애에 대한 냉철한 시선이 가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랑에 대해 이렇듯 명확한 마음의 끌림을 익히 알고 있는 이 젊은 작가도 아직껏 영혼의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니 정말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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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유하 지음 / 열림원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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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시집이어서 그런지, 혹은 유하의 이 절묘한 연애시들이 나를 울려서 그런지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시를 읽을 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매혹이 바탕이 되는 떨림 혹은 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일회적이며 소모적이며 어쩌면 즉흥적일지도 모르는, 어느 순간 현현해 나를 당혹시키고 어찌할 줄 모르게 만드는 삶의 비밀들을 일러주는 시들이 내게는 늘 좋은 시였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비록 다수의 연가풍의 시를 많이 담고 있지만 그 말의 울림에 단지 사랑노래라는 토를 달 수 없는 시들이 가득 담겨있다. 사랑은 잃은 뒤에, 혹은 지나간 뒤에야 더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을 어느덧 마흔에 가까워진(혹은 살짝 넘어선) 나이에 밝혀주는 이 시들의 주인에게 고마워할 수 있는 건 진짜 사랑이 지나간 사람들뿐이라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라고 살짜쿵 말할 수 있는 시인에게 사랑이란 이름의 지난 날들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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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주스 2005-04-3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하,
죽어버린 진이정까지 몫까지 살아내느라
그는 얼마나 힘이 들까요?
그래서 전방위예술가로 살고 있나?
 
니체 한길로로로 3
이보 프렌첼 지음 / 한길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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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사상가를 만나는 일은 일단 나에겐 적잖은 준비과정을 겪어야 하는 일로 여겨진다. 유명한 철학자의 글을 읽을 때면 느껴지는 머릿속의 빈수레 소리의 공허함이란 사실 매우 부끄럽기짝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니체의 전기를 토대로 그의 저작과 주변인물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해독가능한(?) 편이었다.

얼마 전에 '초인', '영원회귀' 등으로 모아질 수 있는 간단히 요약된 니체의 사상을 접하게 되고 니체에 대해 한번 알아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그의 사상을 한번 알아보고자 하는 시도로서 부담없이 읽기 위해 이 책을 골랐던 것인데, 그런 기대에는 충분히 부응한 것 같다.

쇼펜하우어 사상과의 만남, 기독교사상의 거부, 바그너와의 친교, 음악이라는 예술 속에서 절대적인 미의 발견, '아폴론적'과 '디오니소스적'이라는 설득력 있는 이분법 등을 비교적 상세히 다루고 있는데, 특히 니체의 건강상태(육체뿐만 아니라 심리적 질병도 포함시켜)에 따른 심리적 변화의 근거를 추적해가며 서술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니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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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주스 2005-04-30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빠의 금서 중 하나,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