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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알랭 드 보통 지음 / 한뜻 / 199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꽤 오랜 시간동안 책을 한권 읽었다. 긴 시간 동안 읽을 수 있었던 이유엔 이 소설이 그런ㅡ편안하고 자기 내킬 때 읽을 수 있는ㅡ 독서를 유도했다는 걸 전적으로 부인할 순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앨리스라는 한 젊은 캐리어우먼의 사랑 이야기를 다방면ㅡ역사, 철학 등등의ㅡ에 걸쳐 경쾌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렇듯 스피디한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시대에 진정한, 올곧은 사랑을 추구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생각하게끔 해주는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에서 자주 인용하는 보바리부인이나 젊은 베르테르 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에선 역시 그런 강렬한 사랑에의 추구란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암묵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작가의 꽤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여러 부분들(예를 들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로케트에 비유하는 등의)이 가볍게 연애소설이라 불리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소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지점인 듯하다.
작가의 연애에 대한 냉철한 시선이 가끔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랑에 대해 이렇듯 명확한 마음의 끌림을 익히 알고 있는 이 젊은 작가도 아직껏 영혼의 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니 정말 '중이 제 머리 못깎는다'는 말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