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 자다브 지음, 강수정 옮김 / 김영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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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인 광고(?) 덕분에 기대가 컸던 책이다.

인도 카스트 중에서 최하층중의 최하층인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났지만 그 신분과 계급을 뛰어 넘어 인도 중앙 은행 수석 경제 보좌관, 국제통화기금에서 근무, 현재 인도 푸네 대학 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렌드라 자다브의 이야기이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산 이유는 그가 어떻게 수많은 역경과 난관을 헤치고 성공에 이르게 되었을까에 대한 기대와 의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자다브의 부모님 이야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자다브의 아버지가 신분 계급의 한계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과정과 인도 불가촉천민의 고단한 삶이 주를 이룬다. 인도의 불가촉천민은 자기의 더러운 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빗자루를 허리춤에 달고 다녀야 하고 우물에서는 물도 마실 수 없고, 사원에 들어가 신께 기도도 할 수 없다.
자다브의 아버지는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자식만큼은 교육을 시켜 그런 신분제도를 뛰어넘으려고 했고 결국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현재의 성공을 이룬 자다브의 명함뒤에는 아직도 천한 마하르(불가촉천민 중에서 자다브가 속한)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아직도 인도는 계급사회이므로.....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책에 대한 지나친 환상 때문에(나의 기대란 말이 더 적절하겠다) 약간은 실망감이 들었다. 책에 대한 광고와는 다르게 자다브가 어떤 곤란을 겪으면서 공부를 하고 성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부족하다. 결국은 자다브의 부모님의 노력과 부모님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 안에서 자다브가 더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자다브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더 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내가 원하던 어떤 구체적인 사건(?) 보다는 일상에서 자신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드러내 보이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분제도를 넘어 설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도최하층민의 고단한 삶은 21세기인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자다브 딸의 이야기(미국에서는 평범한 인도 유학생중의 한 명이지만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으로 아직도 입장이 제한되는 곳도 있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가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몇 년전 인도 여행을 갔을 때 신분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얼굴색이 더 희고 옷차림이 좋아 보이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고 좋은 학교도 다니는데, 길가에 나와서 구걸하거나, 화장실 청소를 하면 돈을 받는 사람들은 이 책에 나오는 불가촉천민의 삶이다. 그러나 자다브와 같은 사람들이 있는 한 인도의 카스트 제도도 변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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