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야기 - 틱낫한 스님과 데니얼 베니건 신부님이 세상에 전하는
벨 훅스 엮음, 김훈 옮김 / 황금비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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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베트남 출신 불교 승려 틱낫한과 미국의 예수회 사제인 대니엘 베리건의 1974년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두 사람 모두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여 많은 시련을 겪은 분들이다.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강연을 많이 하여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추방을 당했고 또 베리건 사제는 베트남 참전을 강요하는 입영통지서를 불사른 혐의로 옥고를 치루기도 하였다.

나는 유명한 틱낫한 스님의 책도 이 책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좀 어려웠다.
아직 세상의 평화를 생각하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내 개인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작년 겨울 가족들과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보았던 베트남전쟁의 실상과
그 이후의 과제들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만약 그 여행이 없었다면 이 책이 더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아홉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눈 것이 요약되어 있는데
불교니 예수교니 하는 종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내 기억에 남는 말들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절을 하나씩 세워야 한다’ 
 여기에서 절의 의미는 자신과 자신의 실체와 직면할 기회를 갖는 성소를 의미한다.

특히, 정부와 종교에 대해서는
‘우리가 저항하지 않을 때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미치는 해악이 가장 크다’ 즉 우리가 어떤 불의를 보고 저항하지 않고 굴복했을 때 미치는 해악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가끔 나는 불의를 보고도 저항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고 마는데 이러한 해악성을 내가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하는데 나는 왜 그 작은것에 그렇게 연연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참다운 자신이 되기위해서는 권력을 지닌 어떤 정치체제와도 맞서야 한다고 하였다.
‘선지자가 왕의 식탁에 앉을 때면 둘 다 부패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요새의 정치인이나 종교인들에게 딱 들려주고 싶은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경제학과 종교에서는
‘자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참혹한 광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그 사람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면 자신의 재산을 나눠 야죠’
가장 반성이 되는 부분이었다.
나는 그 참혹한 광경을 그냥 지나치고 말 것 같은 불안함으로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하다. 나는 부자(경제적으로 부자는 아닐지라도 이미 마음속으로는 그 참혹함을 보고 넘기고 마는 그런 어리석은 부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와 붓다에서는
불교교리까지 포함한 모든 교리에 집착한 불교도는 붓다를 배반한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종교집단이 갖는 어떤 편협성이나 자기 종교 우월주의를 비판한 말이라 생각한다.

제목과 표지 그림은 너무나 평화로운데
이 책을 읽는 나는 마음이 평화롭지 못했다.
내 가슴에 평화를 담을 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이 책은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고
그 다음에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얽히는 느낌이었다.
후반부에 가서야 평화에 대해 아주 작게 느낌이 왔다.

‘그대가 불교와 평화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한다면 당연히 평화를 선택해야한다’
나도 어떤 종교적 이념이나 정치적 이념보다도 평화를 우선할 것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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