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류의 영혼들
카르마
짙푸른 산림이 사방으로 펼쳐진 이부자락처럼
모래알갱이 사막을 이루어 끝없는 경계처럼
끝없이 열려진 영혼의 막힘없으나 여유로운
짐승들은 어디 서로 어슬렁거리다가
어둠처럼 깃드는 고독한 정신
혹한의 계절마다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방목하고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아득한 산맥으로
초원과 사막에, 호수와 강가에, 기억의 잔재들 그림자처럼
여기 저기 던져두고 떠나는 구름의, 그리고 너와 나의 생
몹쓸 질병에 걸린 얼굴마다 하나의 영혼으로 견디는
알타이 산맥과 시베리아의 빙한의 세계
사하라 사막과 카자흐스탄의 초원
바이칼 호수와 북방대륙을 떠돌다 건너온
차디찬 게니우스의
검은 얼굴을 던지는 태양 거기쯤
찡그리며 올려다볼 즈음
어디로든 가리라
맨발로 그리고 맨주먹으로
같은 종류의 영혼아, 심장, 핏줄기 순환처럼
2012.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