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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친구 강만기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2
문선이 지음, 민애수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어른임에도 두 아이의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들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성장동화’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냥 읽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무엇이 있어서 인지 또는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성장통을 알 수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장동화’는 내 수준에 딱 맞는 책이 되었다.
표지에 나와 있는 순박한(?) 남자친구의 얼굴이 주인공 강만기임을 알 수 있다.
제목과 표지만 봐도 강만기의 딱친구에 대한 이야기일거라는 생각은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딱친구’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책을 읽어 가다가 ‘딱친구’는 남한 말로 ‘단짝 친구’의 의미를 지닌 북한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 만기는 탈북소년이었던 것이다.
‘탈북 소년’ 말 그대로 북한을 탈출한 소년이다.
이 소년이 압록강을 건너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중국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고 조선족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아버지가 먼저 남한으로 가시고, 남은 누나와 만기는 온갖 구박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남한으로 오게 된 만기네 가족의 이야기이다.
남한으로 오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여과없이 서술하여 빈곤함에 허덕이는 탈북자 및 조선족 동포의 생활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만기는 고생 끝에 남한으로 오기라도 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오기 전까지 중국에서 만기 남매가 겪은 일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책으로 간접경험을 한 나도 절대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예로부터 ‘곡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듯이 그들의 삶이 궁핍해서 그랬을 것이라고는 생각하면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그저 그런 현실을 만들어낸 사회가 원망스러울 뿐.....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깐 남한 사회의 현실과 부딪히면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만기의 모습에서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남/북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만기는 그래도 같은 민족이니 쉽게 동화될 수 있지만(물론 책 내용에서 보면 쉽지는 않았고 아픈 성장통을 겪기는 했지만)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은 이 마저도 더욱 더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얼른 통일이 되어(이 말이 정말 유치하고 상투적인 표현이라는 것을 알지만) 남/북한 민족이 서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모두 행복하게 사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장 동화를 읽으면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과 함께 나도 성장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만약 3학년 교실에서 만기를 만난다면 만기의 딱친구 민지처럼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고 따스하게 감싸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