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적우적 먹으면 아주 맛있겠다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수정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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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야니시 타츠야 작가님의 책을 처음 만난건 2010년이다. 그 그림책은 <고녀석 맛있겠다> 였다. 초식공룡인 안킬로사우루스의 알을 부화시킨 티라노사우르스의 이야기이다. 공룡의 왕인 티라노사우루스가 아기 안킬로사우루스를 기르면서 두 공룡이 서로를 지켜주는 이야기가 내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었다. 한동안 이 책을 잊고 있다가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 강*이를 보면서 이 책이 다시 생각나서 구입 하면서 고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0권을 알게 되었고 모두 구입했다. 이 열 권을 보면서 미야니시 타츠야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그 이후로도 도서관에서 <찬성>이라는 책과 <울보나무> 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작가님을 잊고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 책 <우적우적 먹으면 맛있겠다>의 출간 소식을 듣고 바로 선택했다. 믿고 보는 작가님의 신작이기 때문에....

 

이 작가님의 책은 뭔가 한 마디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생각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고녀석 맛있겠다>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이 공생하면서 느끼는 내적 갈등을 글과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우적우적 먹으면 아주 맛있겠다>는 게으르고 배고픈 늑대 세 마리가 닭의 울음 소리를 듣고 서로에게 닭을 잡으라고 미루면서 네가 닭을 잡으면 치킨가스, 닭꼬치, 닭튀김을 만들어 줄게라고 말만 하다가 닭을 놓치고 마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게으르고 배고픈 늑대의 모습을 보면서 그림책을 읽는 독자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늑대의 모습이 전형적인 나의 모습인 것만 같아서 엄청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서로에게 미루지 말고 한 명이라도 솔선수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이건 나의 생각이고 작가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비슷한 내용의 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찬성> 이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늑대 다섯 마리가 아기돼지 다섯 마리를 잡아먹기로 하고 찬성을 외치며 돼지가 나올만한 곳에서 기다린다. 다섯 마리중 네 마리만 돼지를 잡았는데 아기 돼지를 못잡은 늑대에게 서로 양보하면서 서로 먹고 싶다고 말했던 돼지고기 대신 사과를 따러 가기로 하면서 찬성을 또 외친다.

(, 나는 서로 욕심부리다가 먹이를 놓치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는데 내 생각과 정반대의 흐름으로 가는 책이라니...내용이 비슷하기는커녕 정반대인대도 나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다니...)

 

뭔가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동물들이 서로 공생하면서 느끼는 마음의 변화를 스펙타클하게 잘 표현하는 작가님만의 독특함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아슬아슬한 불안함 속으로 독자들을 몰고 갔다가 그 아슬아슬함이 해결되면서 서로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닭이 곧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 같은 불안감이 서로 미루는 성격으로 인해서 닭이 도망치는 것으로 그 위기감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작가님은 이 책을 32년 만에 다시 출간하게 되면서 32년전 신인 작가였던 자기 자신에게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습니다. ”우적우적 맛있겠다는 다시 만들어서 출판한다. 32년이 지나도 재미있네.“ 라고 활짝 웃지만 몸은 조금씩 약해지고 배도 좀 나오고 해서 이 책의 늑대들처럼 늘 배고픈 채 있는게 좋을지 몰라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는 이 작가님이 다시 32년이 지나도 재미난 그림책을 많이 만들고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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