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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미궁
티타니아 하디 지음, 이원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팩션’이라는 장르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팩션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써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가리킨다....중간 생략...
팩션은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상상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재해석함으로써 펙트와 픽션의 장점인 역사성과 오락성을 함께 구현한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화제(話題)를 만들기 위해 오락성만 좇아 역사를 왜곡한다는 비판도 있다.
위에 적은 정의처럼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멋진 소설책이었다. 마지막 장을 다 넘기기가 아쉬 울 정도로 말이다. 소설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어 열쇠의 비밀을 풀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이 끝나지 않고 좀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21세기에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열쇠와 문서의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해 오던 윌(주인공의 동생)은 그 비밀을 거의 풀어갈 무렵에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그리고 그 윌의 심장은 그 심장을 필요로 하는 환자 루시에게 이식되고, 윌의 심장을 받은 루시는 점점 윌의 정신과 행동을 닮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루시는 자신의 담당 의사였던 윌의 형인 알렉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함께 열쇠의 비밀을 함께 풀어나간다.
16세기의 역사적 사실과 배경, 현대 사회에서의 종교적인 지식, 그리고 그리스로마 신화와 세익스피어의 문학작품들이 인용되는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그 비밀들이 하나 둘 풀어지게 된다.
글이 전체적으로는 읽기에 쉽지는 않았다.
16세기 역사적 사실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에 대한 명확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다시 되돌아가면서 읽어야 했고, 세익스피어의 문학 작품 속에서 인용된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기며 읽어야 했으며, 가끔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기억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서 소설 속의 이야기가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이런 저런 이유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아주 재밌는 팩션답게 다음에 나올 내용이 궁금해서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현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의 얽혀진 사실에 대해 미로를 찾거나, 퍼즐을 맞추거나, 종이에 쓰여진 문장 한 개를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하나하나 짜 맞춰가는 과정도 매우 흥미롭다. 결국 모든 일을 제치고 책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미국이나 영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종교와 문학과 예술의 영역이 서로 엮여서 현대의 종교적인 영역의 문제로 확장되어 현대 기독교 사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닌 소설이다. 그 덕분에 내 관심 영역의 밖이라고 생각했던 종교의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