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순원 지음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독서의 계절 가을에 참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할아버지 나무와 작은 손자 나무의 이야기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 두 살 어린 신랑이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상황에서도
먼 미래를 내다보며 밤 다섯 말을 민둥산에 심어
이십년, 삼십년이 지나 아주 큰 부자가 되고,
그 여유로움을 어린 신랑의 아들과 그 아들의 아들까지 누리게 되고,
그 밤 다섯 말 중에 홀로 떨어진 한 알을 부엌 옆에 심어
아이들을 위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합니다.

홀로 떨어진 그 밤알이 80년이 넘어 할아버지 나무가 되고
그 할아버지 나무의 열매가 또 다른 밤나무가 되고
그 밤나무의 열매가 바로 작은 아기 나무가 된 것입니다.

나무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맺을 열매만큼만 준비하여 결실을 맺는 밤나무,
생김새가 보잘것없지만
자신의 후손을 위해 한 번 뿌리 내린 땅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 냉이 꽃,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는 매화꽃,
흉년에는 먹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도토리 열매를 많이 맺는 참나무,
종이를 만들기 위해 몸은 베어내어 지지만
그 옆에 곁가지를 만들어내는 닥나무,

이 책에 소개된 어떤 나무 한 그루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세상의 모든 나무는 다 나무다운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실천가이다.

그리고 특별히 어린 아이들을 위해 과일나무를 많이 심어 놓은 할아버지...
가난하지만 그 과일 나무들이 열매를 맺는 가을만큼은 동네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은 할아버지의 자녀들과 손자들...
아이에게 그런 즐거움을 주고자 이웃 사람들에게도
과일 나무를 심으라고 하지만 과일 나무를 심은 어른은 한 명도 없었다.
생각해보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만 나도 안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실제로 잘 살천 하지 않는 게으른 엄마인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 얘야, 첫 해의 꽃으로 열매를 맺는 나무는 없단다. 그건 나무가 아니라
한 해를 살다가는 풀들의 세상에서나 있는 일이란다.“ 입니다.

나의 생활 속에서 아주 작고 미미한 노력으로
아주 큰 것을 욕심내지 않았는지 저절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나의 아들과 그 아들의 아들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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