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지음, 말 워쇼 사진, 이진 옮김 / 이레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에는 내 나이가 아직은 젊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을 읽어 가면 갈수록 죽음이 나이에 맞춰 오는 것이 아닌데, 나는 정말 헛생각을 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난 여름에 이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을 구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겨울인 지금까지 책을 다 읽지 못했다.
아마 우울한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러면 더 우울함속으로 빠져 들게 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못 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는 하루하루에 대해,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먼저 되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특히,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병원이나 요양원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집’ 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서로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는 생활을 함으로써 남겨진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 모두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고 서로가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픈 동생 때문에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던 아이 러스티는 아픈 동생과 엄마가 집으로 돌아옴으로써 집에서 시끄럽게 하지도 못하고 아픈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이 집중되는 것을 보지만 아픈 동생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엄마가 바쁜 그 순간 자기가 동생을 위해 무엇인가 작은 것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그 상황에서 자기의 가치을 다시 찾게 되었다. 물론 엄마를 영원히 사랑한다는 편지를 남기고 동생은 죽었지만 남겨진 엄마와 러스티는 동생의 죽음을 이해하고 준비함으로써 이별이 힘들지는 않았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가진 엄마로서 동생 제이미가 엄마에게 쓴 ‘ I Love you. forever'라는 편지를 읽을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하였다.

“슬픔은 여전히 그들에게 남아 있지만 함께 했던 시간이 있기에 그 슬픔에 대해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있지 않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경우에는 못 다한 일들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p 86)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당신의 짐을 지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를 돕는 것이다. 그 도움을 거절한다고 해도 그는 도움을 거절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자신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 없이 사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삶을 산다는 것은 삶의 폭풍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거센 비바람이 없으면 협곡의 절경도 없다.” (p 204, 205)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았다.
책의 제목처럼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찾게 되었다. 나의 삶이 언제 어디서 끝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사는 동안,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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