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구성이 알차다. 현장의 언어로 쓰인 목소리는 책에 온전히 몰입하게 도와준다. 그 뒤에 따라오는 현황 및 실무자의 의견은 현장에서 얻은 고민들을 녹여낸 노하우로 좋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특히 10장 태블릿과 절친의 내용이 흥미롭다. 어디까지 스마트 기기를 허용해야 될지, 어떻게 문제 접근을 해야 될지 고민하는 부분이 크게 와닿는다. 유해한 게임과 영상들을 어떻게 긍정적인 관심으로 흘러가게 해줄 수 있을까?먼저 성인들의 모습을 보자. 휴대폰을 놓고 살 수가 없다. 이런 모습에서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칠 수가 있는가. 나도 반성하게 된다. 게임과 모니터에만 의존하던 시간이 이제는 숏폼과 sns로 옮겨졌는데,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들에겐 얼마나 위험한 중독성을 보이겠는가. 그런 아이들을 보고 당당하게 훈육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죄가 없다. 어른들이 감당하고 반성하고 책임져야 될 일이다. 맞다. 좋은 질문을 할 줄 알아야 좋은 해답을 얻을 수가 있다.
돈키호테를 완독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진정한 벽돌책이라 서가에 데코로 사용되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저놈의 벽돌을 테코로만 사용할 순 없으니 이렇게 축약본을 읽고 도전해 봐도 좋지 않을까? 맛보기로 음미하고 본게임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읽으면서 아 이건 이랬지 원작은 이렇게 표현되어 있네 이렇게 요약했네라고 오래간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버텨가며 완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는 재미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이들에겐 재미있는 돈키호테 읽어봤다고 자랑거리를 성인들에겐 거대한 벽돌을 정복할 기회를 준다.풍자극으로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 웃기면서 동시에 슬픈 이야기는 그 당시에도 사람들은 현실도피 대리만족을 몸소 실천했었다는 사실을 되새김하여 준다.
머스크를 이은 요즘 가장 핫한 인물 샘 올트먼의 이야기. 사실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리는 게 아닌가 싶지만, 애플을 휴대폰만 파는 회사로 만들어버린 극도의 이윤 장사꾼 팀 쿡과는 또 다른 면모의 기업가다. 어떻게 보면 그들 입장에선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것 같은데 (다이내믹한 일론 머스크와 비교해서) 아무래도 요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라 그런가 보다. 일론 머스크랑 앙숙이고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뉴 제조업의 천지창조자 일론 머스크에 비해 아직은 꽤 심심한 인물이다. AI라는 것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국엔 인터넷과 같은 존재가 될 거라 보고 있기에, 첨단 제조업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완벽히 결합해야 되는 가장 난이도가 어려운 작업이므로 나에겐 일론 머스크가 더욱 딴 세상 같아 보인다. 그리고 올트먼의 주변 인물들이 휠씬 대단해 보인다. 그런 인물들을 규합한 인물이 올트먼이지만.결국 챗GPT가 궁금했던 거지 샘 올트먼 개인에게 큰 관심을 가졌던 게 아니었던 것이다. 아직은 샘 올트먼보다 챗GPT가 더 광채가 깊다.올트먼 역사보다 우리가 아는 챗GPT의 탄생기와 일론 머스크와의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들은 11장부터 읽으시면 되겠다.——「그 친구는 딱 장사꾼 같은 성향이죠. 그는 시장에 딱 맞는 사람이에요. 그러니 내가 볼 때는 오픈AI를 비영리 기관으로 만드는 건 먼 외국 땅 풀밭에 텐트를 치는 셈이었죠.」 모리츠의 말이다. -297p
인플루언서와 어용 지식인의 시대에 소비자로만 살아갈 것인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최전선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 제발 좀 나를 봐달라고 목숨 거는 관심 구걸 시대에, 이 책은 대중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고군분투기이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VIP 대접받으면서 일일이 만나고 보고받고 질문하고.. 작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이래서 사람은 많이 배워야 한다.
어떤 역사적 인물을 논할 때, 그 인물의 시대적 환경 없이 거론하는 건, 라면 맛을 평할 때 국물 없이 맛보는 것과 동일하다. 미합중국을 건국한 인물의 이야기에서 또 세네카 님이 등장하신다. 이제 세네카 책은 패스해도 되겠다. 청소년들이 있는 위인전의 성인판으로 보아도 될 정도인 이 책은, 아주 짧지만 한 인물을 이해하는 맛보기로 부족함이 없다.