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이유정 푸른숲 작은 나무 13
유은실 지음, 변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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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세상을 보듬어 안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다섯 개의 단편이 모여 있는 책이다.

1. 할아버지 숙제
어른인 나도 할아버지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 숙제를 받으면 가슴이 턱 막힐 것 같다.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두 분 모두 얼굴도 뵙지 못했기 때문이다.
술 드시고 노래하는 할아버지, 술을 너무 많이 드셔서 골목에서 넘어지신 할아버지에 대해
사실대로 쓴다는 것은 차라리 숙제를 안 해 가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숙제를 도와준 엄마의 현명함을 본받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동화이다.

2. 그냥
엄마가 동생을 낳으러 간 사이에 9살 난 아이 진이가 느끼는 하루 동안의 자유를 그렸다.
피아노 학원을 가는 대신 낮은 개울가에서 놀고, 버드나무도 실컷 보고 장난도 치고, 모르는 할머니께서 주신 배추를 맛있게 먹으면서 자유를 만끽한 하루였다.

아무 이유도 없이 그냥 즐거운 날이었다.

3. 멀쩡한 이유정
‘길치’ - 방향 감각과 공간 감각이 없는 나도 곧잘 듣는 말이다.
지리 감각이 없어 자기 집을 찾지 못하는 4학년 이유정....
동생이랑 같이 가야 하는데 동생이 먼저 가버린 다음 집을 찾아 헤매는 유정이의 모습이 친근감 있게 그려져 있다.

반전은 역시 기대 이상이다.

4. 새우 없는 마을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가난한 기철이의 생활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언제나 약속을 지키는 진짜 사나이, 진짜 멋진 할아버지 ‘이용수’님이 있어 기철이는 진짜 행복할 것 같다.

5. 눈
아빠의 죽음 이후에 모든 것에 불평하고,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아이 영지에 대한 이야기 이다. 그 아이의 엄마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면 그 아이가 공평하게 만들기를 기도한다. 눈 오는 날 아침, 장갑이 없는 이웃집 아이에게 장갑을 주는 것으로 세상을 공평하게 만든 아이 영지.... 하나님은 영지가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기를 바라는 엄마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정한 이웃의 모습들을 묘사함으로써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지금도 멀쩡해 보이려고 무진장 애쓰는 어린이가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편안해졌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처럼 나도 우리 아이들을, 아니 각박한 세상을 좀더 편안하게 바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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