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소방관 - 희망 가계부 프로젝트
제윤경 지음 / 이콘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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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으면 ‘아,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하다가도 책을 덮고 나면 가슴이 약간 답답해지는 책이었다. 제윤경님의 다른책 <아버지의 가계부>를 읽을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책속의 주인공 미연의 모습이 결국은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사람들 대부분은 더 잘 살고 싶은 욕심, 더 많이 소비하고 싶은 욕심, 내 아이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은 욕심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늘 발버둥 쳤다는 주인공 미연의 말이 사실은 지금의 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약간은 허황된 꿈을 꾸느라 매일 매일이 더 힘들게 느껴진다. 이 책의 지은이가 강조하는 내용은 나랑 10여년을 같이 살아온 남편이 늘 나에게 하는 말과 비슷하다. 적게 벌고, 적게 쓰면서 마음 편하게 살자고.......... 하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가끔은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날 때도 있다.

가끔 보는 영어 교육서(엄마를 위한)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옆 집 아이와 비교하지 말라’는 말이다. 이 말은 내가 본 영어 교육과 관련한 거의 모든 책에서 본 문구인데, 이 말을 아이의 영어 공부에만 적용하지 말고 나에게도 적용해야 할 것 같다. 엊그제 대학 동창 모임을 갔을 때 누구는 50평으로 이사를 하고, 누구는 차를 좋은 것으로 바꾸고 또 누구는 몇 억짜리 집을 샀다더라하는 말을 들었다. 워낙 격이 없는 사이라 괜찮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런 말들을 들을 때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에도 약간의 미묘한 감정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인간으로써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모험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좀 더 상투적인 말로 하면 저지르면 다 해결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로도 이 글의 주인공처럼 외현적으로는 저지르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그 내면이야 다 안 들여다보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런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을 질타한다.

어떤 경제학자는 이런 말을 했죠. 1+1이 3.5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반드시 손해를 봐야 한다. 그리고 ‘머니 게임에서는 맨 뒤에 남겨진 사람이 개에게 물리게 된다’는 잔인한 표현까지 했습니다. 그 경제학자가 제안재하는 최후의 피해자로 남지 않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빨리 떠나라’입니다. 두 분은 욕심을 비우고 빨리  떠남으로써 앞서 가는 양의 엉덩이만 보며 낭떠러지로 밀려가는 대열에서 빠져 나오신 겁니다. (p200,201)

그럼 이제 나의 이야기를 해 보자.
나는 주인공처럼 재테크에 빠져 돈을 불릴 줄도 모르고 오로지 은행에만 저금을 한다. 이 한 가지만 주인공과 다른 모습이고 나머지는 모두 같다. 아이들 교육비 지출도 많고, 신용 카드를 2개 사용하면서 소득의 1/3 정도가 카드비로 지출되고, 그래서 늘 가정 경제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한다. 마이너스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과 지출의 내용을 꼬박 적어 보지만 ‘외식비’ 외에는 줄일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가정주부의 일과 직장생활을 함께 병행하는 나로서는 어쩔수 없이 ‘외식비’는 줄이기 어렵다는 결론과 함께 말이다. 또 큰 아이가 배울 것이 많아(아이가 원하는 것도 많았고, 이제까지 배워 온 것이 아까워 그만 두지 못하는 것도 있다 - 이것은 엄마인 나의 생각이다) 놀 시간이 없고 잠 잘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가 원했다는 이유를 달아 그만 두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런 내가 이 책을 읽고 변할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한마디로 하면 ‘자신은 없다’ 이다. 그렇지만 노력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수입과 지출 대차대조표를 작성해 보고 마트 가는 횟수와 백화점 가는 횟수는 줄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마이너스는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마이너스의 범위는 좀 줄어들었다. 여기에다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가계부 쓰기(매일 써야 하는 제일 어렵다고 저자는 설명)를 하면 좀 더 오차 범위가 줄어들 것이다. 사실 나는 올해 목표중의 하나가 가계부를 매일 쓰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가는 지출이 거의 일정하니까 쓸 필요를 못 느꼈다. 애들 교육비, 보험료, 적금, 펀드, 공과금등은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고, 나머지 생활비는 거의 카드로 생활하니까 가계부가 적으나마나한 것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1,2월 열심히 쓰다가 3,4,5월은 뜸하다가 다시 7월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여하튼 줄일 수 있는 것은 될 수 있으면 줄이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나처럼 눈에 보이는 것을 줄이기보다는 내 마음의 ‘허황된 꿈’을 버리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지 말고 이제부터 매일 조금씩 부자가 되는 꿈을 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노후 준비에 있어서도 오래 일하면서 번 돈을 헛되이 버리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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