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만의 규칙 생각하는 책이 좋아 1
신시아 로드 지음, 김영선 옮김, 최정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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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는 사춘기 청소년들 사이에 만들어진 작은 규칙들에 대한 이야기 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규칙일지 더 궁금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열세 살 소녀인 주인공이 자폐아 동생에게 적어주는 규칙들이었다. 가끔은 동생이 없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하는 사춘기를 지나가고 있는 누나 캐서린이 자기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동생 데이비드에게 적어주는 규칙들인데 그 규칙들은 자폐아 동생에게만 해당되는 규칙이 아니라 어른인 나에게도 적용 될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글쓴이 신시아 로드는 이 규칙들을 통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나 세상의 규칙은 모두 똑같다 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부모님이 자폐증을 지닌 동생 데이비드만 생각하는 것을 참기 어렵고,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 동생이 없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는 주인공 캐서린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몸도 마음도 성장하고 동생과 다른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마음의 변화들이 아주 잘 그려진 소설이다. 동생의 작업치료를 위해 매주 찾아가던 병원에서 동생과는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 제이슨을 만나게 되고 둘 사이에는 우정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장애를 가진 이 친구보다도 옆집에 사는 동성 친구인 크리스티하고 더 친하고 싶다. 이 크리스티에게는 장애를 가진 친구 제이슨을 남자친구라고 소개 시켜주기가 겁이 난다. 아마 내가 캐서린이라도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제이슨은 이런 캐서린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의 마음과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들의 복잡한 심리를 아주 섬세하게 잘 그려내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내내 마치 내가 소설속의 캐서린이 된 것처럼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아이와 함께 중증 장애인이 있는 재활원에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다음날 봉사활동에서 찍은 사진들 중에 어떤 분이 재활원에 있는 아이와 놀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 내내 한번도 그런 웃음을 지어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내 마음 속에 그런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들을 기쁨으로 대하기보다는 봉사 활동의 대상으로만 생각한 내 자신의 좁은 생각이 내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캐서린도 동생이 자폐가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면 제이슨을 받아들이는데 나처럼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것을 깨달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을 한 겹 벗기게 해준 이 책이 정말 고맙다.
부족한 나의 생각에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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