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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 동화집 2
그림 형제 지음, 윤지영 옮김, 아나스타샤 아키포바 그림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동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림형제라는 이름만 들어도 괜히 기분이 좋고 들뜨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는 책을 많이 본다고는 했지만 요새 아이들처럼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다. 아마도 내가 이 책에 나와 있는 책들을 읽었을 그 당시에는 작가가 누구인지, 그림을 그린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도 없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고 아이들 책을 고르게 되면서 글을 쓴 사람이나 그린 사람이 더 눈에 들어 왔다. 아마도 좋은 작가의 좋은 책을 아이에게 접해 주고픈 엄마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그림형제의 그림책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무실에서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동료 직원이 ‘다 읽고 저 좀 빌려 주세요. 저는 이런 그림책 좋아해요’ 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무엇이 이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먼저는 파스텔 톤의 은은한 삽화가 눈에 들어 왔을 것이고, 그 다음은 그림형제라는 원작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쓰여진 동화들이라 내용면에서는 약간 잔인하게 생각되는 내용이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동화의 내용이 너무 잔인하다는 비난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림이 매우 예쁘고 아름다운 그림 동화집이다.
여러 단편 중에서 <개구리 왕자>는 그 동안 읽었던 책들에서는 임금님이 공주에게 “약속을 지켜라”라고 하는데, 원작을 그대로 살린 이 책에서는 “어려울 때 도움 받은 일을 잊어서는 안된다” 라고 했다. 약속을 지키는 것과 은혜를 갚는 것의 의미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동안 ‘약속을 지키는 일’을 교훈으로 심어주고 했던 것 같다.
여기에 수록된 아홉 편의 동화는 짧은 내용 속에 작가의 유머와 위트가 숨겨져 있다. 이 유머와 위트 때문에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시 명작은 그 명성만큼 책 읽는 재미가 있다고나 할까?
오랜만에 동심 속으로 들어가 즐겁게 읽은 책 한 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