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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초코 우유 ㅣ 세상을 바꾸는 아이들 1
애드리안 포겔린 지음, 권도희 옮김 / 서울문화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이 책의 출판 년도를 확인했다.
미국 8개 아동 청소년 단체 선정도서로 선정된 것이 2000 -2003년이니 미국에서 그쯤에서 출간되었을 것이다. 미국에 아직도 흑/백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그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 있기는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친구들과의 우정조차도 만들어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 말고는 정말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수많은 편견과 오해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이 책의 두 주인공 흑인소녀 젬미와 백인소녀 카스!
둘은 달리기를 잘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되고 달리기 팀의 이름을 ‘초코우유’로 정한다. ‘초코우유’ 만큼 흑백의 조화를 잘 이룬 이름은 없을 것 이라는 생각도 든다.
젬미의 엄마와 카스의 아빠는 서로의 인종적 배경 때문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젬미와 카스는 친구가 되고 싶다. 엄마, 아빠 몰래 <제인에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우정을 키워 온 두 소녀의 우정은 곧 들통 나게 된다. 부모님의 억압이나 권위에 대항할 만한 나이는 아니였으므로 한 동안 둘은 만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카스의 동생이 갑자기 아프게 되고, 이 상황을 간호사인 젬미의 엄마가 도와주면서 두 가족 간의 분위기는 화해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모습일 뿐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서로에 대한 예의(흑인에게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는 카스 아빠의 정중한 예의)만 지킬 뿐이었다. 서로에 대한 예의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친근감과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게 되고 ‘초코우유’팀은 달리기 대회에 나가게 된다.
젬미와 카스 모두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참여하지만, 경기 후반부에 젬미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일등을 놓치게 된다. 젬미는 카스 혼자라도 일등을 하라고 다그치지만 카스는 아픈 젬미를 두고 혼자서 우승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초코우유’ 팀이니까.......
이 책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든다면 아마도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관대한 마음을 지닌 사람은 젬미의 할머니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정말 너무 싶하다 싶을 정도로) 연세 만큼의 연륜으로 인종차별에 대해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 본인이 아프게 당한 상처를 잊지는 않지만 그것으로 인해 아파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자기의 딸인 젬미 엄마(사실은 어렸을 때 당한 차별의 결과로 인해 백인을 좋아하지 않는)에게 인종차별주의적인 카스의 아빠에게 친절하게 대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를 지켜봐주고 중립적인 마음만 갖는 것이다. 어차피 누가 강요한다고 해서 인종간의 문제가 풀어질 것도 아님을 알고 계셨기에, 그래서 서로가 진심으로 화해하고 포용하기를 바라셔서 그런 것 같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내 모습은 어떠한가 생각해 본다.
꼭 흑/백의 갈등이 아니더라도 세상의 모든 편견에 그냥 순응하고 사는 것 같다. 젬미 할머니의 넓은 마음이 아니라 아주 작은 마음으로 애써 외면하고 산다는 말이 맞을 듯 하다.
‘좀 더 좋은 곳이란 바로 여기가 될 수 있어. 우리가 잘만 한다면 이 세상이 천국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p205)
라는 젬미 할머니의 말처럼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마음먹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서 이 세상이 천국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는 말아야겠다. 세상의 모든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면 내가 먼저 변해야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