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가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12
데보라 엘리스 지음, 곽영미 옮김, 김정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10년 전 쯤 대학원 수업을 받는 동안 어린이들의 인권에 대한 원서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HIV에  감염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빽빽한 영어를 해석하면서도 HIV에 대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실상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 볼 여유가 그 때는 없었던 것 같다. 그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제 3세계의 이야기 일뿐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던 것 같다.

책 소개를 건성으로 읽었는지 나는 <하늘나라 가게> 라는 제목에서 어린이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어린이 노동문제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물론 이 책에서 어린이 노동력 착취에 대한 부분도 다루고 있지만 지금 아프리카에서 만연하고 있는 HIV에 걸려 죽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열 세살 어린 나이에도 엄마, 아빠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주니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쓰였다. 마흔에 가까운 나도 사실은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부재’를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주니는 현실과 대면하고 살아나가야 되고 나는 그냥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 하지 않고 피해 가려고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주니가 더 당당하게 세상과 맞섰으면 하는 실날 같은 희망과 기대로 이 책을 읽어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내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해피앤딩으로 끝났으면 그냥 평범한 소설책으로 내 기억에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주니가 동생을 두고 혼자 떠나는 모습에서는 내가 주인공 빈티보다 더한 배신감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두 소녀가 삼촌 집에서 가출을 감행 했을 때 내 마음이 통쾌했다.

주니가 다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여자 아이들처럼 몸을 팔아 돈을 벌고 그 댓가로 HIV 양성인자가 된 것이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지만, 아마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실이 절대로 진짜 소설처럼 글을 쓰게 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현실이 실제로 그럴테니까......

세상 전체가 한 번에 변화하기를 바라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아무 영문도 모른 체 죽어가는 아이들과 부모의 죽음으로 고아로 남겨지는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다. 내가 먼저 변하는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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