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사비엔 클레멘트 그림, 이병진 옮김 / 세용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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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생각나지 않았던 어떤 아이가 생각나는 책이다.

초등학교 때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고,
우리 동네에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물론 그 아이는 나보다 더 어렸다.
선생님 놀이를 하며 내가 그 아이에게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말하도록 교육을(?) 많이 시킨 기억이 났다.
물론 그 아이가 말을 잘 하게 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르치는 그 당시에는 많이 좋아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로 그 아이는 특수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얼마 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려서 그 이후의 소식은 잘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에밀리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소리가 듣고 싶어서 막대기로 귀를 마구 파내는 장면에서
나는 굉장한 두려움과 미안한 감정을 함께 느꼈다.
내가 어떻게 도와 줄 수는 없지만 그 아이의 상황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내 기억속의
그 아이도 말을 무척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아동심리학자와 대면하게 되고
이 심리학자가 에밀리오의 유일한 친구인 하비에르 아저씨를 그리라고 했을 때
바다와 바다의 소리를 들려주는 아저씨의 입술을 그렸을 때
나는 에밀리오가 진정으로 하비에르와 우정을 나누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런 아저씨가 돌아가셨을 때 에밀리오는 아저씨의 죽음에 상심하는 대신
자기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하비에르 아저씨를 추억한다.

나도 누군가의 하비에르 아저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그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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