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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머리 내 짝꿍 - 저학년 즐거운 책 읽기 01
조성자 글, 남궁선하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이제 1학년이 된 작은 아이는 벌써 세 번째 짝꿍을 바꿨다. 남자 아이라 그런지 짝꿍을 포함한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다. 큰아이는 반에서 키가 제일 크고 듬직하게 생겨서 짝꿍은 거의 남자였다. 그래서 나의 유년 시절에 볼 수 있었던 여자/남자 짝꿍에 대한 에피소드보다는 그냥 무덤덤한 일상이다. 궁금해서 물어봐도 특별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이 책의 주인공 민성이는 여지 친구 윤지를 좋아하지만 짝꿍이 되지 못한다. 대신 뚱뚱한 소미와 짝꿍이 된다. 곱슬머리이고 뚱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소미는 새 짝꿍 민성이의 구박을 받는다. 사람을 겪어보지 않고 첫 인상만으로 판단하여 그 사람을 규정짓는 것은 어린 민성이게만 나타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또 실상은 첫인상이 좋다면(그 ‘좋은’의 기준이 문제가 되겠지만) 나 스스로도 사람을 대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만약 내 짝꿍으로 뚱뚱한 남자 아이가 결정되었다면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민성이와 소미의 짝꿍 생활은 어릴 적 우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책상 한 가운데 금을 그어 놓고 넘어오는 물건이 있으면 서로 가져 가는 경우가 가장 흔한 모습이었다. 민성이는 윤지와 짝꿍이 되지 못한 화풀이를 소미에게 했다. 허벅지를 꼬집는 것으로 말이다. 착한 소미는 엄마에게 말도 못하고 민성이를 감싸주었다. 행동은 그렇게 하였지만 민성이의 마음도 편한 것은 아니었다. 소미가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자기가 꼬집어서 아픈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된다. 그리고 병문안 가서 착한 소미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 뒤부터는 친한 짝꿍 사이가 된다.
인상적인 것은 민성이 엄마의 모습이었다.
아이의 잘못에 대해, 민성이에게 나무라지 않고 소미에게, 소미엄마에게 직접 사과하는 모습은 우리 아이에게 야단을 쳤을 것 같은 나의 태도와 비교가 되었다. 엄마의 그런 모습에서 민성이가 더 많은 것을 알고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시절 민성이 같은 그런 짝은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별로 없어서 딱히 생각나는 짝꿍은 몇 명 되지 않지만 그래도 기억 속에 남은 짝꿍이 있다. 남자였지만 여자보다 더 칠판 글씨를 잘 써서 아침 자습을 도맡아 내던 **이, 지금은 유명한 야구 선수가 된 **이,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가 된 **이, 아마도 그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행복한 유년시절을 위해 고른 책이 나의 유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그래서 내가 동화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알 듯 모를 듯 전해지는 느낌과 감상이 어른이건 아이건 할 것 없이 많은 생각을 가능하게 해 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